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3들에게 해주고싶은이야기

박한샘2007.02.21
조회215

예비고3들에게 해주고싶은이야기

 

-오르비 펌

happymind 님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전 06수능을 보고 삼패 끝에 재수준비중인 사람입니다.
싸이에 후배들이나 와서 보라고 쓴 글인데 1년선배로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 올리고 갑니다.
미리 말씀드릴게요. 반말이고, 어조 과격합니다.
이해해주실분만 읽어주세요.

 

06수능원점수
언어: 100/100
수리: 71 /100
외국어: 89/100
윤리: 50/50
국사: 44/50
근현대사: 46/50
세계사: 50/50

 

 

07수능 준비하는 예비 고3들에게.


1년동안 이거 하나, 가장 명심해라.
스스로를 믿어라.
스스로를 믿으라고? 졸라 쉽게 들리지? 아니. 제일 어렵다.
고3이 가장 힘든 건, 몇번이나 스스로의 한계점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거기서 주저앉고 난 여기가 끝인가벼 하면 정말로 거기가 니 끝이 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믿어라. 지금 점수가 아무리 그지같아도, 마지막날엔 원하는 점수를 얻을 것임을 믿어라. 무조건 믿어라.

(겨울방학 때 하루에 공부시간 여덟시간도 못채우고 빌빌대는 놈들은 뒤로 좀 빠져라)
그 믿음이 마지막 날, 널 승리로 이끌어줄 거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한눈 팔지 말고 니가 택한 길을 가라.
정시 가려고 맘 먹었음 수능 전날까지 닥치고 수능 공부 하는거야.
수시가 기회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맘먹고 정시올인 잘 하다가 남들 수시쓸 때 괜히 갈팡질팡하면 1년 말아먹는 수가 있다.
안다. 졸라 불안할거야. 특히 그무렵 나처럼 수능도 내신도 다 어중간한 놈들은.
그럴 수록 마음 굳게 먹고 가는거다.
"아..나도 한번 써볼까?" 이딴 마음가짐으론 죽도 밥도 안되니 명심해라.


또 하나. 니 인생 니가 사는 거다. 누구 탓 하지 마라.
가끔 담임이 공부를 안시켜줘서, 너무 느슨해서 망했네 어쩄네 하는 인간들 있는데, 재밌냐????????

개소리 집어 쳐라
누가 시켜주면 하고 안시켜주면 풀어지는 그따위 의지로 고3맞이할사람 있으면 일찌감치 말해주겠다.

1년동안 들 문제집값과 인강비가 아까우니 그 돈 모아 창업을 하던지 취직이나 해라.
열아홉이면 먹을만큼 먹은 나이다.

누구한테 의지해서, 누가 뭐 어떻게든 해주겠지...

그딴 생각 하고 있다면 스스로한테, 그리고 니가 19년동안 먹은 밥그릇 개수에
머리박고 사죄해라.

창피한 줄 알고. 담임은 조언자다.

그치만 선택과 결정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거 명심해라.

아무도 대신 못살아주는 니 인생이니까.
나중에 지가 게으르고 나약해서 실패한뒤 꼭 누가 지금 지가 서있는 곳에 등떠밀은 것처럼 앵앵거리는 거, 그거만큼 꼴불견인 거 없다.

반 분위기 그지같애? 애들이 쉬는 시간에 놀아? 그럼 넌 귀마개 하고 공부해.
수업이 그지같애? 아무리 좋게 들어줄래도 즐이야?

그럼 넌 수업듣지말고 문제집이나 집중해서 풀어.
어떻게든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라.
니 고3인생 살아주는 건 니 친구들도 아니고 학교 선생들도 아니고 너 자신이다. 제발 잊지마라.


그리고 또 하나.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마지막에 마지막, 수능 종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주사위는 아직 다 던져진 것이 아님을 잊지 마라.
포기만큼 달콤하고 쉬운 유혹 없다. 특히 수학.
어렵고 힘들다고 도망가지 마라. 한 번 피하면 계속 도망가고 싶을 걸?
애들 대개 그런다.

수학 쫌 대충 하다가 나중에 1학기 말이 되면 점점 시간이 없어진다.

그럼 사뿐히 수학 버린다.

수학 안봐도 갈 수 있는 대학 많은 거 같거든.

근데 진짜 재밌는건 그런애들이 수능 가까워올즈음에 꼭 사탐도 몇과목 버린다.

고3은 나약한 자신이 되어 한없이 도피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내는 자신을 발견하는- 니 일생의 가장 뜻깊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정말 수학 엄청 못했다. 지금도 못한다.
결국은 수학이 마지막까지 내 인생에 태클을 걸었고 그래서 재수한다.
어쩌겠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또 죽을동 살동 싸워야지.

나는 지금도 전혀 양심에 찔림 없이 말할 수 있다.
수능 수리 점수가 1년간 모의 본 것중 가장 잘 나온 점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점수, 내가 공부한만큼은 안나왔다.
고등학교와서 공부한 양의 80%를 난 수학에 쏟아부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야자시간에도 늘상 수학과 씨름했고
하루 열시간씩 공부했던 예비고3시절 겨울방학도 수학공부하다 다 보냈다.
몇번씩 교과서를 봤고 개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점점 수학에 흥미가 생기나 싶었다.

개뿔이나. 고3 3월에 모의 봤더니 30몇점 나오더라.(최악의 점수는 고2 3월모의고사. 과외 세달 했는데 21점 나왔음)
혼자 전철타고 집에 오는 길에 눈물 나오더라.
정말 노력 했는데, 노력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더는 안되나 싶기도 했다.

진짜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오기가 생겨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여태까지 수학하느라 보낸 시간, 어떻게든 보상 받아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

결국은 그런 오기로 수능 전날까지 정석 보고, 잘 때 베개 밑에 정석 넣고 잤다.
수능날 수리점수는 여전히 퐈였지만 그래도 1년동안 본 모의중에 제일 높은 점수였다.

도망은 치지마라. 쪽팔린다.

 

 

고3 처음 딱 들어가면 선생님들이 압박 많이 줄 거다.
3월 모의점수가 수능 점수라고.
내 경우엔 그냥 비웃고 내 공부 했다ㅡㅡ;

물론 3월 모의가 니 수능점수일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싫으면 열심히 하면 되는 거다.
나는 그 중요하다는 3월모의를 제일 못봤다.

수리. 아까 말했지? 그렇게 공부하고 30점대였다고--;
외국어. 그지같은 점수였던 것만 기억난다.
그리고 언어...사실상 수학보다 언어에서 더 쇼크를 먹었다.
내가 남들보다 수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수학적 이해력이 딸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수학을 지질라게 못하는 대신 언어는 그럭저럭 점수가 나와줬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어둔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놔서 언어만큼은 공부를 안해도 성적이 잘 나왔었다.

실제로 내가 고3되기 전 2년동안 풀었던 언어문제집은 2권이 전부다.(내신용 국어문제집 제외)
그것도 학교 부교재였는데 수업시간에 수업듣기는 싫고 해서 혼자 풀었던 거다--;
그랬는데도 고3되기 전까지 봤던 모든 모의에서 단 한번 빼고는 항상 1등급을 유지했었다.

그 멍청한 자만심을 예비고3 겨울방학때도 버리지 못했던 거다.
처음으로 언어가 70대, 3등급이 나왔다.
처음으로 언어풀다 시간이 모자랐다.
언어만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방패막이가 되줬는데 그게 내 뒷통수를 깐거다.

뭐 할튼 그래서 언어도 엄청 못봤고.
사탐. 말할 것도 없다. 난 겨울방학때 사탐 단 한과목도 못끝내고 고3맞이 했다ㅡㅡ


결과만 말해서 난 최악이었던 3월모의보다 수능이 100점가량 올랐다.
(단, 3월모의가 평소보다 못본 점수였으며, 사탐은 하나도 공부가 안된 상태였다는 것을 유념해달라.)
3월 이후로는 점수가 들쑥날쑥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수능을 가장 잘봤고
또 9월평가원모의조차 400점을 넘기지 못했었다.

그니까 지금 "일년동안 공부해서 점수 얼마나 올릴 수 있나요ㅠㅠ"
이딴 헛소리 올리는 건 집어 치고 당장 책상앞에 엉덩이 붙이고 공부나 해라.
가능성은 무한하다.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년후 넌 고3을 웃으면서 추억할 수도 있고, 단지
힘들기만했던 시간으로만 담아둘 수도 있다.
난 비록 입시는 실패했지만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고, 지난 1년과 앞으로 보낼 10개월이 앞으로 수많은 시간을 살아가면서 내가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를 잡아 일으켜줄 것임을 믿는다.
눈물섞인 땀으로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왔고 경험했고 또 믿기 때문이다.

수능보는 당일, 시험지를 나눠주는 매 시간마다 성호를 긋고 기도했다.
제발 내가 공부한 만큼만 나오게 해달라고.


그런거다.
최선을 다했다면 스스로를 믿는거다.
그리고 또, 스스로를 믿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