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문제작이니 걸작이니 떠들어대는 영화를 봐도 별 감흥이 안 일어날때가 있고, 우아한 고급 취향을 지닌 사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 정도의 허접하고 통속적인 영화를 우연히 보고 무릎을 치거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각자 취향과 관심사가 다르고 또 각자 세상 속에서 발딛고 있는 위치도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국적 불문하고 영화에서 다뤄지는 가장 많은 기본적 관계가 가족과 남녀관계입니다. 특히 그 사이의 사랑과 갈등, 엇나감이나 화해 같은 요소가 누구가 한번쯤은 겪어보거나 최소한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너무 뻔하게 가족관계로 울리거나 웃기려하면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화목한 가정에 갑자기 찾아드는 불치병이라든지 전혀 의외의 사고라든지 그런 거 말입니다. 특히 한국영화나 드라마에 너무 많이 등장해 이제는 짜증이 날 정돕니다.
어찌보면 [클릭]도 그런 범주에 드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인 ‘일과 가정’이라는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짐 캐리의 [브루스 올마이티]는 직장과 가정의 크고 작은 문제와 시련을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힘을 빌어 해결해 보려는 판타지이고, 마이클 키튼의 [멀티플리시티]는 눈코 뜰새없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복제인간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다루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클릭]에는 만능 리모콘이 등장합니다.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직장에서는 촉망받는 건축설계사이고 가정에는 더없이 예쁜 아내(케이트 베킨세일)와 토끼같은 두 자녀를 둔 남부러울 것 없는 평범 이상의 미국인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자리를 위해 일도 열심히 해야하고 아빠만 바라보는 가족은 주말에는 여행을 요구하고 학교행사에 얼굴 내밀기도 간절히 원하지만 마이클의 우선적인 가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일’입니다.
여러 가지 리모콘 때문에 헷갈리던 차에(하루 한 시간쯤은 소파에 누워 리모콘 이리저리 돌려가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저도 가끔 둘째 녀석이 어딘가에 처박아 놓은 TV 리모콘을 찾느라 고생하는 적이 많습니다. 어젯밤에도 즐겨보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리모콘을 찾느라 앞부분 10분 정도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겨우 ‘엄마’ ‘아빠’ 말하기 시작하는 15개월짜리 아이의 눈을 마주보고 애처롭게 또는 단호하게 ‘어디에 뒀니?’하고 아무리 심각하게 물어봐도 묵비권을 행사하니 원...결국 장난감 상자 안에서 발견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 소위 만능 리모콘을 공짜로 얻어옵니다. 그런데 이 리모콘이 집안의 가전제품에만 작동하는게 아니라 애완견, 사람에게까지 무차별로 적용되고 심지어는 시간까지 건너뛰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누라 잔소리는 건너뛰고, 늘씬한 미녀가 조깅하는 장면은 슬로우로... 이정도라면 누구나 한번쯤 갖고 싶을 것입니다. 갖지는 못하더라도 '내게 이런 리모콘이 하나있다면 000할텐데'하고 짧은 글짓기를 하라면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느끼하다 못해 약간 변태 성향까지 있는 직장 보스 엠머(데이비드 핫셀호프-누군지 아시나요? 전격 제트 작전에서 말하는 검은 자동차 ‘키트’를 조종(운전이 아니라)하며 정의를 위해 바쁘게 활동하던 바로 그 ‘마이클’입니다.)는 워커홀릭 성향의 마이클에게 곧 승진시켜줄 것처럼 유인하면서 그 시기를 자꾸 늦춥니다. 파트너로 승진시켜준다는 말에 맡겨진 일을 집에까지 가져가서 밤잠 안자고 죽자사자 해내면 말을 바꿔 ‘진짜로 다음 번엔 꼭...’해대니 가정을 희생하면서 일에 몰두한 마이클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지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직장이라는 조직의 속성이 뭐 많이 틀리겠습니까? 다 거기서 거기지요. 살아남기 위해서 죽자사자 일에 미쳐도 원하는 자리는 적고 경쟁자는 많고...일과 비슷하게 소중하거나 더 중요한 건강이나 가정까지 제껴두고 희생해서 성공하면 다행이고 탈락하게 되면 ‘내 인생, 내 건강 돌려줘’ 라는 하소연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게 됩니다.
‘일만해도 골치 아픈데 가정까지?’ 하는 워커홀릭들은 ‘내가 이러는 게 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야.’하거나 ‘내가 없으면 회사 일이 안돌아가거든’하면서 자기 최면을 걸지만 과연 진정 그럴까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비겁한 변명은 아닐까요? 골치 아프더라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직업인, 엄마, 아빠, 자식 등 하나의 인간에 부여된 여러 역할을 지혜롭게 조정해 나가는게 더 어렵지만 보다 현명한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자꾸 딴소리 해대며 열받게 하는 보스 엠마를 향해 리모콘의 순간정지 버튼을 눌러놓고 아주 제대로 원투 펀치를 날리고 방귀까지 껴대는 장면은 모든 샐러리맨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두 손 번쩍 치켜들고 환호할 뻔 했습니다. ^.^(제 직장 상사분들, 바쁘셔서 이 허접한 글 못보시기를...)
바쁜 세상에 건너뛰기 버튼을 신나게 눌러대던 마이클은 얼마안가 심각한 부작용을 알게 됩니다. 바로 한번 건너뛰기 한 장면은 이후로 자동으로 건너뛰도록 설정된 것입니다. 할 일 많은데 아내의 안아달라는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서 마사지 & 사랑나누기 건너뛰기, 늦잠자고 일어나서 샤워하기 건너뛰기, 집에까지 달고온 밀린 업무 빨리 처리해야 하니까 가족들과의 오붓한 식사시간 건너뛰기, 심지어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승진하기까지 모든 시간을 건너뛰어 버리다 보니 섹스와 샤워, 식사같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쾌감마저도 건너뛰기로 가버리는 것이지요.
결국 와이프는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났고 훌쩍 커버린 자식들은 아버지를 개 닭 쳐다보듯 하고, 자신은 회사에서 그렇게 고대하던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몸관리 소홀히 한 덕에 스모 선수 몸매에 건강까지 해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리모콘은 절대 반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앞에 마이클은 절망하고 때늦은 후회를 할 따름입니다.
그게 그거 같은 또 하나의 할리우드 가족 코미디로 분류되겠지만 [만능 리모콘] 이라는 기발한 설정, 생활 주변의 있음직한 이야기들을 탄탄한 짜임새로 엮어내고, 웃기고 재미있는 코믹한 상황에다 어눌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아담 샌들러의 연기 등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어우러져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특히 주변에서 일에만 미쳐 산다는 지적을 받는 ‘워커홀릭’에게 ‘사는게 뭔지’하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해주고 일과 가정이 부닥칠때마다 전전긍긍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계기를 주는 영화입니다.
클릭 - 웃음뒤에 교훈(가정의 소중함)
남들이 문제작이니 걸작이니 떠들어대는 영화를 봐도 별 감흥이 안 일어날때가 있고, 우아한 고급 취향을 지닌 사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 정도의 허접하고 통속적인 영화를 우연히 보고 무릎을 치거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각자 취향과 관심사가 다르고 또 각자 세상 속에서 발딛고 있는 위치도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국적 불문하고 영화에서 다뤄지는 가장 많은 기본적 관계가 가족과 남녀관계입니다. 특히 그 사이의 사랑과 갈등, 엇나감이나 화해 같은 요소가 누구가 한번쯤은 겪어보거나 최소한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너무 뻔하게 가족관계로 울리거나 웃기려하면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화목한 가정에 갑자기 찾아드는 불치병이라든지 전혀 의외의 사고라든지 그런 거 말입니다. 특히 한국영화나 드라마에 너무 많이 등장해 이제는 짜증이 날 정돕니다.
어찌보면 [클릭]도 그런 범주에 드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인
‘일과 가정’이라는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짐 캐리의 [브루스 올마이티]는 직장과 가정의 크고 작은 문제와 시련을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힘을 빌어 해결해 보려는 판타지이고, 마이클 키튼의 [멀티플리시티]는 눈코 뜰새없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복제인간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다루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클릭]에는 만능 리모콘이 등장합니다.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직장에서는 촉망받는 건축설계사이고 가정에는 더없이 예쁜 아내(케이트 베킨세일)와 토끼같은 두 자녀를 둔 남부러울 것 없는 평범 이상의 미국인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자리를 위해 일도 열심히 해야하고 아빠만 바라보는 가족은 주말에는 여행을 요구하고 학교행사에 얼굴 내밀기도 간절히 원하지만 마이클의 우선적인 가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일’입니다.
여러 가지 리모콘 때문에 헷갈리던 차에(하루 한 시간쯤은 소파에 누워 리모콘 이리저리 돌려가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저도 가끔 둘째 녀석이 어딘가에 처박아 놓은 TV 리모콘을 찾느라 고생하는 적이 많습니다. 어젯밤에도 즐겨보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리모콘을 찾느라 앞부분 10분 정도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겨우 ‘엄마’ ‘아빠’ 말하기 시작하는 15개월짜리 아이의 눈을 마주보고 애처롭게 또는 단호하게 ‘어디에 뒀니?’하고 아무리 심각하게 물어봐도 묵비권을 행사하니 원...결국 장난감 상자 안에서 발견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 소위 만능 리모콘을 공짜로 얻어옵니다. 그런데 이 리모콘이 집안의 가전제품에만 작동하는게 아니라 애완견, 사람에게까지 무차별로 적용되고 심지어는 시간까지 건너뛰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누라 잔소리는 건너뛰고, 늘씬한 미녀가 조깅하는 장면은 슬로우로... 이정도라면 누구나 한번쯤 갖고 싶을 것입니다. 갖지는 못하더라도 '내게 이런 리모콘이 하나있다면 000할텐데'하고 짧은 글짓기를 하라면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느끼하다 못해 약간 변태 성향까지 있는 직장 보스 엠머(데이비드 핫셀호프-누군지 아시나요? 전격 제트 작전에서 말하는 검은 자동차 ‘키트’를 조종(운전이 아니라)하며 정의를 위해 바쁘게 활동하던 바로 그 ‘마이클’입니다.)는 워커홀릭 성향의 마이클에게 곧 승진시켜줄 것처럼 유인하면서 그 시기를 자꾸 늦춥니다. 파트너로 승진시켜준다는 말에 맡겨진 일을 집에까지 가져가서 밤잠 안자고 죽자사자 해내면 말을 바꿔 ‘진짜로 다음 번엔 꼭...’해대니 가정을 희생하면서 일에 몰두한 마이클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지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직장이라는 조직의 속성이 뭐 많이 틀리겠습니까? 다 거기서 거기지요. 살아남기 위해서 죽자사자 일에 미쳐도 원하는 자리는 적고 경쟁자는 많고...일과 비슷하게 소중하거나 더 중요한 건강이나 가정까지 제껴두고 희생해서 성공하면 다행이고 탈락하게 되면 ‘내 인생, 내 건강 돌려줘’ 라는 하소연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게 됩니다.
‘일만해도 골치 아픈데 가정까지?’ 하는 워커홀릭들은 ‘내가 이러는 게 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야.’하거나 ‘내가 없으면 회사 일이 안돌아가거든’하면서 자기 최면을 걸지만 과연 진정 그럴까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비겁한 변명은 아닐까요? 골치 아프더라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직업인, 엄마, 아빠, 자식 등 하나의 인간에 부여된 여러 역할을 지혜롭게 조정해 나가는게 더 어렵지만 보다 현명한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자꾸 딴소리 해대며 열받게 하는 보스 엠마를 향해 리모콘의 순간정지 버튼을 눌러놓고 아주 제대로 원투 펀치를 날리고 방귀까지 껴대는 장면은 모든 샐러리맨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두 손 번쩍 치켜들고 환호할 뻔 했습니다. ^.^(제 직장 상사분들, 바쁘셔서 이 허접한 글 못보시기를...)
바쁜 세상에 건너뛰기 버튼을 신나게 눌러대던 마이클은 얼마안가 심각한 부작용을 알게 됩니다. 바로 한번 건너뛰기 한 장면은 이후로 자동으로 건너뛰도록 설정된 것입니다. 할 일 많은데 아내의 안아달라는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서 마사지 & 사랑나누기 건너뛰기, 늦잠자고 일어나서 샤워하기 건너뛰기, 집에까지 달고온 밀린 업무 빨리 처리해야 하니까 가족들과의 오붓한 식사시간 건너뛰기, 심지어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승진하기까지 모든 시간을 건너뛰어 버리다 보니 섹스와 샤워, 식사같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쾌감마저도 건너뛰기로 가버리는 것이지요.
결국 와이프는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났고 훌쩍 커버린 자식들은 아버지를 개 닭 쳐다보듯 하고, 자신은 회사에서 그렇게 고대하던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몸관리 소홀히 한 덕에 스모 선수 몸매에 건강까지 해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리모콘은 절대 반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앞에 마이클은 절망하고 때늦은 후회를 할 따름입니다.
그게 그거 같은 또 하나의 할리우드 가족 코미디로 분류되겠지만 [만능 리모콘] 이라는 기발한 설정, 생활 주변의 있음직한 이야기들을 탄탄한 짜임새로 엮어내고, 웃기고 재미있는 코믹한 상황에다 어눌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아담 샌들러의 연기 등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어우러져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특히 주변에서 일에만 미쳐 산다는 지적을 받는 ‘워커홀릭’에게 ‘사는게 뭔지’하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해주고 일과 가정이 부닥칠때마다 전전긍긍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계기를 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