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눈물과 졸업식

양정숙2007.03.01
조회116
선생님의 눈물과 졸업식


 

 

지난 수요일 드디어 딸이 중학교 졸업을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졸업식에 학생이 먼저 가 앉아 있고 축하

 

해 주러 가족들이 좀 나중에 가는게 자연스러운 모습일

 

텐데 이거 원 누가 졸업생인지 누가 축하객인지 졸업식

 

날 아침까지도 늦게 일어나 함께 차를 타고 졸업식장

 

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건 그렇다치고 얼굴에 살짝 파우더까지 바르고 서클

 

렌즈에 아이라인까지 그리고 빨리 어??/FONT>되고 싶어 안

 

달인 아이 모습을 보니 이걸 어떻게 말리겠나 하는 생

 

각이 들더군요.

 

사춘기 소녀 특성을 아이 입장에서 너그럽게 받아주고

 

공감( 전문용어로 공감적 이해라고 배웠는데..) 해 줘야

 

내가 배운 상담교육의 효과가 있는 건데, 어이없는 비

 

웃음과 왜 눈에 확 뜨이게   좀 더 진하게 그리지 그랬

 

느냐면서 내 입장과 내 기분대로 핀잔을 주고나니돌아

 

오는 건 아침부터 기분 상하는 말들과 느낌뿐이었어요.

 

사실 선생님께 칭찬만 듣던 큰 애와는 달리 3년 내내

 

지각대장에다가 선생님께 찾아가서는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을 해야 하는 처지였기에 졸업식에 가는 것도 그다

 

지 즐거운 기분만은아니었지요.  우리 아이에 관한

 

한 선생님의 지친 표정을 또 다시 보게 되는 것이 제게

 

는 또하나의 고통이었으니까요.  얼마전 개인적인 일

 

로 학교를 찾아 갔을 때의 선생님의 지치고 힘든 표정

 

이 우리 아이 때문에  힘드신 상황을 짐작하고도 남게

 

해 주었지만 사실은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설사 그것이

 

거짓말일지라도  단 한가지 만이라도 우리 아이에 대한

 

칭찬의 말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지요.  우리아이가

 

지각도 잘하고 게다가 고분고분 하지않고 잘 대들며, 

 

 떠들고 이런 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한가지라도 잘하

 

는 것이 있었을 텐데.   하도  아이에 대한 힘든점만 계

 

속 들어야 하다 보니 선생님의 기분은 이해 할 수 있었

 

지만 저도 고통스러웠던것 같아요.그날은 아예 아이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제가 학교에 찾아간 

 

 용건에 대해서만 처리해 주실 뿐이었지만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지치고 피곤하셔서 더 이상 아무 말씀도 못

 

하시는 선생님을 보고는 몸둘 바를 몰랐었어요.  선생

 

님 많이 힘드시죠?  이런 말조차 너무 가식적이거나 일

 

상적인 말로 들릴 것 같아 저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어

 

요.  하지만 말이 없어도 그냥 서로 알 수 있는 뭐 그런

 

느낌들이 내재해 있었다고나 할까?

 

큰아이는 선생님을 찾아 갈 때마다 선생님들의 침이 마

 

르도록 칭찬을 들어 오히려 제가 민망할 정도였고 졸업

 

식순에 이름 몇개는 올라가 있었는데 그건 아니어도 이

 

렇게 불편한 기분으로졸업식에 가게 만들다니.... 이

 

런 불만들이 아이에게 더 잔소리를 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는지도모르겠어요. 

 

이런 불편한 기분을 큰 애에게 말했더니 큰아이가 그럽

 

니다.

 

엄마 그런건 내가 다 했으니까 충분하잖아요?  오늘 수

 

업있는 날도 아니고 그냥 놔두세요.

 

뭘 더 바라세요?  속물 같은 내 모습이 제 자신도 싫더

 

군요.

 

1학년 때 합창부에 들어 도 교육청 표창을 받아서 인지

 

유일하게 특기상을 하나 받았는데아침의 기분과는 달

 

리 기특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 하더군요.무던히도 지

 

각하고 사춘기를 유난하게 보내서 3년 내내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아이였고 특히 2,3 학년 담임 선

 

생님이 힘드셨지요.  졸업장을 일일히 나누어 주시고

 

우리애와는특히 길게 무슨 말인지 주고 받으시더군

 

요.   서로 많이 싸우고 관계도 여러번 악화되고 상처

 

를 많이 주고 받았으니 왜 할말이 없었겠어요.  이제 다

 

끝났습니다.  돌아가도 좋습니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자 저는 아이를 선생님 곁에 제일 먼저 세우고 사진

 

을 찍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와 포옹을 하시고 제가 인사를 하려고 했

 

을 때 선생님의 눈가에 눈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

 

님 많이 고생하셨어요.  라면서 제가 등을 두드려 드리

 

면서 위로해 드렸지요.

 

선생님 제가 한번 안아드리고 싶네요.  하면서 안아드

 

렸더니 계속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우리 진솔이 잘 할거예요.  고등학교에 가면 잘하겠지

 

요..뭐  그랬더니 그럴거라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

 

더군요.  저도 눈물을 안보이려고 돌아서서 계속 하늘

 

을 올려다 보면서 눈물을 닦아냈어요.  그동안의 갈등

 

 

과 오해와 묶은 감정들이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눈물

 

로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모범생이었던 아들의 졸업식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가

 

슴 먹먹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대단한 놈이야 . 여자 둘을 울게 만들다니....   뭐가 되

 

려는지 참...

 

어려웠고 고통스러웠던 만큼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싶

 

었던  졸업식이었어요.

 

콩알 만큼의 희망이라도 버리지 말고 희망의 콩알에 싹

 

이 나고 잎이 나서 재크의 콩나무처럼 하늘 높이 자라

 

고 커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조선일보에 실렸던 장영희(서강대

 

영문과 )교수님의칼럼을 기억해봅니다.

 

Fairy Tale(동화)    -Gloria Vanderbilt-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옛날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길 바라며 살아가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삶이 한 편의 동화라면...

 

한 문장으로 된 짧은 시의 제목이

 

"동화"입니다.

 

어렸을 적에 읽었던 동화들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났

 

습니다.

 

징그러운 두꺼비가 멋진 왕자로 변하고 무서운 마녀에

 

 의해 탑꼭대기에 갇혔던 공주는 다시 자유로운  몸이

 

됩니다.

 

모든 고난과 질시는 다 지나가고 행복과 평화만 남습니

 

다.

 

삶에는 그렇게 완벅한 해피엔딩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일은 오늘과 다르길 바라는' 희망이 있습

 

니다.

 

오늘이 고달파도 내일은 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

 

오늘은 깜깜한 터널이지만 내일은 어디선가 한줄기 빛

 

이 보이리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