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매진 박준수…좌불안석 조용준

김지승200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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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상학 객원기자]지난해 현대 유니콘스는 최하위 후보 중 하나로 분류됐다.

오른쪽 어깨 수술로 기나긴 재활훈련에 돌입한 '특급소방수' 조용준(28)의 공백도 현대의 전력 약화를 야기했다. 하지만, 현대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며 기대이상으로 선전했고 조용준의 빈자리는 혜성처럼 등장한 '7년차 무명' 박준수(30)가 38세이브를 올리며 완벽히 메웠다.

조용준이 재활훈련을 마치고 복귀하자 현대는 '신구 마무리' 박준수와 조용준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길 기대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의 'KO 펀치' 권오준-오승환처럼 막강한 불펜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

그러나 상황은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박준수가 마무리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플로리다 전지훈련지에서 끊임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 조용준은 아직도 연봉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며 전지훈련에도 제외된 상황이다. 조용준은 8개 구단 전체 선수 중 유일하게 연봉계약을 맺지 않은 선수로 남아있다.

▲ 박준수, 마무리자리 지킨다

훈련매진 박준수…좌불안석 조용준데일리안 스포츠 ⓒ 사진=NEWSIS
박준수는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요긴하게 활용됐다. 실전무대가 아닌 연습무대에서 상대팀 삼성의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과 권오준을 대비한 배팅용 투수로 보이지 않게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프로 7년차였지만, 철저한 무명이었던 박준수는 그렇게나마 이름을 알렸다.

인고의 세월을 보낸 박준수는 조용준의 공백을 틈타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다. 5승5패38세이브 방어율 1.82. 구원 부문 공동 2위에 올랐으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851을 기록, 마무리투수 부문 2위에 올랐다. 구대성(한화)이나 정재훈(두산) 등 쟁쟁한 투수들을 제치고 오승환(삼성)에 이어 리그에서 둘째가는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박준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불안정했던 제구력 안정이 결정적이었다.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공 끝 무브먼트가 좋은 직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또한,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두 종류나 됐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상대 타자에 따라 효과적으로 투구했다. 사이드암으로서 팔이 뒤에서 나오는 듯한 까다로운 투구폼도 박준수의 성공에 한몫했다.

박준수는 지난해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더욱 강하게 채찍질하고 있다. 박준수는 전지훈련지에서 정명원 투수코치와 조규제 투수코치로부터 체인지업을 새로 전수받고 있다. 우타자에게 효과적으로 먹혔던 슬라이더처럼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

시즌 개막에 맞춰 차근차근 컨디션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박준수는 팀내 주전 마무리투수 자리를 확보하고 다시 한 번 오승환 등과 함께 최고 소방수 경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 조용준, 시간이 없다

훈련매진 박준수…좌불안석 조용준 ◇ 데일리안 스포츠 ⓒ 사진=NEWSIS박준수와는 대조적으로 조용준은 아직 연봉협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구단의 제시안이다. 현대 구단은 조용준에게 팀내 최고 삭감률(20%)을 제시했다. 그러나 조용준은 2005시즌 말에 한 구단과의 약속을 이유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조용준은 2006년 연봉계약 때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수술을 받고 연봉(2억원)을 동결하는 대신 2007년에는 구단이 배려해 주기로 합의가 이뤄져 사인했지만, 지금 와서 없었던 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용준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지금 현대는 구단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놓여있다. 현대 선수단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다수 현대 선수들은 연봉협상에서 구단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며 한발씩 물러섰다.

당초 김시진 감독은 조용준을 붙박이 마무리로 쓸 복안이었다. 박준수 역시 훌륭하지만, 전성기적 조용준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 게다가 박준수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해 조용준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달라진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조용준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조용준의 슬라이더는 거의 컷패스트볼에 가까운데다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유인구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재활을 마친 만큼 구위를 회복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시점에서 조용준은 엉뚱한 곳에 힘을 쓰고 있다. 원당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지만 전지훈련과는 천지차이다. 연봉협상을 오래 끄는 선수치고 잘 되는 경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조용준의 늦은 연봉협상은 더욱 더 아쉽다.

매각이 시급한 현대 구단도 첫 급여일(25일)이 다가옴에 따라 시간이 촉박하지만, 조용준 역시 올 시즌 부활을 위한 시간이 없는 건 매한가지다. 개막일은 다가오고 있는데 연봉협상을 이유로 전지훈련에도 참가하고 있지 못한다면 구단은 물론, 조용준 본인에게도 이보다 더 불운한 경우는 없어 보인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상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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