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과 도산 선생의 대국민 선호도에 대한 단상

이영일2007.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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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09년에는 5만원권과 10만원권 화폐가 새로 발행된다. 지난 2003년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0만원권 화폐를 발행하고 우리나라 경제 여건에 맞는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겠다고 한 이후 6년만인데, 당시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 흐지부지 되었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화폐 발행이 실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싸이트와 언론사들이 각각 여론조사에 들어가는가 하면 한국은행도 독립운동가와 과학자, 여성 가운데에서 새로운 화폐 주인공을 선정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003년 언론매체를 통해 독립운동가가 신 화폐 주인공으로 선정되어야 함과 그렇다면 島山 안창호 선생을 그 주인공으로 해야 한다 주장한 바 있다. 그 이유는 국민의 참여를 통한 새로운 21세기를 열어 가기 위해 억압과 통한의 시대를 극복하고자 했던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나라사랑의 정신을 다시 구현한다는 비장한 각오와 정직한 사고가 반드시 화폐를 통해 구현되어야 하며, 근현대사를 아울어 조국의 독립과 발전은 물론 인물양성과 국가 수립의 이론적·실천적 바탕을 마련하고 해방후 조국의 나아갈 방향과 민족의 전도번영의 기초를 세운 사람이 바로 島山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島山은 안중근과 윤봉길, 임시정부 문지기를 청하는 김구 선생 등을 발탁하는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던 인물이다. 어느 독립운동가가 훌륭하고 존경스럽지 않겠는가마는 島山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물론 멀리 멕시코와 쿠바까지 독립운동의 기운을 고취시키는가 하면 국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너무도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지도력과 민주적 제도 구현을 통해 근대 정부의 기초와 민주국가 건설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던 선각자였기에 島山이 새로운 화폐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음과 너무나 적합함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필자의 이런 생각은 한낮 개인적 몽상으로 치부되는 것이 島山이 지금 이 시대에 국민들로부터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 국민들은 島山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지 못한다. 사실 김구 선생과 굳이 비교하자면 김구 선생보다 훨씬 업적이 뛰어나지만 대중적 인지도면에서 島山이 김구 선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그나마 島山이 포털싸이트 신화폐 주인공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기라도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는 어떤 싸이트에서도 아예 島山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독립운동가들중에는 김 구 선생이 단연 으뜸이고 다음으로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島山이 어떠한 인물이었는가는 새삼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큼 그의 애국심과 활약은 대단하였지만 島山은 그를 추종하는 흥사단 단우(회원)들이나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나 위대한 인물일뿐이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안중근 의사보다도 더 선호도면에서 기억되지 않는 그런 인물로 전락되어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필자는 그 원인을 흥사단의 이기적인 島山사랑의 결과라 해석한다. 島山은 범국민적으로 사랑받고 존경받아야 할 위대한 인물임에도 흥사단의 설립자 수준으로 그 대중적 인지도가 하락해 있다. 이는 흥사단이 90년이후 새롭게 재편하는 시민사회운동의 재편과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흥사단운동의 소재나 이슈, 사회에 던지는 운동 메시지로 흥사단적 사회운동을 발전시켜오지 못하면서 島山을 흥사단운동의 전면에 내걸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나약한 운동 모습을 다분히 많이 보여온 점에서 연유한다. 게다가 島山을 흥사단에서 전세 낸 인물처럼 떠받들면서도 그의 정신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보다는 ‘島山의 인품은 고결하여 앞에 나서는 바가 없었다’며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활동으로 島山은 물론 흥사단까지도 국민들에게 서서히 잊혀져가는 결과를 초래했음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새 화폐 주인공에 대한 상반된 두 조직의 모습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흥사단은 島山이 세운 전통있는 NGO로, 그 회원만 수천명에 이르고 있고 그 조직도 본부를 비롯해 전국에 수많은 지부가 존재하고 있지만 島山을 새 화폐 주인공으로 추천하자는 단우들도 보이지 않고 그런 논의를 추진하는 조직도 보이지 않는다. 島山기념사업회가 있고 島山아카데미라는 지도자들의 그룹도 있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김구 재단은 ‘김 구 선생이 고액권 화폐의 인물이 되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담은 별도 홈페이지(www.ilovekimkoo.com)를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18일에는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국민행사를 열어 김 구 선생의 화폐 주인공 선정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상반된 모습속에서 필자는 부러움과 함께 반성의 통렬함이 교차한다. 화폐속 인물이 가지는 의미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파장의 강도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생각했을때, 島山을 존경하고 추종하는 필자 자신은 왜 먼저 나서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지 못했었을까, 왜 흥사단은 이 문제에 이토록 관심이 없을까 하고 말이다. 島山을 그렇게 흥사단운동의 트레이드 마크로 전면에 내세워 왔으면서도 정작 島山의 애국심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온 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기회에는 노력조차 없다면 그것은 평생 흥사단운동에 매진하겠다고 서약한 흥사단우들의 무책임이자 무관심일 것이다.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조국을 위해,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는 가르침으로 늘 우리 국민들을 지켜보고 있는 島山 안창호 선생이 새 화폐에 되살아나 온 국민의 가슴과 세상속에서 함께 한다면 그것은 김구 선생마저 바라던 島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의 실현이자 우리 국민의 축복된 길이 될 것이다. 흥사단 단우들과 국민들의 관심, 그리고 사랑을 희망해 본다.  

 

2007. 3. 18 

 

Columnist. Young il,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