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된 날

좌현웅200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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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가 된 날     10개월 만에 다시 '바보'가 되었다.   다들 쉽게 '바보'가 되었던 것과 달리 나는 오랜 시간을   바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다시 '바보'로 comeback 했을 때의 기분이란   밤하늘을 헤집고 날아다니는 기분이라 할까. 


 

정식으로 우리 사귀자란 말이 오고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꼭 짚어낼 필요는 없었다.

 

우리 사귀자란 직접적인 말 대신에

 

행동과 그 밖에 말 모양새 그리고 배려로 충분히 그 표현이

 

전달 되었으니까.

 

 

"아프면 말하구. 말하는거 보니 자주 아프는거 같은데... 그러지마."

 

"밥도 잘 챙겨 먹구"

 

"너한테 더이상 힘든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남들 홈피 돌아 다니다보면 커플이 여행가서 손 잡구 찍구, 다정히 

 찍구... 그러잖아. 우리도 그러자."

 

 

그냥 친구끼리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친구들의 말이 덜 와닿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너도 이제부터 바보가 되는 것이고,

 

나도 바보가 되겠다라는 선전포고였기에 기분이 남다르고 묘했다.

 

 

왜 그리 '바보'가 되고 싶었던 거냐며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바보는 바보라서 그런 충고나 비난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알아 듣지 못 한다.

 

 

그게 바보다. 단순하면서도 무모하고, 저돌적이기까지 한 바보.

 

 

바보의 반댓말은 '정상인'이 아니다. '외톨이'다.

 

오랜 외톨이 생활... 이번엔 오래 바보가 되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