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국내외의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국군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문제가 마침내 결정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 지난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오는 2012년 4월 17일까지, 그동안 한미 연합사령부가 행사해 온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으로 완전히 넘긴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합의를 둘러싸고서도 국내외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연합체제보다 결속력이 약한 공동방위 체제에서 과연 이전만큼의 효율적인 군사협조가 이루어질 것인가?", "과연 미국이 앞으로도 성실히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외에도 눈에 띄는 것은 "유사시 미군의 전력증원이 유지된다고 해도, 그 규모는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비판이다.
현행 작전계획 5027에 따르면, 북한이 전면남침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개전 1~2개월 안으로 최대 69만명의 증원병력을 한국에 제공하게 되어있다. 구체적으로는 미 육군 2개 군단, 해군 항공모함 5개 전단 소속의 전투함 160여척, 공군의 항공기 약 2000대, 그리고 해병 원정군 2개 등으로 미 해군의 40%와 공군 50%, 그리고 미 해병대 70%에 해당한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이들 증원군을 주축으로 북한의 침공 격퇴는 물론, 북한 영토로 반격까지 하여 한국 주도의 통일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을 세워온 것이다. 그런데 미 증원병력 규모가 줄어든다면 그런 전략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지적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 아직도 북진통일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군...'
사실 북진통일은 한국군의 오랜 숙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의 침략을 일거에 역전시키고, 압록강까지 도달했으나 중국군의 개입으로 다 이루었던 통일의 꿈을 포기하면서 휴전에 머물러야 했던 아픈 과거는 이러한 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오늘날 국군의 날이 10월 1일인 것도 바로 북진이 개시된 날을 기념한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제 한국군이 북진통일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아울러 '69만의 대규모 미 증원군'과 '한국 주도의 통일 완성'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에 가려져 있던 기존 작전계획 5027의 문제점을 더 이상 외면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우선 작전계획 5027에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규모의 미 증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휴전선 전방지대를 비롯한 수도권 이북에서 북한의 침공을 막는 소극적인 방어 임무에만 국한되어 있다. 문제는 69만 병력이 전부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1개월이 넘으며, 한반도에 증원된 후 부대재편과 실전계획까지 세우려면 실제적인 전력 동원은 그보다 더 걸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한국은 대부분의 영토가 초토화되고, 상당수의 인명손실을 입은 후일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해서 사후약방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전 세계에 수십만 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고 있는 소위 세계경찰 국가다. 현재만 해도 이라크의 전후 치안문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잔당소탕, 그리고 이란의 핵개발 문제 등으로 인해 아랍 지역에 다수 병력이 대기 중이다. 만일 아랍에서 또 다시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은 작전계획 5027에 약속된 69만 병력을 제대로 보내주고 싶어도 보낼 여유가 없어진다. 이미 미국은 '2개 지역에서의 전쟁 동시 승리'를 위한 윈-윈 전략을 폐기한 지 오래다. 지난 2003년의 제2차 걸프전쟁에서 동원된 미군 병력도 30만명 이하였으며, 그 중 육군은 15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진통일을 유사시 군사전략의 최종목적으로 설정할 경우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적대시, 압살정책에 맞서기 위한 자위권'이란 구실로 대규모의 군사력과 대량살상무기를 고집할 명분을 유지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북진 과정에서 6.25 전쟁에서와 같은 주변 강대국, 특히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오히려 한국 주도의 통일가능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요컨대 기존의 작전계획 5027에서 얻을 것은 북진통일이겠지만, 그 대가로 한국에 막대한 인적, 물적, 외교적 손실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전략인지 재고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작전계획 5027을 대체할 한국의 독자적인 군사전략, 그리고 미국과의 공동작전계획은 북진통일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 대신 미 증원군이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전쟁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북한의 장거리포와 탄도미사일 기지 등을 탐지, 공략할 수 있는 '능동방어'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북한의 악명높은 '벼랑 끝 전술'을 가능토록 하는 수단인 주요 비대칭전력들을 철저히 제거하고, 북한이 두 번다시 한국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본 목적은 달성된다. 이는 전쟁 이후의 남북한 관계 주도권을 한국이 완전히 장악하도록 보장하며, 갑작스런 북진, 흡수통일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도 있다. 주변 강대국의 개입 여지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새로운 전략에서 미 증원병력 소요는 '최대규모'가 아닌 '꼭 필요한 전력이 올 수 있는 시간의 단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북진통일이 더 이상 최종목적이 아니라면 증원군에서 육군 비중은 과감히 축소하고, 대신 주일미군을 비롯한 태평양 이내의 미 해군, 공군 배치를 강화해서 이들이 가능한 한 개전 직후 재빨리 투입될 수 있게끔 전력운용을 개선해야 한다. 어차피 북한은 낙후한 경제력때문에 전투력의 지속능력이 떨어지므로, 개전 직후의 신속제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최근 미국이 태평양 괌에 핵잠수함, 장거리 폭격기, 무인정찰기 등의 배치를 증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곳은 폭격기로 5시간만에 한반도로 전개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과 새로 작성될 군사전략이 북진통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보다 효과적인 성격으로 탈바꿈되길 기대한다.
북진통일은 없다
2년 동안 국내외의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국군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문제가 마침내 결정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 지난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오는 2012년 4월 17일까지, 그동안 한미 연합사령부가 행사해 온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으로 완전히 넘긴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합의를 둘러싸고서도 국내외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연합체제보다 결속력이 약한 공동방위 체제에서 과연 이전만큼의 효율적인 군사협조가 이루어질 것인가?", "과연 미국이 앞으로도 성실히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외에도 눈에 띄는 것은 "유사시 미군의 전력증원이 유지된다고 해도, 그 규모는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비판이다.
현행 작전계획 5027에 따르면, 북한이 전면남침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개전 1~2개월 안으로 최대 69만명의 증원병력을 한국에 제공하게 되어있다. 구체적으로는 미 육군 2개 군단, 해군 항공모함 5개 전단 소속의 전투함 160여척, 공군의 항공기 약 2000대, 그리고 해병 원정군 2개 등으로 미 해군의 40%와 공군 50%, 그리고 미 해병대 70%에 해당한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이들 증원군을 주축으로 북한의 침공 격퇴는 물론, 북한 영토로 반격까지 하여 한국 주도의 통일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을 세워온 것이다. 그런데 미 증원병력 규모가 줄어든다면 그런 전략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지적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 아직도 북진통일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군...'
사실 북진통일은 한국군의 오랜 숙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의 침략을 일거에 역전시키고, 압록강까지 도달했으나 중국군의 개입으로 다 이루었던 통일의 꿈을 포기하면서 휴전에 머물러야 했던 아픈 과거는 이러한 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오늘날 국군의 날이 10월 1일인 것도 바로 북진이 개시된 날을 기념한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제 한국군이 북진통일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아울러 '69만의 대규모 미 증원군'과 '한국 주도의 통일 완성'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에 가려져 있던 기존 작전계획 5027의 문제점을 더 이상 외면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우선 작전계획 5027에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규모의 미 증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휴전선 전방지대를 비롯한 수도권 이북에서 북한의 침공을 막는 소극적인 방어 임무에만 국한되어 있다. 문제는 69만 병력이 전부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1개월이 넘으며, 한반도에 증원된 후 부대재편과 실전계획까지 세우려면 실제적인 전력 동원은 그보다 더 걸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한국은 대부분의 영토가 초토화되고, 상당수의 인명손실을 입은 후일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해서 사후약방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전 세계에 수십만 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고 있는 소위 세계경찰 국가다. 현재만 해도 이라크의 전후 치안문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잔당소탕, 그리고 이란의 핵개발 문제 등으로 인해 아랍 지역에 다수 병력이 대기 중이다. 만일 아랍에서 또 다시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은 작전계획 5027에 약속된 69만 병력을 제대로 보내주고 싶어도 보낼 여유가 없어진다. 이미 미국은 '2개 지역에서의 전쟁 동시 승리'를 위한 윈-윈 전략을 폐기한 지 오래다. 지난 2003년의 제2차 걸프전쟁에서 동원된 미군 병력도 30만명 이하였으며, 그 중 육군은 15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진통일을 유사시 군사전략의 최종목적으로 설정할 경우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적대시, 압살정책에 맞서기 위한 자위권'이란 구실로 대규모의 군사력과 대량살상무기를 고집할 명분을 유지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북진 과정에서 6.25 전쟁에서와 같은 주변 강대국, 특히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오히려 한국 주도의 통일가능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요컨대 기존의 작전계획 5027에서 얻을 것은 북진통일이겠지만, 그 대가로 한국에 막대한 인적, 물적, 외교적 손실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전략인지 재고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작전계획 5027을 대체할 한국의 독자적인 군사전략, 그리고 미국과의 공동작전계획은 북진통일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 대신 미 증원군이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전쟁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북한의 장거리포와 탄도미사일 기지 등을 탐지, 공략할 수 있는 '능동방어'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북한의 악명높은 '벼랑 끝 전술'을 가능토록 하는 수단인 주요 비대칭전력들을 철저히 제거하고, 북한이 두 번다시 한국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본 목적은 달성된다. 이는 전쟁 이후의 남북한 관계 주도권을 한국이 완전히 장악하도록 보장하며, 갑작스런 북진, 흡수통일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도 있다. 주변 강대국의 개입 여지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새로운 전략에서 미 증원병력 소요는 '최대규모'가 아닌 '꼭 필요한 전력이 올 수 있는 시간의 단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북진통일이 더 이상 최종목적이 아니라면 증원군에서 육군 비중은 과감히 축소하고, 대신 주일미군을 비롯한 태평양 이내의 미 해군, 공군 배치를 강화해서 이들이 가능한 한 개전 직후 재빨리 투입될 수 있게끔 전력운용을 개선해야 한다. 어차피 북한은 낙후한 경제력때문에 전투력의 지속능력이 떨어지므로, 개전 직후의 신속제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최근 미국이 태평양 괌에 핵잠수함, 장거리 폭격기, 무인정찰기 등의 배치를 증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곳은 폭격기로 5시간만에 한반도로 전개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과 새로 작성될 군사전략이 북진통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보다 효과적인 성격으로 탈바꿈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