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4. 演じる 快樂

김옥경200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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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05

 

 

영화 촬영장은 항상 긴장감이 감돌고 그리 세심하게 신경써주지는 않지만 남자들 특유한의 털털한 따뜻함이 있다.

이런 분위기가 나 정말 좋다.

어떤 조직(스텝)이냐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지만.

 

영화 '너를 잊을수 없어' 촬영장에서는 관계자 모두 프로 직업인이구나 라는걸 느껐다. 비행기를 폭파시키는 씬에서는 전날까지 당일날 100%상태에서 촬영이 가능하도록 리허설, 테스트를 몇번이나 반복했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어?"싶을 정도로 장난이 아니었다.

 

또 개인적으로 베스트컨디션의 중요성을 통감한 촬영이기도 했다.

류가사키(치바현) 로케때였는데 한낮은 무지하게 덥다가 밤에는 일변해 추웠던 날이 있었다. 단방에 감기에 걸려버렸다. 미열과 기침 콧물... 심각한 상태였다. 힘들었다. 정말... 찍고 있던 영화가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느껴졌다. "진짜 이거 장난 아닌데..."라는 생각에 식사때마다 완벽에 가깝게 약을 챙겨먹었다. 평소때라면 절대 안그랬을텐데 말이다. 결국 낫는데 이주일정도 걸렸다.

 

"연기자란 정말 대단해요..."라는 소릴 들을때도 있는데 마술사와 마찬가지로 그 방법(재료)을 알면 별거 아니다. 연기에 있어서는 재료(방법)는 대본... 연기정도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간단한 일이다. 사람들은 "배역만들기는 어떤식으로...?"라고 묻지만, 누구나 일상생활 안에서 무언가 하고 있으니까...

 

예를 들어, "이 사람한테 바보라고 말해보세요. 상대는 애인으로 지금 애교스런 실수를 저질렀읍니다."라는 설정이라고 하자, 그럴 경우 내 안에서 그러한 감정을 불러내려고 한다. 그러면 같은 바보라도 감정이 들어가게 된다.

 

내가 맡은 '우에다 준이치로'라는 인물을 인간적인 면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준이치로의 그 시대, 놓여진 환경, 제2차 세계대전중이라는 것을 본적도 들은적도 없다. 물론 군인이었던적도 없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자료를 읽거나 전쟁을 뎡험한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듣기도 했다. 실제로 5번 특공명령을 받고 전과보고기를 타고 살아돌아왔다는 사람과도 만났다. 5번째는 적함이 없어서 살았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들은 다음 대본을 읽어 그 배역에 다가가려 했다.

 

옛날 국어수업시간에 "교과서 문장안에서 주어를 동그라미 치고 술어에 줄을 그어라."라는게 있었는데 내 대본이 딱 그렇다. 긴 대사가 나오면 순간 "에~엣?"하지만 요점만 머리에 넣으면 그 다음은 수월하다. 그 요점을 기억하기 위해서 주어와 술어를 파악한다. 선을 그어서 외울 수 없을 때는 여백에 써넣을때도 있다. 대본은 언제든지 지저분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했던여러가지 놀이들... 지금 나의 일은 그것들과 비슷하다. 이렇게 말하면 " 너 연기를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어?"라고 욕먹을지 모르지만...

 

역할에 맞춰 그 분야의 프로가 의상을 골라주고, 분장해주고, 카메라로 잡아준다. 그런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세계가 생동감 넘치는 현실감을 띠게 된다.

참... 좋다... 정말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옛날에 했던 내 연기를 보면 "우웩!!!"하고 넘어오려 할때가 있다. 뭔지도 모르는 쓴 한약을 억지로 마시고 있는 느낌... 하지만 그때는 그게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그런 나도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지금의 나에 만족하나다는 거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일을 해나간다면 분명히 연기하는 방식도 변할 것이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