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송민규2007.02.22
조회17
제목 : 호출

범주 : 소설

저자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

기간 : 1/6~ 1/16

 



(▶ 2007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감히 단언컨데 올해 나의 독서활동에서 가장 큰 수확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작가 '김영하'를 알게 된 일이 아닐까?싶다. 이미 국내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의 기수(旗手)로서 널리 알려진 그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나와는 통 인연이 없었다. 다소 편협(褊狹)한 독서관을 지닌 나였기에... 국내의 작가보다 국외의 작가의 거동에 더 이목을 집중시켜왔던 어리석은 나의 독서 행태는 국내의 훌륭한 작가가 이룩한 양질(良質)의 작품을 등한시(等閑視) 하였고, 그 결과 수많은 국내 작품들이 나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사장(死藏)되어갔다. '김영하' 같은 작가와의 만남이 이토록 늦춰진 까닭도 역시 그러한 연유에서 말미암았으리라......  '도마뱀'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그의 짙은 색채가 배어있는 11편의 단편을 마주하노라면 사회라는 집단화된 군집(群集)속에서 피폐(疲弊)되고, 쇠락해진 우리네 자화상과 대면할 수 있다. 그리고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그 조우(遭遇)를 통해서 자기 내면에 움트리고 있던 욕망을... 욕정을... 그리고 고독을 조심스럽게 펼쳐 볼 수 있는 것이다.  '김영하'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고독'과 '허무', '일탈' 그리고 'sex'라는 공통된 성향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이는 마치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마치 '김영하' 작가의 작품에서 발화(發花)되기라도 한듯 그의 작품속에서 생동하는 지극히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문체와 그 흐름을 따라가노라면 '현대'라 불리우는... 저 거대한 장막을 드리운채 그 실상은 나락(那落)으로 인도하는 혼돈만이 가득한 그 어두운 늪 속으로 서서히 잠식되어 가는 느낌이다.  과연 '김영하' 작가는 그의 이 11편의 단편을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딘지 이상하고 기이하기까지 한 그와의 이 별난 대화에 참여해 버린 독자는 꺼림직한 기분이 들면서도 온 정신을 송두리째 그의 이야기에 빼앗기고야 만다. 그리고 깨닿는다. 이제 그와의 이별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 되어버렸음을......  웹 상에 버젓이 위치한 작가 답지 못한 그의 화려한 홈페이지를 보며 경탄해 마지 않았던 것도 그의 이 유별난 성향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을까? 웹 공간에 존재하는 '김영하'라는 한 인간과의 '관계'를 요구한 낯선 나의 부탁에 그는 선뜻 수락을 해주었고 '1촌'이라는 그 표면적 어휘는 친밀하고 가깝기 그지없으나 어딘지 낯설고 인위적인 관계로써 우리는 서로 맺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인연이란 이렇듯 뜻하지도 않게... 그리고 미처 준비하지도 못한 순간에 다가오고 또한 멀어지고 그러는 것인가? 어쩌면 작가 '김영하'는 이 시대의 사람과 사람의 그 '관계'란 것에 대해 그의 식대로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공상속에서만 실재(實在)하는 '관계'라 해도... 소유(所有)를 위해 육체를 철저히 분해해버리고 냉장고 한켠에 담아놓는 그런 비이성(非理性)적인 '관계'라 해도... 거짓과 위선마저도 사랑의 한 형태로써 이해해야만 한 채 좁고 어두운 자동차 트렁크 속에 갇혀버린 그런 부적절한 '관계'일지라 해도... 그것은 '현대'에서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관계'의 한 형태인 것이다. 다소 과격하고 파격적인 '관계'에 대한 그의 이 슬픈 독백은 우리에게 가만히 다가와 소리없이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