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까지 ‘체질이 무엇’이고, ‘나누는 방법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사람의 체질을 나누는 사상의학 외에도 많다’는 것, 또한 ‘서양의학과 한의학에서는 어떤 차이로 체질을 접근한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체질을 나누는 방법이 이렇게 많은데 저는 어떤 방식의 체질론을 사용할까요?
저는 삼초체질이라는 체질 분류법을 사용합니다. 처음 화면의 표 마지막에 있는 삼초라는 이름이 있었지요? 아마 생소한 이름일 겁니다.
삼초(三焦)는 ‘이름은 있지만, 형태는 없고, 형태는 없지만, 기능은 있다’라고 한의학의 원전이 황제내경에 나와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우리 몸 오장 육부는 모두 형태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장기입니다. 가령 오장중의 간장(肝臟), 우리 몸에 형태를 가지고 있죠? 그 기능도 있습니다. 해독을 하고, 피를 저장합니다. 위도 그렇지요. 모양도 있고, 소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삼초란 장기는 우리 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름은 있는데, 형태가 없다’고 합니다.
다시 한의학 원전에 보면, 삼초(三焦)는 인체의 소통을 주관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은 삼초(三焦)의 기능을 말하는 거지요. 그렇기에 삼초(三焦)는 ‘형태는 없되, 기능은 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아직 잘 모르시겠지요? 자세히 하나하나 설명 드리겠습니다. 삼초는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의 세 부분으로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그림에서 보시면 인체를 삼등분 했을 때, 심장과 폐장이 자리 잡고 있는 흉곽 위쪽, 횡격막 위쪽 부분이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이루어지는 부분입니다.
또 비장과 위장이 있는 복부가 중초(中焦)의 기능 활동이 이루어지는 부분이지요.
마지막으로 신장과 간장이 있는 아랫배, 허리, 하지부 등이 하초(下焦)로 나뉩니다. 해부학적으로 간은 중초(中焦)의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생리 기능상 하초(下焦)에 위치한 것으로 봅니다.
삼초의 위치를 아셨으니 이제 각각의 부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대충 짐작을 하실 수 있지요?
심장과 폐가 있는 상초(上焦)는 외부의 기운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입니다. 폐는 호흡을 담당하고 인체의 기를 주관하며, 심장은 오장 육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입니다. 해부학적으로도 그렇지요. 심장이 뛰어야 다른 장기들도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상초(上焦)가 원활히 소통된다는 것은 곧 ‘심장과 폐의 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로부터 들어온 기운을 내 몸 속에서 적절히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내 몸 속에서 적절히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는 면역계통에 이상이 없다는 말이지요. 만약 바깥으로부터 나쁜 기운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반응하는 곳이 어디입니까? 코, 입, 목, 피부 같이 외부와 통해 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곧 봄이 되는데, 봄 되면 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요? 그런데 꽃가루가 사람마다 다 알러지 반응을 일으킵니까? 그건 아니지요. 알러지가 생기는 사람은 그럼 왜 생기느냐?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기운에 적절히 방어를 해주지 못하는 상태, 즉 면역력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 인거지요. 이런 상태를 황제내경에서는 ‘상초여무’라 하여, ‘양기(陽氣)를 내어서 피부(皮膚)와 분육(分肉)의 사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마치 안개가 증발하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또 심장이 오장 육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해서 우리 몸에서 왕과 같은 존재입니다. 다른 장부를 통솔하고, 정신도 주관하는 역할을 심장이 합니다. 한 나라의 왕이 제대로 정치를 못하면 나라가 어떻게 됩니까? 신하들이 제 구실을 할 수가 없고 민심이 흉흉해지겠지요. 마찬가지로 심장이 허약해지면 오장의 기능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정신이 혼란스럽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천식, 비염, 축농증 같은 호흡기계 질환, 피부 질환 등이 생기기 쉽고, 오장(五臟) 기능에 이상이 생기며 지구력이 부족해진다는 겁니다.
흔히들 ‘비위(脾胃)상한다’라는 말을 많이 쓰시는데, 뭔가좋지 않은 것을 보거나, 역한 음식의 냄새를 맡거나 먹었을 때 이렇게 말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비위(脾胃)가 바로 비장(脾臟)과 위장(胃腸)을 말하는 겁니다. 중초(中焦)는 비장(脾臟)과 위가 위치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비위(脾胃)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내 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고 그 에너지를 온 몸으로 전달하며, 그 뒤 남은 찌꺼기를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을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는 비위(脾胃)가 위치한 중초(中焦)를 ‘중초여구’라 하여 ‘음식물을 변화시켜 그 정기로 오장과 전신을 영양하는 것이 마치 도랑(溝) 같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위(脾胃)는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고 해서, 사람이 태어난 이후에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부분입니다. 나중에 하초(下焦)를 할 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신(腎)은 선천지본(先天之本)이라고 해서 날 때부터 부모님이 물려준 기운을 저장하고 있는 장부입니다. 쉽게 말하면 밑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장(腎臟)에 저장되어 있는 기운을 밑천으로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음식을 비위(脾胃)에서 소화시켜서 에너지를 만들어내서 온몸에 보내주게 되면 인체 생리 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는 겁니다.
사람이 밥을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힘이 없어지지요. 자꾸 눕고 싶고, 만사 다 귀찮고 그런데 밥을 먹어도 힘이 없고 눕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이것은 내 몸이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밥을 먹고 소화를 시켜서 내 것으로 만들지를 못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중초(中焦)의 기운이 부족하면 소화가 안 되고, 쉽게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자꾸 눕고 싶게 됩니다.
사람이 밥을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살찌죠. 그럼 안 먹거나 조금 먹으면? 살이 빠지겠죠. 이런 것이 당연한 이치임에도 현실에서는 많이 먹는데도 살 안찌는 사람이 있고, 물만 먹어도 살찌는 것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불공평한 현상이 왜 생길까요? 비위(脾胃)의 기능 상태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비위가 튼튼하거나 과항진된 사람은 밥을 아무리 먹어도 소모가 잘되기 때문에 살이 잘 찌질 않겠죠? 근데 비위가 약한 사람은 에너지 소모가 안됩니다. 이런 사람이 활동량마저 적다면 적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것입니다.
가끔 뼈가 아픈 것도 아니고 살이 벌레 기어가는 느낌이 나면서 몸이 아프다던가, 어깨나 등, 팔 같은 부위가 뻣뻣해지면서 아프다고 하는 애들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 역시 비위(脾胃)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요즘 한의원에 오는 여학생들 대부분이 손발이 차고, 변비와 생리통이 심합니다. 이런 여학생들의 80%는 밥을 규칙적으로 먹지 않아서 소화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아침도 잘 안 먹고, 특히 다이어트다 뭐다 해서 끼니 거르기가 일쑤지요.
말씀드렸듯 비위(脾胃)는 에너지를 만들어내서 온몸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너무 안 먹거나 규칙적이지 못한 식생활로 온몸으로 보내줄 에너지가 부족해져 손발까지 갈 기운이 없는 겁니다.
중초(中焦)에 있는 장부들은 주로 속이 비어 있고, 아래로 내려 보내는 작용, 혹은 몸 밖으로 버리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도 그렇고, 몸에서 필요 없는 물을 밖으로 버리는 방광이나 한 달에 한번 피를 내보내는 자궁도 속이 비어 있지요. 중초(中焦)는 외부의 물질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몸 밖으로 배출하기까지의 기능 활동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중초(中焦)의 기운이 원활하게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이런 부분들에 병이 오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중초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소화불량, 피로, 식곤증, 몸살, 수족냉증, 변비, 생리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초(下焦)는 신장(腎臟)과 간이 위치한 부분으로, 인체 생리 기능의 기반이 되는 부분입니다. 식물은 뿌리가 튼튼해야 잘 자라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하초(下焦)가 튼튼해야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초는 해부학적인 위치상 인체의 아랫부분을 말한다고 했지요? 인체의 아래쪽에는 소변이 나가가는 비뇨계, 생식계, 대변이 나가는 대장, 항문등이 위치하는데 이것들의 역할은 내 몸에서 쓰인 노폐물, 쓰레기들을 인체의 외부로 배설하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는 ‘하초여독’이라 하여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다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마치 도랑, 하수도(瀆)와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초(下焦)에 위치하고 있는 신장(腎臟)은 서양의학적으로 말하자면 비뇨기계, 생식기계, 내분비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자식들한테 물려주려고 적금 들고 계신 부모님도 여럿 계실텐데요, 이미 부모님들이 자식 낳아주면서 한 밑천 물려 주셨습니다. 그 밑천이 저장되어 있는 부분이 신장(腎臟)입니다. 그 밑천을 정(精)이라 부르는데, 이 정(精)은 인체의 생리 기능이 시작되는 기반 에너지가 되고, 생식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정(靜)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빼내서 쓰기만 할 뿐, 보태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부모님한테 유산을 물려받으면 그걸 기반으로 해서 착실하게 더 많이 모으는 사람도 있고, 한 번에 다 써버리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 정(精)도 마찬가지여서, 신장(腎臟)의 기운이 든든한 사람은 정(精)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오래 유지할 수 있지만, 신장(腎臟)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정(精)이 쉽게 새어나가 쉽게 고갈되고 빨리 늙게 됩니다.
여성들은 폐경이후에 자궁에서 분비되던, 호르몬이 중지하게 되어 급격한 호르몬 불균형이 오게 되지요? 이런 증상을 갱년기라고 표현합니다.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는 ‘천계갈(天癸渴), 지도불통(地道不通)’이라는 말로 폐경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천계(天癸)라는 것은 생식의 기능을 담당하는 정(精)의 다른 표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천계(天癸)가 메말라서, 지도(地道), 즉 월경이 멈추게 된다는 뜻이지요. 천계(天癸), 즉 정(精)이 저장되어 있는 장부는 신장(腎臟)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곧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호르몬 대사의 기능, 생식의 기능을 신장(腎臟)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 한의학에서 신장(腎臟)은 골수, 뇌, 뼈 등을 담당하는 부분이어서, 선천적으로 신장(腎臟)에 저장되어 있는 정(精)이 부족하거나 신장(腎臟)의 기운이 부족한 아이는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와 골수를 충만하게 채우는 것도 역시 신(腎)이 하는 일이니,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 능력도 부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초(下焦)에는 신장(腎臟)외에도 간이 있습니다.
흔히들 다리에 힘이 없거나 잘 넘어지는 사람들 보고 ‘하초(下焦)가 부실하다’라는 말을 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하초(下焦)는 근골격계의 운동을 담당하는 기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초(下焦)에 위치한 간(肝)은 피, 근육, 순환 등을 담당하고 있는 장부이며,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소설(疏泄)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이것은 막힌 것이 없이 소통이 잘 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소설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고 근육이 뭉쳐서 아프게 되고, 간이 가지고 있는 해독작용이나 대사작용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간의 소설기능을 방해하는 것 중 가장 큰 원인이 피로와 정서적 자극, 스트레스인데, 이는 간이 파극지장(罷極之臟)이라고 불리우며 피로, 스트레스 등을 1차로 감수하는 장기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피곤하게 되면 어깨나 목의 결림, 눈의 충혈이나 따가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을 겪게 되고, 신경이 예민하고 날카로워지게 되는데, 이것은 간이 그 피로를 받아 간이 주관하는 근육, 눈 등에 영향을 미치고 기운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증상입니다.
흔히 말하는 우울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걱정, 슬픔이 맺혀 있다는 뜻으로, 이것이 맺혀 있는 부분이 바로 간입니다.
그래서 하초가 부실하면 비뇨생식기계의 이상, 호르몬 불균형, 성장 지연, 피로, 근육통증, 소화장애, 우울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체질]삼초 체질별 관리법 (2) - 자향한의원
자 지금까지 ‘체질이 무엇’이고, ‘나누는 방법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사람의 체질을 나누는 사상의학 외에도 많다’는 것, 또한 ‘서양의학과 한의학에서는 어떤 차이로 체질을 접근한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체질을 나누는 방법이 이렇게 많은데 저는 어떤 방식의 체질론을 사용할까요?
저는 삼초체질이라는 체질 분류법을 사용합니다. 처음 화면의 표 마지막에 있는 삼초라는 이름이 있었지요? 아마 생소한 이름일 겁니다.
삼초(三焦)는 ‘이름은 있지만, 형태는 없고, 형태는 없지만, 기능은 있다’라고 한의학의 원전이 황제내경에 나와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우리 몸 오장 육부는 모두 형태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장기입니다. 가령 오장중의 간장(肝臟), 우리 몸에 형태를 가지고 있죠? 그 기능도 있습니다. 해독을 하고, 피를 저장합니다. 위도 그렇지요. 모양도 있고, 소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삼초란 장기는 우리 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름은 있는데, 형태가 없다’고 합니다.
다시 한의학 원전에 보면, 삼초(三焦)는 인체의 소통을 주관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은 삼초(三焦)의 기능을 말하는 거지요. 그렇기에 삼초(三焦)는 ‘형태는 없되, 기능은 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아직 잘 모르시겠지요? 자세히 하나하나 설명 드리겠습니다. 삼초는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의 세 부분으로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그림에서 보시면 인체를 삼등분 했을 때, 심장과 폐장이 자리 잡고 있는 흉곽 위쪽, 횡격막 위쪽 부분이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이루어지는 부분입니다.
또 비장과 위장이 있는 복부가 중초(中焦)의 기능 활동이 이루어지는 부분이지요.
마지막으로 신장과 간장이 있는 아랫배, 허리, 하지부 등이 하초(下焦)로 나뉩니다. 해부학적으로 간은 중초(中焦)의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생리 기능상 하초(下焦)에 위치한 것으로 봅니다.
삼초의 위치를 아셨으니 이제 각각의 부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대충 짐작을 하실 수 있지요?
심장과 폐가 있는 상초(上焦)는 외부의 기운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입니다. 폐는 호흡을 담당하고 인체의 기를 주관하며, 심장은 오장 육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입니다. 해부학적으로도 그렇지요. 심장이 뛰어야 다른 장기들도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상초(上焦)가 원활히 소통된다는 것은 곧 ‘심장과 폐의 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로부터 들어온 기운을 내 몸 속에서 적절히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내 몸 속에서 적절히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는 면역계통에 이상이 없다는 말이지요. 만약 바깥으로부터 나쁜 기운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반응하는 곳이 어디입니까? 코, 입, 목, 피부 같이 외부와 통해 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곧 봄이 되는데, 봄 되면 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요? 그런데 꽃가루가 사람마다 다 알러지 반응을 일으킵니까? 그건 아니지요. 알러지가 생기는 사람은 그럼 왜 생기느냐?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기운에 적절히 방어를 해주지 못하는 상태, 즉 면역력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 인거지요. 이런 상태를 황제내경에서는 ‘상초여무’라 하여, ‘양기(陽氣)를 내어서 피부(皮膚)와 분육(分肉)의 사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마치 안개가 증발하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또 심장이 오장 육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해서 우리 몸에서 왕과 같은 존재입니다. 다른 장부를 통솔하고, 정신도 주관하는 역할을 심장이 합니다. 한 나라의 왕이 제대로 정치를 못하면 나라가 어떻게 됩니까? 신하들이 제 구실을 할 수가 없고 민심이 흉흉해지겠지요. 마찬가지로 심장이 허약해지면 오장의 기능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정신이 혼란스럽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상초(上焦)의 기능 활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천식, 비염, 축농증 같은 호흡기계 질환, 피부 질환 등이 생기기 쉽고, 오장(五臟) 기능에 이상이 생기며 지구력이 부족해진다는 겁니다.
흔히들 ‘비위(脾胃)상한다’라는 말을 많이 쓰시는데, 뭔가좋지 않은 것을 보거나, 역한 음식의 냄새를 맡거나 먹었을 때 이렇게 말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비위(脾胃)가 바로 비장(脾臟)과 위장(胃腸)을 말하는 겁니다. 중초(中焦)는 비장(脾臟)과 위가 위치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비위(脾胃)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내 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고 그 에너지를 온 몸으로 전달하며, 그 뒤 남은 찌꺼기를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을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는 비위(脾胃)가 위치한 중초(中焦)를 ‘중초여구’라 하여 ‘음식물을 변화시켜 그 정기로 오장과 전신을 영양하는 것이 마치 도랑(溝) 같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위(脾胃)는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고 해서, 사람이 태어난 이후에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부분입니다. 나중에 하초(下焦)를 할 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신(腎)은 선천지본(先天之本)이라고 해서 날 때부터 부모님이 물려준 기운을 저장하고 있는 장부입니다. 쉽게 말하면 밑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장(腎臟)에 저장되어 있는 기운을 밑천으로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음식을 비위(脾胃)에서 소화시켜서 에너지를 만들어내서 온몸에 보내주게 되면 인체 생리 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는 겁니다.
사람이 밥을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힘이 없어지지요. 자꾸 눕고 싶고, 만사 다 귀찮고 그런데 밥을 먹어도 힘이 없고 눕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이것은 내 몸이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밥을 먹고 소화를 시켜서 내 것으로 만들지를 못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중초(中焦)의 기운이 부족하면 소화가 안 되고, 쉽게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자꾸 눕고 싶게 됩니다.
사람이 밥을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살찌죠. 그럼 안 먹거나 조금 먹으면? 살이 빠지겠죠. 이런 것이 당연한 이치임에도 현실에서는 많이 먹는데도 살 안찌는 사람이 있고, 물만 먹어도 살찌는 것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불공평한 현상이 왜 생길까요? 비위(脾胃)의 기능 상태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비위가 튼튼하거나 과항진된 사람은 밥을 아무리 먹어도 소모가 잘되기 때문에 살이 잘 찌질 않겠죠? 근데 비위가 약한 사람은 에너지 소모가 안됩니다. 이런 사람이 활동량마저 적다면 적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것입니다.
가끔 뼈가 아픈 것도 아니고 살이 벌레 기어가는 느낌이 나면서 몸이 아프다던가, 어깨나 등, 팔 같은 부위가 뻣뻣해지면서 아프다고 하는 애들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 역시 비위(脾胃)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요즘 한의원에 오는 여학생들 대부분이 손발이 차고, 변비와 생리통이 심합니다. 이런 여학생들의 80%는 밥을 규칙적으로 먹지 않아서 소화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아침도 잘 안 먹고, 특히 다이어트다 뭐다 해서 끼니 거르기가 일쑤지요.
말씀드렸듯 비위(脾胃)는 에너지를 만들어내서 온몸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너무 안 먹거나 규칙적이지 못한 식생활로 온몸으로 보내줄 에너지가 부족해져 손발까지 갈 기운이 없는 겁니다.
중초(中焦)에 있는 장부들은 주로 속이 비어 있고, 아래로 내려 보내는 작용, 혹은 몸 밖으로 버리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도 그렇고, 몸에서 필요 없는 물을 밖으로 버리는 방광이나 한 달에 한번 피를 내보내는 자궁도 속이 비어 있지요. 중초(中焦)는 외부의 물질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몸 밖으로 배출하기까지의 기능 활동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중초(中焦)의 기운이 원활하게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이런 부분들에 병이 오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중초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소화불량, 피로, 식곤증, 몸살, 수족냉증, 변비, 생리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초(下焦)는 신장(腎臟)과 간이 위치한 부분으로, 인체 생리 기능의 기반이 되는 부분입니다. 식물은 뿌리가 튼튼해야 잘 자라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하초(下焦)가 튼튼해야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초는 해부학적인 위치상 인체의 아랫부분을 말한다고 했지요? 인체의 아래쪽에는 소변이 나가가는 비뇨계, 생식계, 대변이 나가는 대장, 항문등이 위치하는데 이것들의 역할은 내 몸에서 쓰인 노폐물, 쓰레기들을 인체의 외부로 배설하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는 ‘하초여독’이라 하여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다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마치 도랑, 하수도(瀆)와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초(下焦)에 위치하고 있는 신장(腎臟)은 서양의학적으로 말하자면 비뇨기계, 생식기계, 내분비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자식들한테 물려주려고 적금 들고 계신 부모님도 여럿 계실텐데요, 이미 부모님들이 자식 낳아주면서 한 밑천 물려 주셨습니다. 그 밑천이 저장되어 있는 부분이 신장(腎臟)입니다. 그 밑천을 정(精)이라 부르는데, 이 정(精)은 인체의 생리 기능이 시작되는 기반 에너지가 되고, 생식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정(靜)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빼내서 쓰기만 할 뿐, 보태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부모님한테 유산을 물려받으면 그걸 기반으로 해서 착실하게 더 많이 모으는 사람도 있고, 한 번에 다 써버리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 정(精)도 마찬가지여서, 신장(腎臟)의 기운이 든든한 사람은 정(精)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오래 유지할 수 있지만, 신장(腎臟)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정(精)이 쉽게 새어나가 쉽게 고갈되고 빨리 늙게 됩니다.
여성들은 폐경이후에 자궁에서 분비되던, 호르몬이 중지하게 되어 급격한 호르몬 불균형이 오게 되지요? 이런 증상을 갱년기라고 표현합니다.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는 ‘천계갈(天癸渴), 지도불통(地道不通)’이라는 말로 폐경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천계(天癸)라는 것은 생식의 기능을 담당하는 정(精)의 다른 표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천계(天癸)가 메말라서, 지도(地道), 즉 월경이 멈추게 된다는 뜻이지요. 천계(天癸), 즉 정(精)이 저장되어 있는 장부는 신장(腎臟)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곧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호르몬 대사의 기능, 생식의 기능을 신장(腎臟)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 한의학에서 신장(腎臟)은 골수, 뇌, 뼈 등을 담당하는 부분이어서, 선천적으로 신장(腎臟)에 저장되어 있는 정(精)이 부족하거나 신장(腎臟)의 기운이 부족한 아이는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와 골수를 충만하게 채우는 것도 역시 신(腎)이 하는 일이니,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 능력도 부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초(下焦)에는 신장(腎臟)외에도 간이 있습니다.
흔히들 다리에 힘이 없거나 잘 넘어지는 사람들 보고 ‘하초(下焦)가 부실하다’라는 말을 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하초(下焦)는 근골격계의 운동을 담당하는 기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초(下焦)에 위치한 간(肝)은 피, 근육, 순환 등을 담당하고 있는 장부이며,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소설(疏泄)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이것은 막힌 것이 없이 소통이 잘 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소설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고 근육이 뭉쳐서 아프게 되고, 간이 가지고 있는 해독작용이나 대사작용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간의 소설기능을 방해하는 것 중 가장 큰 원인이 피로와 정서적 자극, 스트레스인데, 이는 간이 파극지장(罷極之臟)이라고 불리우며 피로, 스트레스 등을 1차로 감수하는 장기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피곤하게 되면 어깨나 목의 결림, 눈의 충혈이나 따가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을 겪게 되고, 신경이 예민하고 날카로워지게 되는데, 이것은 간이 그 피로를 받아 간이 주관하는 근육, 눈 등에 영향을 미치고 기운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증상입니다.
흔히 말하는 우울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걱정, 슬픔이 맺혀 있다는 뜻으로, 이것이 맺혀 있는 부분이 바로 간입니다.
그래서 하초가 부실하면 비뇨생식기계의 이상, 호르몬 불균형, 성장 지연, 피로, 근육통증, 소화장애, 우울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자향한의원 동의보감점 박정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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