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남자, 그의 속마음 들여다보기

김정희2007.03.20
조회563
사랑에 빠진 남자, 그의 속마음 들여다보기

끌리는 만큼 더 괴롭히는 청개구리

성춘향이 이몽룡의 대시를 받아들인 건 그가 호감 가는 선비, 소위 젠틀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젠틀맨은 못 될지언정 스스로 온몸에 청색 페인트를 칠하며 스스로 청개구리가 되길 자처하는 남자들이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가위맨’과 일맥상통하는데, 가위맨은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해 고무줄을 댕강 자르는 횡포 덕에 늘 야유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불쌍한 건 그들은 개구쟁이이기 전에 필 꽂힌 여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소심한 남자라는 것이다. 성인이 된 지금, 고무줄을 끊는 남자가 없다고 그들의 성향이 바뀌었다 생각하면 이는 오산이다. 왜냐, 다 커서 고무줄놀이를 하는 여자도 없으니까. 나이에 따라 이들의 행동 방법은 점차 변한다. 친구들과 미팅에 나갔을 때를 회상해보라. 유독 예쁜 친구를 유난히 괴롭히는 남자들이 안 보이는가.

이런 남자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그녀에게만은 찬바람을 날리며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이들은 숨어 있는 속내를 감추려는 의도로 감정이 들통날까 더 짓궂게 구는 것이다. ‘나는 너에게 관심 없어’라는 것을 은근히 티내면서 말이다. 심술궂은 그는 사실 나름 관심을 끌고 싶지만 딱히 그녀의 취향이나 방법을 모르는 남자다.

한마디로 사랑에 서툴다는 것. 그는 이런 방법이 그녀의 주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기지만 비만 오면 개굴개굴 하고 우는 구슬픈 청개구리처럼 돌아서면 곧바로 본인의 행동을 후회하기도 쉬운 타입이다.


너, 대체 누굴 보고 웃는 거야?

이성 간에 해서는 안 될 말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단연 ‘옛 애인’에 관한 이야기다. 지겹도록 나오는 텔레비전이나 영화 속 남자들만 봐도 “나 개방적인 사람이야, 말해봐”라던 그가 화를 삭이지 못해 눈과 얼굴이 온통 빨갛게 물든다. 남자는 직접적으로 질투를 표현하지 않지만 그 강도와 깊이로 말하자면 여자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는 드라마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에서 한가인에게 마구 애정 공세를 퍼붓던 송일국은 그녀의 과거를 알자마자 마구 폭력을 써대다 결국엔 잘못을 뉘우쳤다. 또한 청춘 시트콤에선 좋아하는 여성에게 친구와의 소개팅을 태연한 척 주선하곤 둘의 만남을 막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귀여운 남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남자가 당신의 과거 속 남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태연한 척 미소 짓고 있다고 ‘이 남자는 다른데…’라며 방심하지 마라.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이미 질투심이 차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남자는 늘 본인이 남자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질투는 사내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규정짓곤 한다. 만약 좋아하는 그녀가 다른 남자와 만났다 해도 일단은 여자 앞에선 상대 남자를 추어올리면서 칭찬을 할 것이다. “야, 그 친구 참 괜찮은 녀석이야”라면서. 그러나 이때 그의 시선은 어느새 여자의 얼굴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우로 탈바꿈하는 남자

그녀 앞에만 서면 왠지 작아지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남자들이 있다. 그의 시선은 늘 그녀의 눈동자를 피하고 전화를 먼저 건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다. 이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정말 소심하고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남자다운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 다른 일들은 과감한 면을 보이면서 유독 좋아하는 여자에겐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남자는 한마디로 순한 늑대의 기질을 가진 소극적인 남자다.

그러나 여우가 여자를 표현하는 단어만은 아니라는 명제를 내보이는 이들이 있다. 일명 선수라 칭하는 이들은 많이 해본 솜씨와 관록이 있어 오버하지도 않고 무관심한 척하지도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마음을 훔친다. 이런 유형의 남자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수히 많은 잔꾀들을 생각해낸다.

그런데 그중 호감 가는 여자에게 일부러 심술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관심이 없는 척하면서 차가운 행동을 보이다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동시에 한없이 너그럽고 자상한 남자로 탈바꿈하는 것. 한마디로 높고 낮은 감정 수위를 매우 잘 조절하여 여자의 감정이 가장 극대화되는 순간을 노리는 것이다.

당신의 기쁨조가 될래요

북한의 기쁨조를 보면 말 그대로 위대한 수령 김정일을 기쁘게 하겠다는 일념하에 입에 경련이 일 정도로 큰 미소를 연이어 지어댄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이런 기쁨조가 되기를 자처하는 남자들이 있다. 실제로 여자를 기쁘게 해야만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그들은 겉으로는 큰소리를 치지만 행여나 잘못하면 이 여자가 나에게서 떠나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그녀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물론 그녀가 무얼 하고 무얼 먹고 싶은지에 대한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은 그에겐 필수 항목이다. 남자친구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연애한 지 6개월 만에 안 친구가 있다. 소개팅 때 공공연히 “담배 피는 남자는 싫다”고 이야기했다는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골초라는 그가 6개월 동안 생활 연기를 선보인 것이다.

연인 사이의 스킨십 문제도 그중 한 예로 들 수 있다. 동물적 본능이 앞서는 그들은 일반적으로 스킨십 진도가 빨리 나가길 바라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감정이 생길 때까지 스킨십을 보류한다. 이때 사랑에 빠진 남자는 자신의 욕구는 자제하면서 여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