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GO

박상준200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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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OLUTION NO.3'를 읽고 가즈키의 소설에 빠져 버렸다.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성장 소설 ‘69;SIXTY NINE'을 너무나 유쾌통쾌하게 읽었던 나는 군 생활의 활력소가 될 만한 책을 찾아보던 중, 너무나 엽기스럽고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표지를 하고 있는 책을 발견했고 그 책을 통해 가즈키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가 지은 두 번째 소설 ’GO‘를 찾게 되었다. 이미 한일 합작으로 영화가 만들어 졌었고 호평을 들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나에게 아무 느낌도 와 닿지 않았다.


  소설은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경쾌하고 재밌다. 성장 소설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 묘사도 좋다. 심지어 주인공 ‘스기하라’가 일본에서 체제적 억압과 고통을 받고 있는 ‘재일 교포’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즐겁다.


  아들 스기하라를 생각한 아버지의 ‘국적 이동’이나 민족계 고등학교에서 일본의 보통 고등학교로 전학하면서 겪는 ‘매국노’, ‘반역자’로 낙인찍히는 대목, 너무나 사랑했던 사쿠라이에게서 들은 ‘조선인의 피는 더럽다’라는 민족 차별 문제 등 소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일본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아니 ‘가즈키’와 주인공 ‘스기하라’는 현실에서의 일탈처럼 보일 정도로 국가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무국적자의 즐거움으로 무거운 주제, 무거운 문제제기를 비웃듯 가볍게 넘어가고 있다. 때로는 그의 냉소에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그렇듯 결론은 역시 해피엔딩이다. 스기하라와 사무라이가 서로를 이해하며 다시 결합하듯이.

 

2006.7.11 마흔두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