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애비도 없냐?

심재영200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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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애비도 없냐?


세상 참 많이 변했구나

이건 아닌데,

정말 이건 아닌데..

 

아들벌 되는 청년은 쇼핑하던중 한숨 돌리기 위해 담배 한가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그래, 저놈도 부모가 주는 돈일지 지가 벌은 돈일지

암튼 돈 한움큼 쥐고 이 늦은 밤에 한꺼풀 몸 덮어줄 천조각

사러 왔겠지 하는사이

청년은 마라톤 선수의 폐를 가졌는지 단숨에 담배를 쭉 빨고

불똥을 떼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우측 10미터에 있던 쓰레기통을 외면하고 꽁초를 바닥해 버린다.

입에서 나오는 걸쭉한 액체를 특별선물로.

 

어디서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아버지벌의 청소부 아저씨는

그렇게 아들벌의 청년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를 집어들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쓰레기봉투 속으로 군말없이 주워담으셨다.

 

버리는 청년

줍는 아저씨

 

돈쓰는 청년

돈버는 아저씨

 

우리 모두 잠들었을 새벽2시에

서울 한복판에서는 그토록 비윤리적인

흑과백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참 더러운 세상,

세상과의 단절이 이미 익숙해지신 것인지

말할 가치가 없음을 깨달으신건지

청소부 아저씨는 아무말씀이 없으셨고

그렇게 얼굴에서도 아무 표정도 읽을수가 없었다.

 

세상 많이 변했구나...

이건 아닌데..

정말 이건 아닌데...

 

넌, 너가 피고 버린 담배꽁초 니 애비가 줍게 할래?

넌,

애비도 없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