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박윤나2007.03.21
조회78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은 차이코프스키의 1번, 프로코피에프의 3번과 함께 러시아의 3대 피아노 협주곡으로 불리워지는 작품으로 제 1악장 서주의 피아노 독주는 크레믈린 궁전의 종소리를 모방한 것이라고 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1897년에 교향곡 제 1번을 작곡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신경쇠약에 걸려서 친구의 권고에 따라 정신과 주치의인 다알 박사의 "당신은 이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 것은 대단히 훌륭한 것이 될 것이다."라는 반복된 암시요법의 치료를 받고 난 후에 이 곡을 작곡하여 다알 박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이 곡을 헌정했다고 합니다.
서유럽과 러시아 민족주의를 절충한 음악계 유파를 세칭 "모스크바악파"라고 했는데 그 선두 주자는 차이코프스키였고 라흐마니노프가 이를 계승했습니다.
우울한 격정과 몽상적인 짙은 낭만성, 시적인 정서가 한데 어우러져 러시아의 민족적인 색채와 신비주의적인 경향까지 보여주는 이 곡은 특유의 긴장미와 통속성으로 인해 모차르트와 같은 친근함과 깊은 예술성을 보여주며 러시아 피아노 협주곡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만년에 스탈린이 1급 예술가로 대우하는 조건으로 귀국을 권유했지만 조국인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고 1943년 미국 캘리포니아 LA 비벌리힐즈 자택에서 세상을 떠납니다.


1.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런던 심포니/앙드레 프레빈(DECCA)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70년 4월부터 1971년 11월까지의, 런던 킹스웨이 홀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39초입니다.
이 곡의 정통적인 명반으로 라흐마니노프의 곡상을 제대로 살려 낭만적이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통속적인 멜랑콜리도 충실히 표현한, 서정성이 충만한 연주입니다.
작곡 의도의 핵심을 파악해서 정곡을 찔러 들려주는 아쉬케나지의 감미로운 타건은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답게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아적이고 낭만적인 곡상을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예리하게 포착하여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울한 격정이 깊숙이 내재된 2악장의 환상곡풍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피아노 독주도 치밀하고 명석하게, 또한 진한 감성을 보여주며 연주되고 있고 있습니다.
프레빈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도 피아노 독주와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며 이 곡의 낭만적이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우울한 격정과 함께 복합적으로 표현하여 라흐마니노프의 재래를 보는 듯한, 명료한 해석이 깃든 자연스럽고 적절한 명연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2,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바르샤바 필/스타니슬라브 비슬로키(DG ORIGINAL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59년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50초입니다.
아쉬케나지/프레빈의 연주가 서구적이고 낭만적인 색채가 강하다면 이 연주는 슬라브의 민족적인 색채가 강하고 우직한 성격의 연주입니다.
1악장의 끊어 치는 강렬하고 남성적이며 의도적인 타건이 매우 인상적이지만 라흐마니노프 본연의 범세계적인 낭만성보다는 민족적인 색채에 기울어진 연주입니다.
러시아의 매서운 혹한을 연상시키는 맹렬하고 거치른 분위기의 박력있는 연주로 서정적인 부분과 격정적인 부분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주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아쉬케나지/프레빈의 연주와 더불어 불후의 명연주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유려하고 감미로운 낭만성을 우울한 격정과 함께 범세계적인 성격의 예술로 승화시킨 아쉬케나지의 연주에 더 기울어지게 됩니다.


3. 바이런 재니스/미니아폴리스 심포니/안탈 도라티(MERCURY LIVING PRESENCE)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60년 4월, 미국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0분 52초입니다.
인지도가 낮은 관현악단이지만 안탈 도라티가 조련한 덕분에 관현악도 훌륭하고 재니스의 피아노 독주도 균형이 잡힌 해석을 보여줍니다.
셈과 여림, 완급의 대비를 잘 살렸고 곡의 낭만성을 잘 부각시킨 명료하고 깔끔한 타건도 인상적입니다.
2악장에서 피아노 독주와 함께 관악기들도 곡이 지닌 낭만성을 유감 없이 절실하게 들려줍니다.
미국이 낳은 손꼽히는 피아니스트 중의 한 사람인 바이런 재니스의 재기에 넘치는 타건과 함께 도라티가 이끄는 관현악단의 연주도 명민한 해석과 멋진 기교를 보여줍니다.
녹음도 초기 스테레오 레코딩 치고는 디테일이 잘 살아 있는 우수한 음질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4.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RCA-NAXO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29년 4월 10일과 13일, 필라델피아에서의 모노럴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1분 20초로 빠른 편입니다.
RCA의 SP 원반을 낙소스의 음향 엔지니어인 마크 오베르-쏜이 리마스터링한 것으로 음원이 SP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매우 양호한 음질을 들려줍니다.
자작자연반이기에 더욱 신뢰가 가는 연주인데 라흐마니노프가 추구한 당대의 낭만주의 정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잡음이 배음으로 깔려 있는 연주이지만 스토코프스키가 조련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일치된 호흡을 보이는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성에 넘치는 호방한 타건을 유심히 들어보면 아쉬케나지가 그의 낭만주의 정신을 정통적으로 계승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낭만성과 정감에 넘치는 타건과 이를 잘 보좌해 주는 관현악의 몽상적인 낭만성을 잘 살린 연주가 박제된 유물이 아닌 살아있는 예술로 다가옵니다.


5. 벤노 모이셰비치/런던 필/발터 고에르(HMV-NAXO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37년 11월 24일과 12월 13일, 런던에서의 모노럴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2분 25초입니다.
HMV의 원반을 낙소스의 음향 엔지니어인 워드 마스튼이 리마스터링한 것으로 음질은 라흐마니노프의 자작자연반에 비해 같은 SP의 음원이지만 더 낫습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한 시대를 풍미한 피아니스트가 가장 잘 연주했었던 라흐마니노프를 생생한 음질로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연주입니다.
피아노 독주의 정감에 넘치는 낭만성의 표현과 음질이 좋지 않아서 정상적으로 들리지는 않지만 독주를 잘 받쳐 주는 관현악이 조화를 이뤄 소박한 감동을 안겨 줍니다.
라흐마니노프와 모이셰비치의 연주는 스테레오 레코딩 이후의 연주들처럼 화려하고 정교하지는 않지만 정감이 가고 온화하게 들려서 더 공감을 주는 면이 있습니다.
SP 시대의 모노럴 레코딩이라고 해서 간과할 수 없는 가치가 있음을 절실하게 알려주는 연주입니다.


6.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레닌그라드 필/쿠르트 잔데를링(MELODIYA)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59년, 레닌그라드에서의 모노럴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44초입니다.
슬라브의 민족적인 색채를 잘 살리면서 유려하게 진행되는 연주는 낭만적인 곡상을 잘 파헤쳐 표현하고 있습니다.
애조를 띤 관현악과 우울하고 낭만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리히터의 타건이 어울려서 라흐마니노프의 시정 어린 곡상을 잘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대체로 비애미를 느끼게 하는 짙은 멜랑콜리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연주라서 비교적 어두운 분위기이고 듣는 이를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에 빠져들게 합니다.
곡상의 밝고 활달한 면도 잘 살려서 극명한 대조의 미를 보였더라면 보다 더 훌륭한 연주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7.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콘서트헤보우/베르나르드 하이팅크(DECCA)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86년부터 1987년까지, 영국 런던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31초입니다.
아쉬케나지/프레빈반이 소리가 좀 퍼져서 들리는 데에 비해 이 연주는 디지탈 레코딩의 명료한 음질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대체로 잔잔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몽환적인 서정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감미로운 낭만성의 표출은 미흡하게 느껴집니다.
감미로운 낭만성보다는 짙은 멜랑콜리를 더 강조하여 회색의 우울한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는, 다소 무겁고 내성적인 연주경향을 보여줍니다.
하이팅크가 지휘하는 콘서트헤보우의 정교한 관현악과 노련한 아쉬케나지의 피아노 독주는 매우 훌륭하지만 용솟음치는 낭만성의 분출이 다소 부족한 연주입니다.



8.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로얄 필/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EMI)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89년 11월, 모스크바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3분 48초입니다.
정명훈이 2위로 입상한 1974년의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우승한 가브릴로프가 아쉬케나지가 이끄는 로얄 필과 감마로운 낭만성으로 충만한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쉬케나지/프레빈반과 유사한 연주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관현악과 피아노 독주의 기량은 뒤떨어집니다.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인 아쉬케나지의 해석대로 밀고 나가는 느낌의 연주인데 곡상의 흐름을 잘 타고 있습니다.
극한의 낭만성을 추구하며 라흐마니노프를 러시아가 아닌 범세계적인 작곡가로 끌어 올리는, 아쉬케나지의 명철한 해석이 돋보이는 연주로서 가브릴로프도 아쉬케나지의 해석에 부합되게 낭만적인 색채가 강하고 재기에 넘치는 타건을 한껏 구사하고 있습니다.



9. 백건우/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RCA)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97년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모스크바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8분 8초입니다.
상당히 느린 속도로 차분하고 진지하게 진행되는 연주입니다.
현존하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지휘자 중의 한 사람인 페도세예프가 이끄는 러시아의 관현악단과 함께 백건우의 타건이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백건우가 의도한, 슬라브적인 색채가 농후한 관현악과 함께 장중하면서도 극적인 연주를 펼치는 백건우의 남성적이고 힘찬 타건이 돋보이며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적인 시정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케나지/프레빈반의 활달하고 감미로운 낭만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몽환적인 낭만성과 멜랑콜리한 시정이 잘 살아 있고 흐트러지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분위기의 연주로 세계를 향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정열적인 예술혼이 승화돼 있는 연주입니다.


10. 베른 글렘서/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안토니 비트(NAXO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95년 10월, 폴란드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3분 38초입니다.
타마스 바샤리와 유사한 연주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매끈하고 유려하게 곡을 다듬어 연주하고 있지만 극적인 진행이 미흡해서 일면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디지탈 레코딩의 명료한 음질을 잘 살리고 있고 곡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다채롭고 복합적인 감정 표현으로 연주했으면 더 훌륭한 연주가 됐으리라는 아쉬움을 느끼게 합니다.
절제되고 엄숙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며 러시아의 혹한 속의 설경을 떠올리게 해 줍니다.
낙소스의 발전된 녹음 기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이 갖고 있는 관조적이고 정적인 아름다움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연주로 낯선 피아니스트의 재기에 넘치는 타건과 슬라브적인 색채의 관현악이 잘 살아 있습니다.



11. 타마스 바샤리/런던 심포니/유리 아로노비치(DG)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75년 9월, 런던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6분 15초입니다.
런던 심포니의 노련한 관현악은 이 곡에 담긴 낭만적인 정감을 잘 포착해서 들려주고 있으며 바샤리의 타건도 관현악과 어울려 이 곡의 짙은 낭만성을 잘 표출해 내고 있습니다.
매끈하고 유려하게 진행되는 연주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생기 내지는 활기가 부족한 게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의 다채로운 색깔을 살려 활기있게 연주한 아쉬케나지/프레빈반의 밝고 화사한 낭만성과는 큰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곡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접근하는 예술혼을 읽을 수 있는, 피아니스트의 열의와 집념이 느껴지는, 날카로운 집중력이 여실히 드러나 있는 연주입니다.



12. 반 클라이번/시카고 심포니/프리츠 라이너(RCA)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62년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시카고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4초입니다.
반 클라이번은 라이너가 이끄는 시카고 심포니와 호흡을 잘 맞추어 곡상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195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우승한 미국인 피아니스트인 클라이번은 신중한 타건 속에 악기 또는 조율 탓인지 무거운 음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이너가 조련한 시카고 심포니의 정교한 관현악과 정겨운 조화를 이루고 있고 낭만성도 충분히 살리고 있지만 아쉬케나지/프레빈반의 감미로운 서정성은 따라가지 못합니다.
비교적 장중하면서 경건한 분위기로 연주되고 있는데 감성의 표출은 다소 무딥니다.
러시아의 민족적인 정서를 표현하기에는 미국인 피아니스트와 미국의 관현악단으로서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라이너의 노련한 지휘가 돋보이며 피아노 독주의 결점을 많이 상쇄시켜 주고 있습니다.


13. 예핌 브론프만/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에사-페카 살로넨(SONY)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90년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런던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2초입니다.
전체적으로 유려하고 짙은 낭만성을 잘 살려낸 연주이지만 다이나믹의 폭이 좁아서 일면 평이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좀 더 강조점을 두고 셈과 여림의 낙차를 잘 잡아서 예민하게 연주했으면 훨씬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연주입니다.
피아노 독주와 관현악의 조화도 훌륭하지만 우울한 격정을 진한 감성으로 살린 감정이 충분히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밋밋하게 들리는 듯합니다.
감정을 충분히 살리지 않고 지나친 신중함을 보여서 득보다는 실이 많은 연주로 들려집니다.



14. 얼 와일드/로얄 필/야샤 호렌슈타인(CHANDO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65년 5월, 런던 킹스위에 홀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0분 28초입니다.
장중한 관현악과 함께 비장미를 풍기며 전개되는 피아노 독주는 이 연주를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로 이끌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무겁고 침울한 색조로 전게되는 연주는 곡상을 지나치게 어둡고 비관적인 것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러시아의 혹한을 연상시키는, 차갑고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연주이고 비극적인 분위기에 치중한 듯한 인상이 너무 강합니다.
진중함에 치우쳐 곡이 지닌 낭만성은 반감돼 있습니다.
회색 톤의 멜랑콜리하고 비극적인 정서는 지나칠 정도로 잘 살아 있지만 이와 대조되는 낙천적이고 환상적인 낭만성은 상당히 부족합니다.
곡상을 러시아적이고 장중, 침울하게 해석했지만 보편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15. 크리스티안 치메르만/보스톤 심포니/세이지 오자와(DG)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2000년 12월, 보스톤에서의 디지탈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5분 35초입니다.
뛰어난 음질과 함께 빼어난 기교를 보여주는 치메르만의 이지적인 타건이 돋보이는 연주입니다.
그러나 자로 잰 듯한 정교함이 차가운 느낌을 주어서 낭만적이고 감미로운 분위기의 곡상을 충실히 살려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영롱한 음색의 피아노 독주와 오자와가 이끄는 보스톤 심포니가 열정적인 연주를 펼치고 있지만 낭만적 정서가 농후한 곡상과는 다소 핀트가 어긋난 해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명반들에 비해서 이질적이고 생경한 느낌을 주는 연주라서 뛰어난 음질과 정교한 기교의 타건에도 불구하고 심금을 울리는 감명을 주지는 못합니다.


16.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모스크바 필/키릴 콘드라신(DECCA LEGENDS)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63년 3월, 런던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4분 35초입니다.
이 연주에서 아쉬케나지는 런던 심포니/프레빈반 같은 짙은 낭만성과 감미로운 서정성을 잘 살린 감성적인 표현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잔잔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러시아적 우울의 한 단면은 충분히 느껴지지만 곡을 제압하는 명민한 해석과 공감을 주는 설득력은 부족합니다.
삶을 조용히 관조하는 듯한, 담담하고 내성적이고 정적인 연주경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와 닿는 강렬한 무엇인가가 잡히지 않습니다.


17. 알렉시스 바이젠베르크/베를린 필/헤르베르트 폰 카라얀(EMI)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72년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베를린 예수 그리스도 교회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8분 16초입니다.
매우 느린 연주로서 남성적이고 박력있는 강렬한 연주경향을 보여줍니다.
불가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바이젠베르크는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에 대응하여 힘찬 타건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외향적으로 불을 뿜듯이 연소시키는 연주인데 관현악과 피아노 독주가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매서운 대결을 벌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18. 필립 앙트르몽/뉴욕 필/레너드 번스타인(SONY)

[Music]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단조 Op. 18
1960년 2월 3일, 뉴욕에서의 스테레오 레코딩으로 총연주시간은 33분 48초입니다.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의 정적인 연주입니다.
이 연주 역시 강렬하게 와 닿는 부분이 없어서 평이하게 들리는 연주인데 서정성을 잘 살려서 부드럽고 온화하게 들립니다.
명반의 대열에 올려 놓을 만한 훌륭한 연주는 아니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을 초보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듯한 평범한 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