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이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진지고 큰 강물이 비로써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가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부르게 하리라. -이육사(1904~1944)
광야
까막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이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진지고
큰 강물이 비로써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가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부르게 하리라.
-이육사(1904~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