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이정희200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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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

 

 

 

 

아버지는

도둑처럼 가셨다.

 

하얀 옷이 싫어요. 우는 세 딸을

향기도 나지 않는 하얀 소복 입혀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아버지는 가셨다.

 

급브레이크를 밟기엔 슬픈 나이.

서른 여섯.

장가들 때 신었다던 하얀 싸롱화 신고

때늦은 눈 내리던 길 위로

발자국도 없이

아버지는 가셨다.

 

아버지 싸롱화 따라 가던 길 끝에 선 목련 한 그루.

해마다 세 딸이 하얀 옷이 싫어요 울며

기어이 누렇게 떨어지고야 말던.

 

作 2006년  12월 9일

이 정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