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최영호2007.02.26
조회35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여러분, 다음 글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다음 글은 필자가 작년 3월 은빛노을님의 “무이당”(http://blog.joins.com/khs0255)에 실린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는가?”를 전재한 것입니다(늦게 만든 블로그에는 소개되지 않았음).


 은빛노을님은 64세로 경기도 어느 시골에 집을 짓고 아내와 단 두 분이 소박하게 살아가시는 건축사입니다.


 쓰시는 글마다 너무 가슴을 울리고 아내와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자보다 수십배나 되어 가끔 그 분의 블로그를 찾아갔었는데 작년 10월 이후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겨울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그 분에게 온라인으로 쪽지를 보냈으나 10일이 지나도록 그분이 쪽지를 읽지 않아


 일본에 있는 아드님에게 다니러가 금쪽같이 여기는 소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혹시나 평소에 몸이 약하시다는 부인께서 병환중은 아니신지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분의 아이디로 검색을 하였더니 공교롭게도 다른 곳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곳에는 최근까지 글을 쓰고 계시더군요


 알고보니 최근에 내시경 검진 결과 직장암으로 내일 입원하여 수술을 하신답니다.


 필자는 그분의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릅니다.


 허지만, 아내를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많이 사랑하고, 자식과 손녀를 아끼는 그분의 마음을 필자는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그분의 건강을 빌면서

그분의 글을 다시 싣습니다.


 여러분, 그 분의 블로그에 가셔서 한 번 가슴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은빛노을님의 블로그는 http://blog.joins.com/media/index.asp?uid=khs0255

그리고 http://blog.chosun.com/blog.screen?blogId=15440 입니다.

(‘07. 2. 26.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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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은 그리운 것인가?


어느 시인은 "지나간 것은 그리운 것이다" 라고 말했었다


그래도 많은 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도 요즘 들어 지난날들을 관조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을 보면 삶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 그 빈도가 변하는 가보다


삶은 어느 누구에게도 공평한 공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란 결론을 내리게 함도 지난날을 돌아다보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이유이다


자신의 살아온 시간들 속에 진중하지 못한 시간들은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반론이 될 수 있다


진중하지 못한 삶이란 것은 지난 날이 되어 후회되는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후회가 되는 것이라도 그리운 것인지는 모른다


"그때 그러지 않고 이렇게 했다면 지금 더 좋을 것을.."


만감이 스치는 나이가 되면 온갖 지난일들이 지나간다


짦은 세월이라 말하지만 그 세월 속에 결정하고 실행하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며 이어지는 시간은 쌓이고 쌓이면서 연륜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로 인한 행과 불행 이라는 결론을 가슴에 담는다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오늘의 행복이 내일의 불행을 불러 올수있고 오늘의 불행이 내일의 행복을 불러 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나이에 무엇을 더 바라며 사느냐 곁을 바라보라 하며 욕심이 많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각각의 삶속에는 또다른 각각의 고민이 존재한다


"내일 죽는다고 생각한다면 뭔 고민이 더 나겠느냐?" 며 아내는 나에게 말했다


그러나 내일 죽음이 온다는 것을 아무도 생각지 않으며 사는 사람들이 죽음을 생각한다면 그역시 말도 안되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내가 살아온 날들 은 그래도 행복한 날들이었다

맨손으로 이룬 지금의 모습으로 곁에 나를 아는 사람들은 성공한 삶이라 말한다


그러나 지나온 자신의 삶을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것은 흐르는 시간 속에 잠겨 흘러온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지 못함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자신의 삶이 활발했고 성취감 역시 컸으며 모든 것이 이글거리는 용광로 처럼 영원히 유지될 것이라는 허망한 과욕이 소리없이 변하고 흐르고 변하는 인생의 모습을 잠시 잊은 탓도 있다


어느새 자신이 서있는 자리는 멀찌감치 밀려있고 자신이 서있는 자리는 새로운 세대가 차지하고 그 차지한 자리에서 자신이 구가 하던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또한번 세월의 무상을 경험하게 된다


내 분신인 내 자식이 같은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고 미완의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초조하고 안타까움으로 조바심을 내는 시기도 이때이다


무에서 유를 만들려 부단히 애를 썼던 자신의 모습은 이미 지나간 세월 속에 추억일 뿐이다


"제 팔자 대로 제 복 대로 사는 거..." 라는 거 라며 좀더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갈 것 이라고  바라는 마음이 작은 위안이다


참 빠르게 세월은 지나갔다


내 곁에 오고싶어 하든 많은 사람들은 어느새 멀찌감치에 서서 외면한듯 제 삶을 누리고 지난날의 작은 추억마저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지나가버린 수많은 시간들은 열심히 살아온 것만으론 성취감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잊고 지나온 그 순간들 속에 서 그것을 이룩하려고 도전하며 노력했던 일들이 지금 생각하면 후회의 빌미를 주고 있기도 하고 그 노력을 좀 더 다른 쪽으로 옮겼거나 하지 않았으면 지금 더 만족하는 결과를 초래 하였을 거란 결론을 생각해 냄 역시 앞일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온 날들을 반추해보는 시간이 많을수록 후회가 되는 것들만 돋보인다


"그때는 그래도  살맛이 나고 그것을 성취함이 행복이었고 좋았다" 는 생각에서 멈춘다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지난날들의 행복한  일과 불행한 일들을 그리워한다


지난시간을 되돌리기 어려운 것이지만 후회 하며 안타까워 하는 것 보다는 그리워하며 즐기는 것이 오히려 더 유익하다


지금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있는 것들은 이미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나 혼자만의 안타까운 기억일 뿐이고 나 혼자만의 결정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참 좋았다" 며 밝은 색을 칠하고

"그때는 참 괴로웠다" 어두운 색을 칠한다


인생은 파란만장의 캔버스다

수많은 색들이 칠해지고 지워지고 덧칠을 해진 아직은 미완의 그림이다


마지막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붓을 놓을 때 그 그림의 가치가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닌 많은 세월이 흐른 후에 그 가치를 평가받게 되는 수많은 그림 중에 하나이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안타까워하고 진저리 치듯 경멸하며 공포에 떨고 불안해하며 좌절의 눈물을 흘리고 환희의 비명을 지르며 살아온 날들이 그래도 그립다


다시는 생각지않고 싶은 시간도 다시 가고싶은 시간도 모두다 소리없이 흘러간다


지금부터는 오래 그리워 할 일들을 만들며 살아야겠다

좋은 생각만하고 좋은 말만하고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세월을 반기며 살아야겠다


모두 자신이 짊어진 전생의 업(業)이므로 거절할 수 없는 인연의 길이다


추신:

아들아 딸아

아버지는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후회되는 일도 있고 보람있는 일도 많이 있었다

너희들이 사는 세월도 힘들고 어려운 세월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흘러보낸 시간들이 되돌아보았을 때 아깝지않게 열심히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며 살거라


내일 생각할 때 보람된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지난 일들을 더 많이 그리워하며 살 수 있는 세월을 갖게 되길 바란다


사랑한다


너희도 오래오래 사랑하며 그마음 변치말게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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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님이 내일 수술을 위해 입원하기 전인 오늘 오전에 쓰신 “한숨 자고나서”라는 글입니다.


님의 승낙없이 그냥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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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자고 일어난 듯

기지개 펴고 일어나


봄오는 소리 듣고


환한 햇살

눈부시게 빛나는 거 보고


가슴 저리도록

그리운 사람들

만나러 올께


사랑해


그래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어


한숨 자고

기지개 펴듯 쉼 한번 크게쉬고


다시 올께


저렇듯

봄이 오는 데

그냥 갈수 있나


기다려줘


다시와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봄꽃처럼 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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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분에게도

병마는 사정을 봐주지 않는군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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