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에서의 한적한 사고....

허갑열200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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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짬을 내서 낚시를 핑계삼아 충북 음성에 다녀왔다....

 

한적한 저수지...

 

내가 그리던 올해 휴가를 즐길 휴가지...그 모습 그대로다...

 

이미 오래된 고요함과 한적함을 품고 있어

 

나 역시 잠시 머물러도 그리 만들어 줄 수 있는 곳....

 

 

친구랑 장을 보고 차를 열심히 달려 도착한 그곳은

 

사람들의 흔적도 사라지고

 

다행이도 내가 머문 시간동안은

 

그 울타리안에 누구도 다가서지 않았다..

 

한낮의 따가운 태양을 피해 그늘로 숨어들었지만

 

그것도 그리 쉽지 않아 땀이 몸에 흘러 내렸다...

 

해가 늬엇늬엇 쓰러져 갈 때 즈음

 

낚시대를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밤이 깊어 갈수록 따가운 여름의 열기에 죽어 있던

 

내 감수성이 점차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낚시대의 완만한 곡선과 만나는 곧게 뻗은 수면의 날카로움...

 

그리고 저수지가 만드는 부드러운 곡선과

 

그 위로 느닷없이 달려온 시골버스의 쏜살같이 달려가는 민첩함...

 

이런 이쁜 구도를 가진 그곳에서 나는 멍하니

 

검게 드리워지는 물결을 바라 보았다..

 

 

 

그 물결에 점차

 

산이 생기고

 

가로등이 켜지고

 

달이 뜨는걸 보았다.

 

그렇게...하루가 등을 보이고 떠나갔다...

 

 

이튿날 늙은이처럼 아침잠이 없는 난

 

새소리에 깨어

 

아직 빛을 받지 못한 저수지와 마주 하였다.

 

점차 밝아오는 세상이 고맙다는 생각을 잠시 하고

 

반짝이는 물결이....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공짜라는 생각에 전에 느끼지 못한 감사함도 잠시 떠올랐다..

 

 

8시10분쯤 텐트속으로 들어온 아기귀뚜라미와

 

1분27초정도 함께 놀았다.

 

아기라서 그런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던 그는

 

나에게도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난 하나도 해준게 없는데...

 

참 조숙한 놈이다...

 

 

낚시를 핑계로 다녀온 그 저수지와 그곳에서 만났던 모든 풍경들.

 

잠시동안이었지만 나를 나에게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동안 난 너무 나에게만 갇혀 있었단 듯 하다.

 

그 엉성함 만큼이나 난 나와의 마찰로 힘들어 하였고

 

그로 인해 다른이들도 힘들게 하였지 싶다.

 

 

 

자연이 조용히 알려주는 우주의 신비로움...평화의 비밀....

 

그건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한다.

 

고요히 흔들리는 물결이...

 

발소리를 죽여 다가온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흔들어 들려주는 나무의 잎들이...

 

너도 그렇게 살라고...그래야 한다고...

 

그렇게 나에게 살며시 가르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