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뒷문이 열리더니 한별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녀를 보고 가장 처음 입을 연건 역시, 수빈이였다.
"박한별, 지금 몇시지?"
"3시‥‥‥ 10분입니다."
"다음부턴 네 애인한테 정확하게 시간보는법부터 가르친 다음에 들락거리게 하던지 하는게 신상에 좋을거야."
옹기종기 앉아있던 신입생들이 쿡쿡대기 시작했다.
"너‥‥‥ 나랑 동갑인데 뒷북 입학한거라며?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 과수석으로 들어왔다니 나이값은 한 셈이로구나."
"‥‥‥."
"과수석도 좋고 다 좋은데‥‥‥, 아까 내가 얘기한거 들었지? 한일대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란 말이다. 시작도 늦었는데, 더 열심히 해야하는 입장 아닌가? 남자친구 사귈 시간 뺄려면 발이 부르트도록 해도 박자맞추기 힘들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수빈의 곁에 서서 자신을 보고있는 3학년들의 눈초리가 거북하리만치 따가웠다.
"‥‥‥ 네‥‥‥."
한별은 속이 좀 상했지만 잠자코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거나 오늘은 자신이 잘못한게 사실이었으므로‥‥‥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만족스러웠는지 수빈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떠올랐다.
"자, 자 그럼. 다들 가서 옷 갈아입고 나와. 내가 간단하게 신입생 환영식 겸해서 한잔씩 살테니깐. 원래 대학교 들어오면 술부터 배워두는거야. 물론 우리는 좀더 조심해야 하는 입장들이긴 하지만 말야."
"캬~ 역시 이수빈, 통큰건 알아줘야해."
수빈을 따라왔던 다른 3학년의 말이었다. 신입생들은 다들 탈의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애인이예요, 언니?"
입학식때부터 친근하게 굴던 슈라는 아이였다.
"누구?"
"아이, 언니도 내숭은~ 아까 꽃들고 들어왔던 그 사람 말이예요."
"아‥‥‥ 풋‥‥‥, 아니야. 그냥 친구야.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정말이예요??"
"그럼 나, 소개 좀 시켜줘요."
한별의 옆에서 옷을 갈아입던 다른 여학생의 말이었다.
"누군지 얘기좀 해줘요~ 진짜 끝내주는 킹카던데~"
애인이 아니라는 말때문이었는지 순식간에 관심이 쏠린 여학생들이 우르르 한별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언니, 정말 아니죠? 와~ 다행이다. 처음 봤을때부터 가슴 두근거려서 혼났다니까요. 나 소개시켜줄거죠? 난 원래 그런 귀공자타입엔 꼼짝못한단 말예요."
"그러지 말고 누군지 얘기좀 해줘요~ 네? 언니~~~~~~"
"내가 알려줄까?"
당황한건지 잠자코 웃고있기만 하던 한별의 뒤로 언제 들어온건지 벽에 기대선 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름, 서.태.웅. 서림대 의예과 3학년. 수석 입학에 3년 내내 장학생 자리를 단 한번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야."
한별이를 둘러싸고 있던 신입생들의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래졌다.
"아~ 아직 놀랄단계는 아니야. 진짜는 지금부터지. 재미있는건 바로 그녀석 백그라운드니깐. 바로 신일그룹의 막내아들이거든. 그런데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정도로 티를 잘 안내. 차도 없고, 다른 잘나가는집 애들 처럼 일주일씩 애인이 바뀌거나 하지도 않지. 실제 대학생활 3년내내 단 한차례도 애인을 사귄 사례가 없을정도야. 하지만 매너가 캡이라 목매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지."
"와, 많이 조사해 보셨나봐요. 선배도 그 사람 좋아하는거예요?"
다른 학생이 물었다.
"풋‥‥‥, 조사라. 너희가 이제 갓 입학해서 모를뿐이지 걔, 우리 학교에서도 명성이 자자해. 서림대 최고의 다크호스인데, 소문이 안날수가 있나. 곧 너희도 귀가 따갑게 들을수 있을거야. 박한별, 너도 느꼈겠지만 아까 내 친구들의 눈길이 그랬던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야. 그중에서도 걔 쫓아다니는 애가 한둘이 아니거든. 뭐, 네 말이 사실이면 지금도 홀몸이란 얘긴데‥‥‥ 실력이 되면 너희중 하나가 낚꿔채도 좋겠군."
수빈이 잠자코 있는 한별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너희 능력이 안되면 내가 먹어도 좋고. 그래도 되겠지, 박한별?"
역시 아무런 말이 없는 한별을 보던 수빈은 곧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며 탈의실을 벗어났다.
"휴‥‥‥ 정말 얄밉다. 저 선배‥‥‥ 한별언니, 괜찮아요?"
"응? 응‥‥‥ 그럼, 괜찮지 않구."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되요. 저 선배, 오래도록 사귀는 사람 있어요."
"그래?"
"네, 우리학교는 아닌데, 소문에 의하면 무슨 뒷세계 건달같은 사람이라는 소리도 있고‥‥‥ 하여튼 매일 학교 끝나면 오토바이로 데리러오는 사람 하나 있더라구요."
"넌 어떻게 그렇게 저 선배에 대해 잘알지? 아까 처음 들어올때도 인사하고 말이야."
"저 선배가 우리 고등학교 출신이거든요. 대단치도 않았어요. 저 언니네 아버지가 지금 국무총리 자리에 계시잖아요."
"아‥‥‥."
"하여튼, 우리 다 조심해야 할거예요. 한번 찍혔다하면 정말 대학생활 내내 고생이라니까요. 고등학교때부터 선배들도 저 언니는 못건드렸어요. 그러니까 4학년도 아닌데 과대표를 맡았죠, 벌써."
"알았어. 그만 쫑알거리고 얼른 옷 마저 갈아입어. 우리가 꼴찌야."
"어머! 정말?"
허둥지둥 가방을 챙기는 슈를 보며 한별이 함빡 웃음을 지어보였다.
"맥주는 배가 불러서 일부러 소주방으로 데리고 왔어. 아직 위스키까지 소화해 낼 위인들은 못되는것 같구 말이야."
수빈의 말에 모두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한가지 밖에 없어. 누가 뭐래도 이 바닥은 실력을 우선으로 한다는거야. 나이, 경력 그딴거 다 필요없어. 중요한건 천부적인 소질과 노력에 달려있지. 선배라고 해서 일부러 져주고 그런건, 내가 용납 못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물론‥‥‥."
소주잔을 치켜든 수빈은 한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후배라고 해서 봐주는것 또한 없어. 승부의 세계에는 철저한 자세로 임한다."
한별이도 잔을 들었다. 그리고 곧이어 모두의 건배소리가 이어졌다.
"한일대 무용과의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자신에게로 온통 쏟아져 내리는 수빈의 눈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별은 잠자코 술잔을 비울 뿐이었다.
[소설] 어/떤/사/랑 ---- 1막 3장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막 3장
드르르륵-.
조용히 뒷문이 열리더니 한별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녀를 보고 가장 처음 입을 연건 역시, 수빈이였다.
"박한별, 지금 몇시지?"
"3시‥‥‥ 10분입니다."
"다음부턴 네 애인한테 정확하게 시간보는법부터 가르친 다음에 들락거리게 하던지 하는게 신상에 좋을거야."
옹기종기 앉아있던 신입생들이 쿡쿡대기 시작했다.
"너‥‥‥ 나랑 동갑인데 뒷북 입학한거라며?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 과수석으로 들어왔다니 나이값은 한 셈이로구나."
"‥‥‥."
"과수석도 좋고 다 좋은데‥‥‥, 아까 내가 얘기한거 들었지? 한일대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란 말이다. 시작도 늦었는데, 더 열심히 해야하는 입장 아닌가? 남자친구 사귈 시간 뺄려면 발이 부르트도록 해도 박자맞추기 힘들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수빈의 곁에 서서 자신을 보고있는 3학년들의 눈초리가 거북하리만치 따가웠다.
"‥‥‥ 네‥‥‥."
한별은 속이 좀 상했지만 잠자코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거나 오늘은 자신이 잘못한게 사실이었으므로‥‥‥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만족스러웠는지 수빈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떠올랐다.
"자, 자 그럼. 다들 가서 옷 갈아입고 나와. 내가 간단하게 신입생 환영식 겸해서 한잔씩 살테니깐. 원래 대학교 들어오면 술부터 배워두는거야. 물론 우리는 좀더 조심해야 하는 입장들이긴 하지만 말야."
"캬~ 역시 이수빈, 통큰건 알아줘야해."
수빈을 따라왔던 다른 3학년의 말이었다. 신입생들은 다들 탈의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애인이예요, 언니?"
입학식때부터 친근하게 굴던 슈라는 아이였다.
"누구?"
"아이, 언니도 내숭은~ 아까 꽃들고 들어왔던 그 사람 말이예요."
"아‥‥‥ 풋‥‥‥, 아니야. 그냥 친구야.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정말이예요??"
"그럼 나, 소개 좀 시켜줘요."
한별의 옆에서 옷을 갈아입던 다른 여학생의 말이었다.
"누군지 얘기좀 해줘요~ 진짜 끝내주는 킹카던데~"
애인이 아니라는 말때문이었는지 순식간에 관심이 쏠린 여학생들이 우르르 한별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언니, 정말 아니죠? 와~ 다행이다. 처음 봤을때부터 가슴 두근거려서 혼났다니까요. 나 소개시켜줄거죠? 난 원래 그런 귀공자타입엔 꼼짝못한단 말예요."
"그러지 말고 누군지 얘기좀 해줘요~ 네? 언니~~~~~~"
"내가 알려줄까?"
당황한건지 잠자코 웃고있기만 하던 한별의 뒤로 언제 들어온건지 벽에 기대선 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름, 서.태.웅. 서림대 의예과 3학년. 수석 입학에 3년 내내 장학생 자리를 단 한번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야."
한별이를 둘러싸고 있던 신입생들의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래졌다.
"아~ 아직 놀랄단계는 아니야. 진짜는 지금부터지. 재미있는건 바로 그녀석 백그라운드니깐. 바로 신일그룹의 막내아들이거든. 그런데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정도로 티를 잘 안내. 차도 없고, 다른 잘나가는집 애들 처럼 일주일씩 애인이 바뀌거나 하지도 않지. 실제 대학생활 3년내내 단 한차례도 애인을 사귄 사례가 없을정도야. 하지만 매너가 캡이라 목매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지."
"와, 많이 조사해 보셨나봐요. 선배도 그 사람 좋아하는거예요?"
다른 학생이 물었다.
"풋‥‥‥, 조사라. 너희가 이제 갓 입학해서 모를뿐이지 걔, 우리 학교에서도 명성이 자자해. 서림대 최고의 다크호스인데, 소문이 안날수가 있나. 곧 너희도 귀가 따갑게 들을수 있을거야. 박한별, 너도 느꼈겠지만 아까 내 친구들의 눈길이 그랬던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야. 그중에서도 걔 쫓아다니는 애가 한둘이 아니거든. 뭐, 네 말이 사실이면 지금도 홀몸이란 얘긴데‥‥‥ 실력이 되면 너희중 하나가 낚꿔채도 좋겠군."
수빈이 잠자코 있는 한별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너희 능력이 안되면 내가 먹어도 좋고. 그래도 되겠지, 박한별?"
역시 아무런 말이 없는 한별을 보던 수빈은 곧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며 탈의실을 벗어났다.
"휴‥‥‥ 정말 얄밉다. 저 선배‥‥‥ 한별언니, 괜찮아요?"
"응? 응‥‥‥ 그럼, 괜찮지 않구."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되요. 저 선배, 오래도록 사귀는 사람 있어요."
"그래?"
"네, 우리학교는 아닌데, 소문에 의하면 무슨 뒷세계 건달같은 사람이라는 소리도 있고‥‥‥ 하여튼 매일 학교 끝나면 오토바이로 데리러오는 사람 하나 있더라구요."
"넌 어떻게 그렇게 저 선배에 대해 잘알지? 아까 처음 들어올때도 인사하고 말이야."
"저 선배가 우리 고등학교 출신이거든요. 대단치도 않았어요. 저 언니네 아버지가 지금 국무총리 자리에 계시잖아요."
"아‥‥‥."
"하여튼, 우리 다 조심해야 할거예요. 한번 찍혔다하면 정말 대학생활 내내 고생이라니까요. 고등학교때부터 선배들도 저 언니는 못건드렸어요. 그러니까 4학년도 아닌데 과대표를 맡았죠, 벌써."
"알았어. 그만 쫑알거리고 얼른 옷 마저 갈아입어. 우리가 꼴찌야."
"어머! 정말?"
허둥지둥 가방을 챙기는 슈를 보며 한별이 함빡 웃음을 지어보였다.
"맥주는 배가 불러서 일부러 소주방으로 데리고 왔어. 아직 위스키까지 소화해 낼 위인들은 못되는것 같구 말이야."
수빈의 말에 모두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한가지 밖에 없어. 누가 뭐래도 이 바닥은 실력을 우선으로 한다는거야. 나이, 경력 그딴거 다 필요없어. 중요한건 천부적인 소질과 노력에 달려있지. 선배라고 해서 일부러 져주고 그런건, 내가 용납 못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물론‥‥‥."
소주잔을 치켜든 수빈은 한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후배라고 해서 봐주는것 또한 없어. 승부의 세계에는 철저한 자세로 임한다."
한별이도 잔을 들었다. 그리고 곧이어 모두의 건배소리가 이어졌다.
"한일대 무용과의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자신에게로 온통 쏟아져 내리는 수빈의 눈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별은 잠자코 술잔을 비울 뿐이었다.
[KIESBEST]
키 - 베 - 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