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한국 교육

양범모200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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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중 1에 미국을 간 어느 분의 한국 교육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중 3을 거의 마치고 캐나다로 온 이후 미국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교생을 끝내고 현재는 다시 캐나다에서 석사학생으로써 얼마나 우리 나라 교육이 자랑스러운지에 대해 쓰고 싶습니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누구나 많이들 얘기합니다. 저도 그 얘기들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한국 교육의 강점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많이 못봐서 참 아쉽게 생각합니다. 저는 중3까지 한국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받은 교육에 참 감사합니다. 영어를 따라 잡은 이후로는 한국에서 받은 교육 덕분에 캐너디언 친구들한테 천재 소리 들으며 학교를 다녔거든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중 2 물상 시간 때 이온표를 배웠습니다. Ca 2+, H+, O 2-, SO4 2- 이런거... 선생님이 외우라고 해서 기계암기 했습니다. 캐나다 왔더니 고 2 때 저거랑 똑같은 것 배우는데 암기하지 않고 저게 다 적힌 종이 주고 종이 찾아보면서 문제 풀라고 합니다. 저는 이미 한국에서 중 2 때 외운 거였기 때문에 조금만 다시 복습하고 다시 외워서 문제를 푸니 다른 학생들보다 몇 배의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고도 다른 학생들보다 더 정확히 풀었습니다. 캐너디언 친구들이 저는 어떻게 그렇게 틀리지도 않고 빨리 풀 수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서는 중 2 때 저거 이미 다 암기해서 푸는 문제라고 말했더니 제 캐너디언 친구들이 저보고 자기네들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저처럼 똑똑해졌을텐데 땅을 잘못타고 태어나서 머리가 나쁘다고 한탄합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게요.

한국에서 중 2 때 음악 시간에 음정을 배웠습니다. 장 3도, 완전 5도 이런거... 캐나다 오니깐?? 여기 애들 밴드나 오케스트라에 들어있는 애들을 제외하면 그 외의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4분음표가 뭔지 모릅니다.

 

한국에서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슈베르트, 비제, 드뷔시, 생상스, 쇼팽 아냐고 물어보면 모두 안다고 합니다만 여기서는 음악을 따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저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 입니다.

 

북미주에서는 학생 위주의 교육이라고 말하는 것이 돌려서 말하면 밀도 낮은 교육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다 되었는데도 구구단을 계산기로 두드려야 하는 학생들이 많은 북미주.. 반면 한국은? 초등 저학년 때 구구단 못하면 바보 취급 받습니다.

 

미국 학생들 SAT, 캐나다 학생들 provincial exam이 우리 나라 수능보다 더 대단한 시험입니까? 제가 수능을 치지 않아서 이런 말 할 자격이 있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교육에서 제가 정말로 아쉽게 생각하는 하나만 지적하겠습니다. 북미주 사람들은 자기의 모국어인 영어를 가장 중요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학 들어갈 때 고등학생 영어 (여기선 국어죠) 성적이 내신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우리 한글은 예나 지금이나 천대 받는 언어입니다. 옛날에는 중국 한문에 치여서 천대 받았고 지금은 영어에 치여서 천대 받고 있습니다. 영어는 참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돈과 노력이 들어간 언어인 반면 한글은 그런 노력이 들어가있지 않습니다. 기존의 수많은 영어학자, 영문학자들이 영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인생을 다 받쳐 왔지만 반만년 우리 나라, 세종 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이후 우리 나라 사람이 국어와 국문학에 들인 정성은 영어에 비해 너무 미미하게 보입니다. 자기 모국어보다 더 중요한 언어가 있을 수 있습니까? 한국 강남의 영어 유치원이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단 기사를 몇일 전에 읽고 너무나 한심했고 부끄러웠습니다. 왜 우리 자랑스런 한국말이 이런 천대를 받아야 합니까? 왜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가 국어보다 더 중요하게 가르칩니까?

 

결론적으로... 결국 지금의 부강한 서양 나라들을 이룬 기성 세대 백인들은 다들 우리처럼 주먹구구식 교육을 받으며 선생님들께 맞고 자란 사람들입니다. 우리 나라가 새마을 운동 30년 만에 기적같은 경제 성장을 이룬 것도 이런 교육 덕분입니다. 외운 교과서 한줄이 직접적으로 밥먹여줬다고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이런 교육 덕분에, 살인적인 경쟁 때문에 우리는 정신적으로 강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 정신력으로 국민 GNP $100도 안되던 시절에서 한두세대 만에 지금 같은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강점을 우리 나라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도 다 아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글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