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안진혁20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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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미술과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까지 아우르는 미술을 공부하다보면 종교가 지배하는 이미지가 대부분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여행을 가도 보통 들르게 되는 곳은 미술관 아니면 성단, 궁전인데 이런 곳의 대부분도 역시 기독교의 색채로 가득한 종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 대부분이죠.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파울로 우첼로가 그린 성 게오르기우스와 용. 영어이름 조지가 이 성인에게서 나온 이름입니다

             14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순교한 성인인데, 전설은 고대의 신화에 가까운 내용입니다

 

중세의 명화를 다룬 책이나 화보집을 보면, 이러한 그림들이 대부분 성경의 한 사건이나 전설을 다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성경에 등장하는 사건 이외의 장면을 담고 있는 그림은 대부분 13세기 중반에 씌어진 아코부스 데 보라지네의 <황금전설>에 등장하는 성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초기 성인들의 삶과 행적을 다룬 책으로 여행담과 기적, 순교, 성스러운 유물에 대한 이야기인데, 거의 삼백년 동안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때문에 기독교 미술 작품의 대부분은 이 책 속의 영웅들을 다룬 것이 많습니다.

 

이런 영웅이나 성인이외에 명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천사입니다. 가톨릭을 믿고 세례를 받은 주위 남성에게 세례명을 물어보면 제일 많은 세례명이 아마 천사의 이름이 아닐까 하는데, 그 만큼 세례명으로도 많이 쓰고, 서양에서는 이름으로도 많이 사용되죠.

 

천사에 대한 정리를 한 사람은 디오니시오(dionysius areopagita)라는 사람입니다. 이 신학자는 플라톤철학과 성서의 이야기를 합해서 천사의 계급을 정리했는데, 천사에게도 계급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죠? 보티치니의 <성모승천> 그림에도 나오는 천사의 계급은 총 세계급으로 각 계급마다 세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최상위 계급 : 최상위로 하나님의 주위를 보좌함

. 치천사(seraphim) : 하나님의 왕좌를 둘러 싸고 있으며, 붉은 색으로 표현

. 지천사(cherubim) : 하나님을 보필하고 숭배하며 황금색이나 푸른색으로 묘사

. 좌천사(thrones) : 판사복을 입고 하나님을 보좌하며 신성한 정의를 상징

 

두번째 계급 : 천국을 구성하는 요소를 관리

. 권천사(dominions) : 왕관, 홀, 혹은 천체와 함께 묘사

. 역천사(virtues) : 하얀 백합이나 붉은 장미를 들고 있는데 예수의 수난을 상징

. 능천사(powers) : 어디에나 존재하는 악에 맞서 싸우는 천사들의 군대

 

세번째 계급 :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행에 옮김

. 위천사(princedoms) : 천국의 영토를 관리

. 대천사(archangles) :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 같은 개개 인물로 이루어짐

. 천사(angles) : 하나님의 메시지를 인간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담당

 

무척 복잡하기도 하고 천사에 대한 숭배가 일반에서 너무 과하게 이루어지자,  가톨릭교회에서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천사 이름외에는 사용을 금하는 결정을 745년 라테란 공의회를 통해 내렸습니다. 때문에 보통 중세의 그림에 등장하는 천사들은 대게 대천사에 해당하는 3명의 천사입니다.

 

■ 전투와 심판의 천사장 미카엘

 

미카엘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반란을 일으킨 천사인 루시퍼와 그의 무리에 맞서 싸운 천사입니다. 미카엘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누가 하나님과 같은가?'인데 이름에 걸맞게 미카엘은 반란을 일으킨 거만한 천사들은 하늘에서 추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피터 브뢰겔이 1562년 그린 <반역천사의 몰락> 이라는 그림

           중심에 대천사장 미카엘이 악마를 밟고 서서 전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도메이코 베카푸미의 1528년작으로 성당안에 그려진 작품

            하나님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데, 그 아래 미카엘이 있습니다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abadia, juan de la가 1490년에 그린 미카엘 그림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습니다

           심판의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악마의 표정이 아주 그럴 듯하죠?

 

■ 소식을 전해주는 가브리엘

 

가브리엘은 구약성서에서는 다니엘에게 그가 본 환영을 설명해 주었고, 신약에서는 제사장 사가랴에게 세레 요한의 탄생을 알려주며,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려줍니다. 성모 마리아의 예수잉태를 <수태고지>라고 보통 표현하는데, 옛 말이라 좀 특이하죠? 고지서 받는 듯한...-.-;;

 

그래서 마리아가 나오는 그림에 천사가 나오면 가브리엘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림에서도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을 선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때문에 백합은 가브리엘의 상징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천사는 성이 없습니다만, 주로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그림에서 표현됩니다.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angelico, fra가 그린 그림으로 성모 마리아에게 가브리엘이 예수의 잉태를 알리고 있습니다

           1433년의 그림으로 천사의 입에서 문자가 -.-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jacobello del fiore가 1421년 그린 정의의 양옆에 있는 미카엘과 가브리엘

            왼쪽에 칼을 들고 악마를 밟고 있는 천사가 미카엘, 백합을 들고 있는 천사가 가브리엘입니다

 

아, 그리고 가브리엘은 유대교나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에서도 중요한 천사입니다. 특히 마호메트에게 신의 메시지를 전해준 것도 가브리엘입니다.

 

■ 치료의 천사 라파엘

 

라파엘은 '하나님이 치유하신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파엘은 지금의 구약성서에는 빠져 있는 <토비트서>라는 구약에 등장하는 천사인데, 독실한 신자 토비트와 같이 여행하고, 물고기의 담즙이 담긴 항아리를 이용해 맹인이었던 토비트의 아버지의 시력을 찾아줍니다. 그래서 라파엘은 젊은이와 여행자, 맹인의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림에서는 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징으로 살펴보는 서양화의 천사

       ▲  andrea del sarto가 1512년 그린 토비트와 같이 걷고 있는 가브리엘

           토비트의 손에는 전설에 따라 생선이 있습니다. 개 한마리까지 인상적이죠?

 

다른 그림과는 달리 고전명화의 경우 종교적 이미지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알고 찾다보면, 나름 묘미가 있습니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화가들이 그대로 전설이나 종교적 사건, 그리고 성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주력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쉽게 그림을 공부하고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천사 공부! 도움이 좀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