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으로

김광섭2007.02.28
조회35
◎ 주행기록

 주행구간:서울-평택
 주행거리:78.03km
 평균속도:13.6km/h
 최고속도:43.9km/h
 주행시간:5'44'16"

 

◎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행1일째]

시원한 바람이 내몸을 어루만지듯이 지나가고
세상 풍경들이 담배연기 번지듯이 내 눈앞에서 사라져간다.
난 지금 충분히 자유롭다.

♪상쾌한~ 내 샤워같은 소리로~ 이 메마른 널 위해~ 비를 내려 적시네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래 꿈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대한민국을 누비는 꿈.
지금 시간은 새벽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은 오전 6시 30분.
자전거 세계일주를 위한 예행연습인 전국일주를 시작하기로 한 날이다.
어젯밤에 잠자리에 들땐 그렇게 잠이 안오더니...
결국 조금 졸린 컨디션이다.
알람의 가삿말처럼 샤워를 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7시 30분에 신림역 5번출구에서 효만이를 만나기로 했다.
(여기서 잠깐! 효만군은 나와 함께 전국일주를 하기로 인터넷에서 만난 동네 동생이다.)


내가 집을 비울 1달동안 우리집에 머물 나의 고등학교 동창 주일이와 은숙이가
내 여행의 첫 배웅을 해준다.

은숙 : 정말가?

광섭 : 그럼!

은숙 : 할튼 대단해~

주일 : 몸 조심하고 임마!

광섭 : 알았어! 종종 연락할게!

주일/은숙 : 그래 잘 갔다와~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전에 한컷!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서서히 페달을 밟았다.


날씨는 화창하니 역시 여름의 이시간대에는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신림역 5번출구에 도착. 아직 효만군이 보이지 않는다.
설마...하고 생각하는 순간 효만군이 나타났다.
우리는 지도를 보고 남부순환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전거 뒤에 트레일러를 효만군은 페니어를...
우리의 모습은 출근시간대의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남부순환로
수도 서울의 남쪽에 동에서 서로 길게 닦아놓은 자동차도로.
너무 많은 차들의 위협과 매연과 맞서 우리는 첫 목적지인 평택을 향해 페달을 밟아나갔다.
한번에 평택까지 쉬지 않고 달리기에는 여행 첫날인 우리에게 무리.
2시간정도에 한번 꼴로 10~15분정도씩 휴식을 취하면서 달리기로 했다.
수도권의 여행길은 정말 볼게 없다. ㅡ_ㅡ;

점심시간즈음에 수원에 도착.
우리는 수원에 왔으니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보고 가기로 했다.
수원성을 지나서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순간 허기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 이놈의 배는 참 정직하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무더위와의 싸움에 지친 우리는 시원한 냉면을 먹기로 했고
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한 냉면집으로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이 실내를 초가을로 유지해주고 있는 냉면집은 그야말로 낙원이었다.
칡냉면 한그릇을 후딱 비워내고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해 시간을 좀 때워본다.
그러면서 슬쩍 타파통에 김치좀 달라고 해서 저녁에 먹을 반찬도 준비 ㅇㅋ!
(혹시 그 근처에 가실 분들은 가서 고맙다고 좀 전해주세요!)

그렇게 배가 부르게 먹고 나와서 시계를 보니...
허거거걱!
뭐냐? 12시도 안되었다. ㅡ_ㅡ;
아침을 부실하게 먹고 출발한 우리는 12시가 뭐냐? 11시도 되기전에 이미 배가 고팠던거다.
등짝을 화끈하게 익혀주던 내리쬐는 태양과 흐르는 땀이 증발되어 버리도록 올라오던 아스파트 복사열...
그래도 우리가 누구더냐?
군대도 갔다온 대한의 아들들이 아니던가?
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더위에 바로 항복하고 쉴곳을 찾아나섰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바로 수원 원천유원지.
자세하게 둘러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보트도 탈 수 있고 들은바에 의하면 캠핑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
자세히 둘러볼 여유따윈 우리에게 없었다.
굶주린 하이에나가 썩은 고기를 찾아 헤메이듯이
우리는 그늘진 쉼터를 찾아 헤메였고 드디어 그럴싸한 장소를 찾아냈다.
나무덩쿨이 우거져 그늘진 벤치아래에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낮잠모드로 들어갔는데..

혈액형a형의 소심함인지...
나이를 먹고 먹어 낯선사람에 대한 불신때문인지...
내 자전거와 여행용품들에 대한 강한 애착때문인지...
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ㅜ0ㅜ
노트북을 꺼내 여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해두고 누워서 눈만 감을채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 흘러 어느덧 3시가 되었고 우리는 다시 페달을 밟았다.


평택을 가기 위해 다음으로 우리가 접어든 도로는 바로 1번국도.
비상시에는 활주로로 사용된다는 이 도로에 차가 별로 없었다.
이따금씩 지나가는 차들은 마치 카트라이더에서 부스터를 단 것처럼 초!빠르게 지나갔다.
근데...왜 이렇게 더운거냐?
그늘 하나 없는 1번국도.
남쪽으로 내려가는 1번국도라 가로수의 그늘도 모두 우리를 배신했다. ㅠ0ㅠ
아스팔트 복사열과 내리쬐는 태양열의 협공으로 내 얼굴은 불과 반나절만에 출발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타버렸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전 사진과 피부색을 비교해보세요!

 

 

그렇게도 무더운 1번국도를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 이정표에 평택이란 반가운 2글자가 보인다.

사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평택이 아니라 안성이었다.
안성...
나의 모교 동아방송대학이 위치한 곳.
학교도 둘러보고 후배와 동기들도 만나보러 갈 예정이었다.
물론 가면 인근 원룸에 살고 있는 후배들의 도움도 살짝 받을 심산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토요일이다.
그렇다. 대학은 토요일에 학생들이 없다.
물론 방학이라 원래 학생들이 없긴 하지만 우리 dbs는 방학때 합숙이라는 것을 한다.
참고로 dbs는 동아방송대학 방송국으로 내 대학생활 추억의 대부분이 여기서 만들어졌다.
핸드폰을 켜고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어쩌죠? 저 집에 왔는데...."

"진작 전화하고 오지. 나 학교에 없다."

ㅡ_ㅡ;

학교에 사람만 있었어도 늦게도착해도 쉬기 편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 우리는 이정도 속도로 도착해서 쉴만한 곳으로 평택을 선택한 것이다.


도로의 매연을 모두 들여마시며 드디어 평택에 도착했는데...
어디에 캠핑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초등학교에 가서 쉬기로 하고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 페달을 밟았다.

시 외곽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발견.
그래! 저기다 싶어서 학교로 들어가보니 많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뛰놀고 있었다.
학교 수위아저씨께 허락을 맡으려고 했는데...
안 계신다. ㅡ_ㅡ;
게다가...
운동장 구석에 위치한 수돗가는 바짝 바짝 말라있었다.
그렇다. 방학기간에 수도세를 아끼기 위하여 수도를 끊어놓은 것이었다.
밥도 해먹어야 하고 씻어야 하는데 난감한 상황이다.
인근 상가에 가서 씻고 물을 좀 길어와 밥을 해먹을까 하다가
효만군이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고 오겠다며 정찰을 떠났다.

아까 지나올때 아파트 단지내 공원을 보았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 그냥 지나쳤기 때문.
잠시후 효만군은 아파트 단지내 공원에는 식수와 화장실 그리고 캠핑할 만한 잔디밭도 있다고 했고
우린 주저할 것 없이 그곳으로 갔다.

이 공원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관공서에서 수질검사까지 하는 그런 식수가 나오는 곳.
늦은 밤까지 운동을 하는 마을 주민들 속에서 우리는 주섬주섬 텐트와 식기도구를 꺼내
저녁을 해 먹었고 화장실에서 스릴넘치는 샤워까지...


생각했던것 보다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의 전국일주.
여행 1일째 나의 하루는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출처 : www.osava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