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과 생존에 대한 단상.

추헌철2007.02.22
조회27


요 근래 생물의 축적독에 대한 기사가 종종 검색어나 뉴스에 올라오고 있다.

 

특히, 독이 없다고 알려진 유혈목이(Rhadophis tigrinus tigrinus)가 2000년 일본에서 자신을 가지고 놀던 한 아이를 물고 나서 그 아이가  출혈독으로 사망한 예가 이슈가 됨으로서 인해, 유혈목이가 독을 품고 있다고 알려진 바가 있다.

그리고 또 얼마 전, 다시 일본에서 이 유혈목이의 독은 독을 품고있는 두꺼비나 무당개구리,  옴개구리 등의를 먹고 자라며 그것을 머리 뒷쪽의 독샘에 저장해놓고 쓴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젔다는 뉴스가 이슈가 되었다.

 

관련 뉴스 →

http://cyplaza.cyworld.nate.com/news/View.asp?pid=A0&ArticleID=2007020203011834121

 

이 뉴스는 단지 '먹이의 독을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랍토푸스 티그리누스라는 이름을 가진 뱀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라는 내용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이 이름은 학명을 그대로 차용해 마치 이전엔 발견되지 않은 신종이 발견되었다.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는 것 같아 다시금 "학명"의 중요성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명 "유혈목이"혹은 "꽃뱀", 영명 : Tiger Keel Back Snake 로 이미 꽤나 알려진 보통의, 심지어는 흔하기만 한 뱀이 학명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마치 새롭게 알려진 양 일반인에게 회자되는 오해를 풀어주어야 하는 것이 전공자들의 숙제가 아닌가..

라는 해묵은 의문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뭐,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이 글에서 다룰 생물의 축적독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가지 사례가 있다.

 

유혈목이의 경우도 그렇지만, 이는 여타의 독사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는 독을 이용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는, 독이 없는 유혈목이도 있을 수 있고, 또한 이 독을 컨트롤해서 무해하도록 할 수도 있다는 반증이다. 이 반증을 잘 이용하면 해충, 유해생물들을 무해하도록 하는 역학도 가능하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복어"가 있다.

 

복어는 최고급 요리재료로도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독을 가진 생물이다.

 

그렇다. 이 복어도 축적독을 가지고 있다. 

 

복어의 알에서도 독은 발견된다고 하지만, 복어알의 독의 근원도 어미의 영양교환에서 기원한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니 복어알의 독에 대해선 여기서는 복어란 큰 재료로서 함축하겠다.

 

이 복어도 유혈목이처럼 먹이로부터 오는 독을 몸에 축적시키는 것으로 이는 게의 장내 세균, 해양세균, 갯지렁이나 불가사리에서 오는 것이다.

 

이를 축적시켜서 순수 복어독(tetrodotoxin) 한 방울에 사람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청산가리의 1000배에 해당하는 맹독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복어는 그 자원의 가치와 희소성으로 인해 양식으로서의 노력이 계속되어 이제는 양식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양식 시도 과정에서 양식된 복어는 독이 없다란 사실도 발견하게 됐다.

 

관련뉴스 →

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LinkID=1&ArticleID=2005011211350470111

 

 

이는 사료, 혹은 선별된 먹이로 인한 것으로 독이 되지 않는 먹이만을 먹이면 복어도 안전하게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연산에 비해 영양이나 맛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복어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반가운 일일까.

 

물론, "죽음과 맞바꿀 수 있는 맛"을 극찬하는 미식가들에게는 낭만없는 일이겠지만..^^

 

이러한 축적독의 예는 이 외에도 자연계에서는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다.

 

코모도왕도마뱀(통칭 "코모도드래곤")이라 불리우는 한 거대파충류 또한 이러한 축적독의 일례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포악하고도 거대한, 그리고 위협적인 코모도왕도마뱀은 한 지방에서는 여타의 맹수보다도 더 자연계에서 위험한 생물이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군도에만 한정되어 서식하고 있는 생물이지만, 이 코모도왕도마뱀은 냉혈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60KM로 장시간 달릴 수 있는 뛰어난 운동성을 지니고 있고 또한 조용히 숨어있다가 풀 숲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매복형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그 사냥감은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아마 이 동물이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서식한다면 육지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이 되었을 것이다.)

 

이 코모도왕도마뱀은 물리면 치명적인 독으로 인해 그 무서움이 배가 된다.

 

이 독 또한 일종의 축적독으로 썩은 고기를 먹음으로서 인해, 혹은 양치의 개념이 없는 야생동물로서 입 안에 치명적인 독이 있는 세균을 항상 품고 다니며 이 독을 본의아니게(?) 사냥감의 무력화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서움이 전 세계적일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코모도 제도에 사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닐까..

 

사람과는 그다지 유해, 무해의 관계는 없지만 곤충에게서도 이 축적독의 사례는 있다.

 

북미 대륙의 사람들에게는 11만 KM라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이로움을, 그리고 멕시코의 사람들에겐 한 나무에 수십,수천만 마리가 떼를 지어 앉아 월동을 하는 장관을 연출하는 나비, 또한 언젠가부터 일반인에게 유명해진 카오스 이론의 "나비효과"의 주인공이 되는 나비로서도 잘 알려진 황제나비(Monarch Butterfly) 역시 축적독을 가진 유독성 나비이다.

 

이 독을 체 내에 가지고 있어 사람에겐 그다지 유독할 일도 없지만, 새나 개구리등의 천적에겐 아주 위협적인 보호수단이 된다.

 

이 독은 이 나비가 유충 때 먹게되는 먹이식물로부터 오는 것으로 유충 때 이 독을 축적시키기 때문이다.

 

더 찾아 본다면 이러한 축적독의 사례는 굉장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자신이 만들어내는 독으로 더 위험한 생물은 이 사례보다 더 많을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은 역시 독이 있어 위험하냐, 독이 없어 무해하냐.

 

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천성이 착한 생물이 험한 세상을 살기 위해 몸에 독을 지니게 된 것은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얻게된 필요악.. 과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독을 스스로 만들어 내던가, 다른 것으로부터 독을 얻어 그것을 자신의 무기로 활용하던지, 살아남기 위해 얻은 진화와 적응의 산물이란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럼 독을 가진 생물은 과연 어떤 목적으로 이 독을 사용할까?

 

해충이라서? 위험한 맹수라서?

 

라는 인간적인 이유, 인간의 잣대로 이런 생물들을 매도할 수 만은 없다.

 

세상은 약육강식으로서 자신이 살기 위해, 혹은 남을 해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적어도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자신과 자신의 종을 지키기 위한 책임으로 인해, 약자로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라는 반증과 역발상의 논리로 생각해보면 보면 이 세상의 그 어떤 생물도 참 열심히 살아가는 대견한 생명체로구나..

 

라는 생각도 들지 않을까..?

 

물론, 이 세상 모든 "사람"도 그 "생물"에 포함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사진은, 첫번째 설명된 "유혈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