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7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학생입니다.저희 가족 구성은 아버지, 누나, 저 입니다.지금은 안계시지만, 나머지 한 분, 저희 어머니 얘기를 하려 합니다. 저는 공부와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습니다.오로지 컴퓨터에 앉아 내 케릭터를 키우는데만 열중했었죠.밖에서 노는건 귀찮아서 안했습니다. 공부는 더더욱 귀찮았죠.공부는 오로지 학교 수업만 받고, 학교를 벗어나서는 책 한 번 보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본 배치고사에서 400명 중 250등 정도 했습니다.원래 공부를 안하긴했지만, 이걸 보니 참 한심하더군요.그래서 마음먹고 공부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꾸준히 했습니다. 코피터지게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요.애들 야자 빼먹고 PC방갈때 교실에 남아 야자하고,컴퓨터는 켜지도 않고 꾸준히 했습니다. 1학년 첫번째 모의고사에서 324점을 받았습니다.평균..65점이 안되는 셈이죠.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매일 아침 저를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시고, 매일 밤 저를 데리러 오셨던..저의 어머니를 위해서요. 1학년 네번째 모의고사에서는 429점을 받았습니다.점수가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점수를 많이 올렸죠.애들앞에선 기뻐하는 척 하며 교실을 돌아다녔지만, 사실 화장실 가서 혼자 울었었습니다.이 점수를 우리 엄마가 봤으면 얼마나 기뻐할까..하구요. 저희 어머니는 11월 1일에 돌아가셨거든요.모의고사는 11월 중순 쯤에 봤구요. 저희 누나는, 상당히 철이 없습니다.돈을 물보다 더 헤프게 쓰고, 매일 남자들과 어울려 놀고, 공부는 안 하고..그거에 비하면 전 참 효도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나같은 아들은 세상에 둘도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어머니도 누나와 다투고 속상하면 저에게 의지하셨구요.선생님에게 제 칭찬을 들으면 정말 좋아하셨습니다.무슨 선생님이 니 칭찬을 많이 하더라..라면서요. 누나는 사고를 많이쳤습니다.누구를 때려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느니,어느 학교와 패싸움을 해서 경찰서에 있다느니,선생님에게 대들어서 학교에서 어머니 오시라느니... 성적도 누나는 40점대, 저는 80점대.누나와 저는 같은 중학교를 나왔는데,선생님들도 그러더군요.너는 누나와 정반대다,라면서요. 친척들에게서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우리 문수만한 효자가 없어..라면서요.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매일 아침 저는 6시 50분에 일어납니다.혼자서는 못일어나기에 어머니가 매일 깨워주셨죠.먼저 일어나신 어머니는 밥을 차리시고,제가 씻고나서 밥을 먹으면 어머니는 차를 집앞에 대러 나가셨습니다.밥을 다 먹고 나면 교복을 입고, 밖에 나가면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곤 하셨죠. 7시 20분에 나가서 7시 40분까지 도착하면 딱 알맞게 도착한겁니다. 11월 1일 아침.원래 어머니가 깨워주시는데, 안깨줘주시더군요.시계를 보니 7시 15분. 아, X됐다, 라며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갔습니다.왠지 조용하더군요.누나는 대학에 수시로 합격했기에 졸업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안가고(혹은 늦게가고)아빠는 회사에 가셨던지, 아니면 아예 집을 안오셨던지, 하겠거니 하면서 엄마를 찾았습니다.안방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매일 어머니가 자동차 열쇠를 놓는 곳을 보니 열쇠는 있었습니다.어디 간거야..상당히 짜증났지만, 급했기에 대충 씻고 나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 셋도 같이 태워주셨습니다.걔네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 혼자 가니깐 묻더군요."너희 어머니는?""몰라 없어..아 어디 간거야 이 아줌마.."같이 돈 모아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가기로 했습니다.왠지 미안한 맘이 들어서 애들 앞에서 엄마를 욕했죠. 3교시 국어시간이었습니다.제가 맨 뒷자리인데,의자를 뒤로 젖혀 벽에 기대고 있었습니다.그러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구요.그렇게 아파하고 있는데, 한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저를 찾더군요.참으로 민망한 타이밍에 맞춰오셨기에 어색하게 나갔습니다."제가 넘어져서 부르시는 건가요?""응 넘어져서 부르는거야." 잠시 여기서 기다리시라고 하시더니, 저희 담임 선생님이 수업하시는 반으로 가십니다.그리고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놀라지 말고 들어...어머니가 돌아가셨대." 듣자 마자 웃었습니다.별로 웃기지도 않은 농담인데 말이죠."정말요?" 아무 대답도 못들었고 본부교무실에 갔습니다.가족에게 전화해보라더군요.누나에게 전화했습니다.누나가 울면서 받더군요.무슨일이야..엄마 돌아가셨어..어디냐고 하니깐 경찰서 가는 중인데, 경찰차 안이랩니다.울지마..라고 말하면서도, 제 목소리가 떨리더군요.누나가 너도 빨리 오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잠시 후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같이 경찰서에 갔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무슨 교통사고라도 나신거 같으니, 걱정하지 말고 빨리 가보자..라고..저는 제발 그 말이 사실이길 바랬습니다.들어가보니 누나는 경찰과 얘기를 하고 있고,어떤 아저씨와 딸처럼 보이는(사실은 아버지 직장동료와 누나 친구였지만)아저씨와 여자가 있더군요. 전 보자마자 "너야?"라고 했습니다.어머니 친 게 너냐..라고 물은거죠.선생님이 진정하라고 자리에 앉혔더니, 경찰이 얘기를 해주더군요. 어머니가 자살하셨다구요.원래 자연사의 경우는 상관없지만, 자살인 경우엔 경찰이 관여한다고.. 아빠는 자주 집에 늦게 들어오시곤 했습니다.엄마는 늦게까지 아버지를 기다리셨구요.그러다가 새벽 1시가 넘어가면 엄마는 아빠한테 전화를 했고,아빠는 술에 취해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죠.이런 상황이 잦긴 했지만, 엄마와 아빠 사이는 좋은 편이었습니다.결혼 20주년 때는 징그럽다 징그럽다 하면서도, 같이 식사도 하고 오시곤 했으니깐요. 근데 그날은 달랐나봅니다.어머니가 속상한 일이 있으셨는지, 하루종일 술을 드셨다더군요.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하루종일 마신게 소주 한 병 이랩니다. 11시 까지 자습을 하고 어머니가 절 데리러 오셨습니다.같은 동네 사는 친구 한 명도 같이 탔구요.셋이서 평소처럼 얘기했습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농담등을 주고 받으면서요. 친구는 집앞에서 내려주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머니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제가 어머니에게 말했죠."오늘은 약속했던 얼굴 마사지 해줘."제가 피부 트러블이 심한데, 어머니는 화장품 판매원을 하신 경험이 있으시거든요.어머니는 피곤하니 다음에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저는 엄마에게 뭐라 했죠. 약속도 안지킨다고.엄마는 미안하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왠지 힘이 없으신 엄마를 보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어깨라도 주물러드릴까, 라고 생각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습니다.사실 부모님 어깨 주물러드리는거, 상당히 창피하잖습니까.씻고 바로 잤죠. 참.. 멍청하게도 말입니다. 그날밤 엄마가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화를 냈더랍니다.누나는 아 또 싸워..하면서 귀를 틀어막고 잤고,저는 이미 잠이 들었기에 못들었죠.아빠도 엄마에게 화를 냈구요. 술은 이성적인 사람도 감정적으로 변하게 합니다.가뜩이나 감성적이던 어머니가 술을 드시고..더 감정이 격해지셨겠죠. 엄마는 아빠를 저주하는 유서를 쓰시고,안방 화장실 수건걸이에 넥타이로 목을 메셨습니다. 사실 수건걸이 위치가 낮아서,발이 닿는 정도가 아니라 목을 거기에 멜려면 무릎까지 꿇어야 할텐데,참 신기하게도 엄마는 그걸 해냈더군요.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우리 어머니? 그렇게 병원에 가서 바로 장례식을 치뤘습니다.900명 정도 문상객이 왔습니다.맞절 하느라 무르팍이 다 까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근데 그땐 힘든지 몰랐습니다. 슬픈 감정이 더 컸기에.지금은 가끔씩 계단을 오를때 무릎이 갑자기 아파오곤 합니다. 그때 후유증인진 모르겠지만요. 가끔씩 저는 엄마가 왜 자살하셨나 생각하곤 합니다.힘들어서라면, 내게 의지해도 되는데... 그날밤, 제가 엄마 어깨라도 주물러 드렸다면..엄마는 우리아들..하면서 자살하지 않으셨을까요? 저는 효자가 아니었습니다.우리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못해드렸습니다.존댓말 한 번 안했고, 욕이란 욕은 다했습니다.잘못해놓고선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 안했습니다.문제집산다며 돈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게임을 하기위해 결제를 하다가 한달에 몇십만원씩 나온적도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해본적 있습니다.어머니가 용돈을 주셨을때... 어머니 돌아가신뒤로 다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아버지는 워낙 저희 의견을 받아주셔서 공부하라고 하지 않으셨지만,어머니는 저희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노래를 부르셨죠.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아무도 제재하지 않더군요. 공부를 하는 결과는 금방 나오지 않아도, 공부를 안한 결과는 금방 나오더라구요.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때 평균 69점을 받았습니다.대충..200등 밖으로 다시 밀린 것 같네요. 오늘은 아버지가 일찍오셨다가 다시 일이 있으시다며 나가셨고,누나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뭘하고 돌아다니는지..밖에 나갔습니다.집에는 저와 저희집 강아지 짱이와 뚱이만 있군요.얘네들 밥을 주고 소파에 앉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소파를 애지중지 하셨습니다.소파에 누우면 머릿기름이 베긴다고 베개를 던지셨고,5살짜리 사촌동생이 오줌을 쌌을땐 크게 화를 내지는 않으셨지만 속상해하셨죠.아버지가 안들어오실땐 늦게까지 기다리시다가 소파에서 주무시곤 하셨습니다. 오만생각이 다들더군요.냉장고를 열었더니 소주 한 병이 보입니다.까서 한 잔 마셔봤습니다.언제마셔도 느끼는 거지만, 참으로 쓰더군요.제가 아버지를 닮아서그런지 술이 참 쎕니다.소주 7병까지 마셔봤는데 살짝 취하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오늘은 두 잔 마셨는데 이상합니다.자꾸 눈물 나려고 하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저..취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아직도 아버지 어깨를 주물러 드리지 않습니다.그때 어머니 어깨를 주물러 드리지 않은것이 참으로 후회되지만,아직까지 실천하지는 못하는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역시, 대부분 부모님에게 안마를 해드리지 않으실겁니다.설사 제 허접한 글에 감동을 하셨더 하실지라도요. 감히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저 역시 실천하지 못하지만, 여러분들에게는 제발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오늘 부모님에게 안마를 해드려보세요.우리 아들, 효자네~우리 딸, 효녀네~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시더라도 적어도 흐뭇해 하실겁니다.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지못한,술에 취해 떠들어대는,성적부진아에 입이 거친 한 고등학생의 주사였습니다.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란 말..
저는 2007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학생입니다.
저희 가족 구성은 아버지, 누나, 저 입니다.
지금은 안계시지만, 나머지 한 분, 저희 어머니 얘기를 하려 합니다.
저는 공부와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습니다.
오로지 컴퓨터에 앉아 내 케릭터를 키우는데만 열중했었죠.
밖에서 노는건 귀찮아서 안했습니다. 공부는 더더욱 귀찮았죠.
공부는 오로지 학교 수업만 받고, 학교를 벗어나서는 책 한 번 보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본 배치고사에서 400명 중 250등 정도 했습니다.
원래 공부를 안하긴했지만, 이걸 보니 참 한심하더군요.
그래서 마음먹고 공부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꾸준히 했습니다. 코피터지게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요.
애들 야자 빼먹고 PC방갈때 교실에 남아 야자하고,
컴퓨터는 켜지도 않고 꾸준히 했습니다.
1학년 첫번째 모의고사에서 324점을 받았습니다.
평균..65점이 안되는 셈이죠.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를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시고, 매일 밤 저를 데리러 오셨던..
저의 어머니를 위해서요.
1학년 네번째 모의고사에서는 429점을 받았습니다.
점수가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점수를 많이 올렸죠.
애들앞에선 기뻐하는 척 하며 교실을 돌아다녔지만, 사실 화장실 가서 혼자 울었었습니다.
이 점수를 우리 엄마가 봤으면 얼마나 기뻐할까..하구요.
저희 어머니는 11월 1일에 돌아가셨거든요.
모의고사는 11월 중순 쯤에 봤구요.
저희 누나는, 상당히 철이 없습니다.
돈을 물보다 더 헤프게 쓰고, 매일 남자들과 어울려 놀고, 공부는 안 하고..
그거에 비하면 전 참 효도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나같은 아들은 세상에 둘도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머니도 누나와 다투고 속상하면 저에게 의지하셨구요.
선생님에게 제 칭찬을 들으면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무슨 선생님이 니 칭찬을 많이 하더라..라면서요.
누나는 사고를 많이쳤습니다.
누구를 때려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느니,
어느 학교와 패싸움을 해서 경찰서에 있다느니,
선생님에게 대들어서 학교에서 어머니 오시라느니...
성적도 누나는 40점대, 저는 80점대.
누나와 저는 같은 중학교를 나왔는데,선생님들도 그러더군요.
너는 누나와 정반대다,라면서요.
친척들에게서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문수만한 효자가 없어..라면서요.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매일 아침 저는 6시 50분에 일어납니다.
혼자서는 못일어나기에 어머니가 매일 깨워주셨죠.
먼저 일어나신 어머니는 밥을 차리시고,
제가 씻고나서 밥을 먹으면 어머니는 차를 집앞에 대러 나가셨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교복을 입고, 밖에 나가면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곤 하셨죠.
7시 20분에 나가서 7시 40분까지 도착하면 딱 알맞게 도착한겁니다.
11월 1일 아침.
원래 어머니가 깨워주시는데, 안깨줘주시더군요.
시계를 보니 7시 15분.
아, X됐다, 라며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갔습니다.
왠지 조용하더군요.
누나는 대학에 수시로 합격했기에 졸업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안가고(혹은 늦게가고)
아빠는 회사에 가셨던지, 아니면 아예 집을 안오셨던지, 하겠거니 하면서 엄마를 찾았습니다.
안방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매일 어머니가 자동차 열쇠를 놓는 곳을 보니 열쇠는 있었습니다.
어디 간거야..
상당히 짜증났지만, 급했기에 대충 씻고 나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 셋도 같이 태워주셨습니다.
걔네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 혼자 가니깐 묻더군요.
"너희 어머니는?"
"몰라 없어..아 어디 간거야 이 아줌마.."
같이 돈 모아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가기로 했습니다.
왠지 미안한 맘이 들어서 애들 앞에서 엄마를 욕했죠.
3교시 국어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맨 뒷자리인데,
의자를 뒤로 젖혀 벽에 기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구요.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데, 한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저를 찾더군요.
참으로 민망한 타이밍에 맞춰오셨기에 어색하게 나갔습니다.
"제가 넘어져서 부르시는 건가요?"
"응 넘어져서 부르는거야."
잠시 여기서 기다리시라고 하시더니, 저희 담임 선생님이 수업하시는 반으로 가십니다.
그리고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놀라지 말고 들어...어머니가 돌아가셨대."
듣자 마자 웃었습니다.
별로 웃기지도 않은 농담인데 말이죠.
"정말요?"
아무 대답도 못들었고 본부교무실에 갔습니다.
가족에게 전화해보라더군요.
누나에게 전화했습니다.
누나가 울면서 받더군요.
무슨일이야..엄마 돌아가셨어..
어디냐고 하니깐 경찰서 가는 중인데, 경찰차 안이랩니다.
울지마..라고 말하면서도, 제 목소리가 떨리더군요.
누나가 너도 빨리 오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잠시 후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같이 경찰서에 갔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무슨 교통사고라도 나신거 같으니, 걱정하지 말고 빨리 가보자..라고..
저는 제발 그 말이 사실이길 바랬습니다.
들어가보니 누나는 경찰과 얘기를 하고 있고,
어떤 아저씨와 딸처럼 보이는(사실은 아버지 직장동료와 누나 친구였지만)
아저씨와 여자가 있더군요.
전 보자마자 "너야?"라고 했습니다.
어머니 친 게 너냐..라고 물은거죠.
선생님이 진정하라고 자리에 앉혔더니, 경찰이 얘기를 해주더군요.
어머니가 자살하셨다구요.
원래 자연사의 경우는 상관없지만, 자살인 경우엔 경찰이 관여한다고..
아빠는 자주 집에 늦게 들어오시곤 했습니다.
엄마는 늦게까지 아버지를 기다리셨구요.
그러다가 새벽 1시가 넘어가면 엄마는 아빠한테 전화를 했고,
아빠는 술에 취해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죠.
이런 상황이 잦긴 했지만, 엄마와 아빠 사이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결혼 20주년 때는 징그럽다 징그럽다 하면서도, 같이 식사도 하고 오시곤 했으니깐요.
근데 그날은 달랐나봅니다.
어머니가 속상한 일이 있으셨는지, 하루종일 술을 드셨다더군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하루종일 마신게 소주 한 병 이랩니다.
11시 까지 자습을 하고 어머니가 절 데리러 오셨습니다.
같은 동네 사는 친구 한 명도 같이 탔구요.
셋이서 평소처럼 얘기했습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농담등을 주고 받으면서요.
친구는 집앞에서 내려주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머니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제가 어머니에게 말했죠.
"오늘은 약속했던 얼굴 마사지 해줘."
제가 피부 트러블이 심한데, 어머니는 화장품 판매원을 하신 경험이 있으시거든요.
어머니는 피곤하니 다음에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뭐라 했죠. 약속도 안지킨다고.
엄마는 미안하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왠지 힘이 없으신 엄마를 보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어깨라도 주물러드릴까, 라고 생각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부모님 어깨 주물러드리는거, 상당히 창피하잖습니까.
씻고 바로 잤죠. 참.. 멍청하게도 말입니다.
그날밤 엄마가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화를 냈더랍니다.
누나는 아 또 싸워..하면서 귀를 틀어막고 잤고,
저는 이미 잠이 들었기에 못들었죠.
아빠도 엄마에게 화를 냈구요.
술은 이성적인 사람도 감정적으로 변하게 합니다.
가뜩이나 감성적이던 어머니가 술을 드시고..더 감정이 격해지셨겠죠.
엄마는 아빠를 저주하는 유서를 쓰시고,
안방 화장실 수건걸이에 넥타이로 목을 메셨습니다.
사실 수건걸이 위치가 낮아서,
발이 닿는 정도가 아니라 목을 거기에 멜려면 무릎까지 꿇어야 할텐데,
참 신기하게도 엄마는 그걸 해냈더군요.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우리 어머니?
그렇게 병원에 가서 바로 장례식을 치뤘습니다.
900명 정도 문상객이 왔습니다.
맞절 하느라 무르팍이 다 까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근데 그땐 힘든지 몰랐습니다. 슬픈 감정이 더 컸기에.
지금은 가끔씩 계단을 오를때 무릎이 갑자기 아파오곤 합니다. 그때 후유증인진 모르겠지만요.
가끔씩 저는 엄마가 왜 자살하셨나 생각하곤 합니다.
힘들어서라면, 내게 의지해도 되는데...
그날밤, 제가 엄마 어깨라도 주물러 드렸다면..
엄마는 우리아들..하면서 자살하지 않으셨을까요?
저는 효자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못해드렸습니다.
존댓말 한 번 안했고, 욕이란 욕은 다했습니다.
잘못해놓고선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 안했습니다.
문제집산다며 돈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하기위해 결제를 하다가 한달에 몇십만원씩 나온적도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해본적 있습니다.
어머니가 용돈을 주셨을때...
어머니 돌아가신뒤로 다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워낙 저희 의견을 받아주셔서 공부하라고 하지 않으셨지만,
어머니는 저희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노래를 부르셨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아무도 제재하지 않더군요.
공부를 하는 결과는 금방 나오지 않아도, 공부를 안한 결과는 금방 나오더라구요.
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때 평균 69점을 받았습니다.
대충..200등 밖으로 다시 밀린 것 같네요.
오늘은 아버지가 일찍오셨다가 다시 일이 있으시다며 나가셨고,
누나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뭘하고 돌아다니는지..밖에 나갔습니다.
집에는 저와 저희집 강아지 짱이와 뚱이만 있군요.
얘네들 밥을 주고 소파에 앉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소파를 애지중지 하셨습니다.
소파에 누우면 머릿기름이 베긴다고 베개를 던지셨고,
5살짜리 사촌동생이 오줌을 쌌을땐 크게 화를 내지는 않으셨지만 속상해하셨죠.
아버지가 안들어오실땐 늦게까지 기다리시다가 소파에서 주무시곤 하셨습니다.
오만생각이 다들더군요.
냉장고를 열었더니 소주 한 병이 보입니다.
까서 한 잔 마셔봤습니다.
언제마셔도 느끼는 거지만, 참으로 쓰더군요.
제가 아버지를 닮아서그런지 술이 참 쎕니다.
소주 7병까지 마셔봤는데 살짝 취하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오늘은 두 잔 마셨는데 이상합니다.
자꾸 눈물 나려고 하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저..취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아직도 아버지 어깨를 주물러 드리지 않습니다.
그때 어머니 어깨를 주물러 드리지 않은것이 참으로 후회되지만,
아직까지 실천하지는 못하는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역시, 대부분 부모님에게 안마를 해드리지 않으실겁니다.
설사 제 허접한 글에 감동을 하셨더 하실지라도요.
감히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실천하지 못하지만, 여러분들에게는 제발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부모님에게 안마를 해드려보세요.
우리 아들, 효자네~
우리 딸, 효녀네~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시더라도 적어도 흐뭇해 하실겁니다.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지못한,
술에 취해 떠들어대는,
성적부진아에 입이 거친 한 고등학생의 주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