포옹

이양자200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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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포옹

 

동양과 서양의 전통 인사법은 차이가 있다. 서양은 악수 포옹 키스 등 주로 신체접촉형이다.

반면 동양은 거리를 두고 서로 머리를 숙이는 격리형이 많다. 악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됐지만,키스는 아주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거북스럽다.

 

상대를 가볍게 안아 주는 포옹(허그·hug)은 점차 확산 중이다. 때마침 세계적으로도 처음 보는 사람과 아무런 조건없이 껴안는 '프리 허그(free hug)' 운동이 한창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포옹을 아브라치오라고 한다. 성별과 나이에 상관 없이 사랑과 우정을 표현한다는 의미다.

 

포옹이 인간의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애정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시켜 준다.

 

 2003년 미국정신신체학회는 '안아 주면 건강해진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어린아이에게는 특히 효과가 크다. 그래서 백마디의 칭찬 말보다 따뜻하게 한번 껴안아주는 것이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에 더 낫다고 한다.

 

포옹요법을 제안한 미국의 정신간호학자 캐슬린 키딩의 연구 결과는 더욱 구체적이다. 포옹이 좋은 점은 무려 10가지나 된다.

 

'기분전환에 좋고 외로움을 덜어준다.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고 자부심도 갖게 한다. 이웃을 사랑하게 해주고 긴장을 풀어준다.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고 불면증을 없애준다. 욕구불만자의 식욕을 줄여주고 즐거움과 안정감을 준다.'

 

포옹한 자세로 발견돼 세계적인 화제가 된 이탈리아의 신석기시대 남녀,'발다로의 연인' 유골이 영원히 함께하게 됐다는 외신의 보도다. 훼손을 막기 위해 유골 주변 흙까지 통째로 들어내서 박물관에 보존키로 했다는 것이다.

 

5천년 전 두 사람이 무슨 이유로 포옹한 채로 생을 마감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지만 키딩의 지적처럼 죽음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덜어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명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