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out "Notice"

전소라200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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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out "Notice"

 


반짝 반짝  두터운 대기층으로 덮인 금성의 한 벤치에서

한 소녀를 만나다.

 

저기요, 혹시 불 있어요?

엥, 있을 것처럼 보였는데...

아아, 담배피는 사람처럼 보인 게 아니라,

활활 타오를 만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저 뭔가 활활 타올라 보고 싶어서..

사실 뭔가 강렬한 걸 찾고 있었거든요

아주 멀리서 지켜봐도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불 같은 거요

어느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도 꺼지지 않는 그런 불이요

 

아까부터 혼자 앉아있는 당신에게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어요

 

사람 마음을 파고들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뭐랄까, 당신이 여기에서 커피같은 걸 마시는 데

눈이 번쩍 뜨였달까요

에에, 커피요? 에이, 커피를 마시러 온 건 아니구요

 

 

그냥 좀 이야기를 하러 왔을 뿐이에요, 방해가 된 건 아니죠?

헤헷, 그럼 다행이에요

 

불을 키우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요,

아주 작은 불인데

요즘엔 불씨가 잘 안 붙어서

꺼질랑 말랑 해서요.

 

이게요, 땔감을 무작정 넣어준다고 해서

불이 잘 붙는 게 아니거든요.

뭐랄까, 바람이 살랑살랑 불구요,

공기는 약간 건조하고 가벼워야 되요

확확 불이 살아날 수 있도록.

 

불에 날개가 달려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사실 불에 날개가 있다는 건 거짓말이지만요,

바람이 날개처럼 딱 하고 달라붙으면

어디로든 날아가서 활활 타올라요

 

그 불꽃은 어떤 형태의 '아픔'일지는 몰라도

무척 아름다워서,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의 눈을 멀게 한데요.

 

저도, 제 불씨가 아름답게 타올랐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눈을 멀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단 몇초간이라도 눈길을 빼앗길 정도로 말이에요.

 

지난번에, 자그마한 촛불을 켜놨었는데

작은 한숨 한 번에 날아가 버렸지 뭐에요,

잠깐 눈을 돌린 사이에, 사라져버렸어요.

 

이런 얘길 왜 하냐구요?

 

사실은 아까 당신의 품 안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아주 조그마한 촛불 하나를 발견했거든요

 

관리 잘 하시라구요-

 

지나가는 행인이 발견하고

훅, 불어버릴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