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송인식2007.03.22
조회1,797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그림만 봐도 포스가 느껴지는 스파르타군.

 

다른건 다 필요없다!

 

[300]은 정말 다른 영화적 요소는 다 버렸다고 할수 있다. 논리적인 이야기구조는 물론이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내러티브도 전혀 없으며, 샤말란에게 항상 기대를 거는 "반전"이라는 것도 없다. 그냥 싸움을 시작하고, 싸움이 끝나면서 영화도 끝난다. 6천만달라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사용한 [300]은,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개봉을 하자마자 자국에서 제작비를 뽑아내고도 남았다. 왜? 볼만하니까.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페르시아의 전령을 우물로 차버리는...우물치고는 너무...

 

무엇이 볼만하냐?

 

영화는 누구나 다 알다싶이 백만의 페르시아 군대와 맞선 300의 스파르타 군대의 이야기다. 예고편만 봐도 알겠지만 영화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남자의 로망이 철철 흘러 넘친다. 터질듯한 갑바와 빨래판 복근. 삼각팬티에 망토하나 걸치고도 갑옷을 입은듯한 몸집. 방패와 창만으로 보병과 코뿔소, 괴수코끼리, 심지어는 "임모탈"로 위장한 오크들까지도 통쾌하게 무찌른다. 백만을 초조해하고, 300은 즐거워 한다. 영화는 전투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오바스러운 슬로우모션을 보여준다.(나는 그 과도한 사용은 영화의 런닝타임이 부족해서 일꺼라는 추측까지 하고 있다.)하지만, 비주얼의 퀄리티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영화를 제낄만한 그런 것이다. 소위 환타지 라고 하는 영화들이 실패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비주얼에 너무 치우치다 내용을 빠뜨리거나, 무모한 우연으로 치장된 억지 내러티브로 인한 재미의 반감이다. [반지의 제왕]은 이 두가지를 너무도 완벽히 조화시켜서(물론 원작 자체가 너무 좋아서...) 가장 크게 성공한 케이스이다. 예외는 없을 줄 알았던 환타지 영화의 맹점을 [300]은 보란듯이 깨뜨리고 있다. 내용이 없어도 [300]은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냥 보고 즐겨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다.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 불멸의 페르시아 군대 "임모탈" 사무라이임에 틀림이 없다.

   가면을 벗으면 오크다.

 

 

서구중심적 사고? 오리엔탈의 야만?

 

영화는 스파르타를 이성과 정의의 국가로 그리고 있다. 역사살 노예에게 가장 심한 형벌(그들은 노예를 짐승이라 생각했다)을 가하고, 장애를 안고 태어나거나 불구가 된 사람들을 도태시키면서 "정상과 비정상"이란 비이성적 사고를 하던 그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성"과 "정의"를 스파르타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에 비해 페르시아(영화에서는 '아시아'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비이성적이고, 퇴폐적이고, 미개하듯이 표현되고 있다. 페르시아의 선봉대는 "임모탈"이라는 이성이 없는 군대인데 이는 사무라이로 봐도 무방하다. 어쨌든 영화에서 서구와 동양의 대결로 그려짐은 확실한데, 이를 가지고 태클을 걸고 싶은 생각은 안생긴다. 언떤 비평에서는 "이 영화에서 서구중심적 사고를 문제삼에 논쟁하는 것은 소모적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고 즐기면 되다. 물론,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찌하랴, 원작자체가 그러한걸.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원작 만화에서 우물 장면


 

 

영화 기술의 발달. 하지만...

 

1998년 [매트릭스]에서 워쇼스키 형제가 만들어낸 비현실적인 장면들을 보았을때가 생각난다. 트리니티의 공중부양과 네오의 허리꺽기 장면을 보고 감탄을 멈추지 못했었다. 그 고속촬영기법(확실하진 않다)은 이 영화 저 영화 뿐만 아니라 각종 광고와 드라마에서도 패러디 할 정도로 유명해 지기도 했다. 그 이후 영화는 CG를 미친듯이 사용하면서 어떻하면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할 수 있을지 경쟁 하듯이 발전되어 왔더랬다. 그 기술력은 배우없는 영화도 만들고, 파란 천조가리 위에서만 찍어도 멋진 배경을 만들며, 영화 촬영 도중 죽은 배우를 CG로 대체하기도 하면서, 아예 사망한 배우를 영화에 등장시키기도 한다. 좋다. 매우 좋다. 영화는 보는 것이니까 멋지면 좋다. 하지만, 그것이 주가 되면 좋지 않다. [300]은 그 첫번째라서 좋았던 거다. [300]과 같은 종의 영화들이 또 나온다면 난 절대로 좋다 말할 수 없다. 시각적 충격은 하번으로 족하다. 과학에서 "극치"라는 개념이 있다. 1kg의 물건을 든 손에 100g의 무게를 대해도 사람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쾌락만을 추구하고 자극적으로 발전한다면, 역시 사람은 현 상황보다 훨씬 뛰어넘는 자극을 원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느끼지 못하니까.

 

[300] 비주얼로 승부한다.

▲ 알고 보면 총알을 "겨우" 피한 장면. 당시에는 상당한 충격!

 

사족...

 

[무간도]와 [디파티드]가 생각난다. 영화적 완성도나 세련됨을 난 평가하고 싶지 않다. 내가 [무간도]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마음에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300]보다는 [무간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