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현재 상태대로 체결될 경우 단기간에 수조원의 피해뿐 아니라 실업, 노동환경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그러나 미국이 정한 협상타결 시한(4·2)에 맞춰 최대한 ‘딜 브레이커(Deal Breaker·협상을 깰 수 있는 초민감 쟁점)’를 건드리지 않는 수준에서 미국과 어떻게든 협상을 매듭지을 태세다. 그 와중에 미국은 노동, 자동차 분과 접촉 등에서 또다시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얼마만큼 불어날지 짐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농산물 개방으로 고용 및 생산액 감소=지난해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농산물별 파급영향 및 민감품목 선정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가격은 평균 7.8%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 감소 효과는 7만~14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생산액 감소에도 영향을 미쳐 쌀을 제외한 곡물과 유지작물(식용기름을 짜기 위해 심는 작물)의 관세를 50% 인하하고 나머지 품목은 즉시 관세철폐하는 것을 전제로 무려 2조3000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관세가 80% 감축될 때 농업생산액이 9000억원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 2월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제수역사무국(OIE)이 5월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판정하고 수입이 재개되면 국내 송아지 값은 최대 20% 급락하고 쇠고기 수입량은 70% 급등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쌀과 함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분유, 식용 콩, 오렌지, 감귤, 사과, 배, 감자, 양파, 고추, 마늘, 참깨, 인삼 등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하고 미국과 협상중이어서 어디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저작권료가 공산품 이익보다 클 수도=지적재산권분과 협상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보호기간을 현행 50년에서 미국 요구대로 70년으로 늘리면 국내 출판업계는 미국에 거액의 추가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저작권법학회에 의뢰해 지난해 9월 발간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의 사회적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는 “무역수지 효과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은 출판, 음반, 캐릭터산업 등 모든 분야의 대미 적자폭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적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등과 함께 미국의 절대 강세 분야로 미국은 저작물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 인정, 일시적 저장에 대한 배타적 저작권 인정, 지재권 침해시 법이 정한 일정 수준의 배상을 명하는 법정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우리측의 수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공산품 관세 개방과 관련해서도 대미 수출증가에 따른 득보다는 수입증가에 따른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는 “미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화장품, 약품 등 화학공업 제품, 자동차 부품, 정밀기계, 플라스틱 제품, 일부 철강·금속 및 전기·전자 제품 등의 수입이 크게 늘어 국내 중소부품 소재 기업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영세화와 제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 가속화를 불러와 대량 실업과 노동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비 부담 크게 증가=의약품 협상에선 미국 측의 신약 특허 연장(5년) 등이 허용되면 국민의료비 부담액 증가가 많게는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질의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측 요구가 수용되면) 향후 5년간 6000억원에서 1조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내다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및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들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이같은 요구는 오리지널 신약을 한국에서 오랫동안 비싸게 팔기 위해 한국의 법과 제도, 관행까지 뜯어고치겠다는 주장과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자동차 분과에서도 미국은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주권국가의 세제 개편 요구까지 하고 있다”며 “미국 요구대로 자동차 관련 세금을 완전 폐지하면 연간 40억달러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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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한·미 FTA] 예상 피해는 얼마나?
[벼랑에 선 한·미 FTA] 예상 피해는 얼마나?
http://news.media.daum.net/economic/industry/200703/06/khan/v15953800.html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현재 상태대로 체결될 경우 단기간에 수조원의 피해뿐 아니라 실업, 노동환경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그러나 미국이 정한 협상타결 시한(4·2)에 맞춰 최대한 ‘딜 브레이커(Deal Breaker·협상을 깰 수 있는 초민감 쟁점)’를 건드리지 않는 수준에서 미국과 어떻게든 협상을 매듭지을 태세다. 그 와중에 미국은 노동, 자동차 분과 접촉 등에서 또다시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얼마만큼 불어날지 짐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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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개방으로 고용 및 생산액 감소=지난해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농산물별 파급영향 및 민감품목 선정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가격은 평균 7.8%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 감소 효과는 7만~14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생산액 감소에도 영향을 미쳐 쌀을 제외한 곡물과 유지작물(식용기름을 짜기 위해 심는 작물)의 관세를 50% 인하하고 나머지 품목은 즉시 관세철폐하는 것을 전제로 무려 2조3000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관세가 80% 감축될 때 농업생산액이 9000억원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 2월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제수역사무국(OIE)이 5월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판정하고 수입이 재개되면 국내 송아지 값은 최대 20% 급락하고 쇠고기 수입량은 70% 급등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쌀과 함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분유, 식용 콩, 오렌지, 감귤, 사과, 배, 감자, 양파, 고추, 마늘, 참깨, 인삼 등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하고 미국과 협상중이어서 어디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저작권료가 공산품 이익보다 클 수도=지적재산권분과 협상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보호기간을 현행 50년에서 미국 요구대로 70년으로 늘리면 국내 출판업계는 미국에 거액의 추가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저작권법학회에 의뢰해 지난해 9월 발간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의 사회적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는 “무역수지 효과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은 출판, 음반, 캐릭터산업 등 모든 분야의 대미 적자폭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적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등과 함께 미국의 절대 강세 분야로 미국은 저작물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 인정, 일시적 저장에 대한 배타적 저작권 인정, 지재권 침해시 법이 정한 일정 수준의 배상을 명하는 법정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우리측의 수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공산품 관세 개방과 관련해서도 대미 수출증가에 따른 득보다는 수입증가에 따른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는 “미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화장품, 약품 등 화학공업 제품, 자동차 부품, 정밀기계, 플라스틱 제품, 일부 철강·금속 및 전기·전자 제품 등의 수입이 크게 늘어 국내 중소부품 소재 기업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영세화와 제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 가속화를 불러와 대량 실업과 노동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비 부담 크게 증가=의약품 협상에선 미국 측의 신약 특허 연장(5년) 등이 허용되면 국민의료비 부담액 증가가 많게는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질의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측 요구가 수용되면) 향후 5년간 6000억원에서 1조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내다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및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들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이같은 요구는 오리지널 신약을 한국에서 오랫동안 비싸게 팔기 위해 한국의 법과 제도, 관행까지 뜯어고치겠다는 주장과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자동차 분과에서도 미국은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주권국가의 세제 개편 요구까지 하고 있다”며 “미국 요구대로 자동차 관련 세금을 완전 폐지하면 연간 40억달러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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