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장형준20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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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2007년 3월 22일

쌀집아저씨



1. 들어가며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 되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06년 여름 우리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의 선결조건의 하나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렇게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한미 FTA의 원활한 타결을 위해 과감하게 국민의 건강을 팽개치고 대폭 양보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계속 수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가 바로 지금까지 8개월 동안 진행한 한미 FTA 협상의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한미 FTA 협상의 미국쪽 마감시한이 4월초라서 협상의 끝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한미 양국은 실무회담을 끝내고 고위급회담에서 빅딜설을 흘리며 최종 담판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협상의 정확한 내용도 모르며, 그 결과도 예측하지 못하고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이러한 중대한 협상이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제대로 알아보고 고민해보자. 여기에 인용한 주요 자료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프레시안(www.pressian.com)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2. 장밋빛 꿈 (한칠레 FTA 3년)


우리나라 FTA의 첫 작품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지 4월이면 3년을 맞는다. 이번에 관세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칠레와 FTA를 추진하면서 정부가 홍보한 것과는 다른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칠레와의 FTA가 체결되면 칠레에 대한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해마다 평균 4억달러 정도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정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을 뿐만 아니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칠레 FTA 발효 직전인 2003년 5억4000만달러였던 대칠레 무역적자는 2004년 12억2500만달러, 2005년 11억2800만달러, 2006년 22억4700만달러로 늘어났다. 올해 2월까지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4억4700만달러니 연말까지 계산해보면 무역수지 적자액이 2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칠레 수출증가는 2005년 62.5%를 보여 증가하는 듯 했지만  2006년 36.1%에 머물러 다른 남미 국가와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한칠레 FTA로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 컴퓨터, 휴대전화등은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칠레 FTA 3년은 수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고, 원자재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수입은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그린 FTA에 대한 장밋빛 꿈은 산산조각 났고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첫 FTA 작품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3.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작년 6월 6일 현충일날 쌀집아저씨는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라는 글을 통해 한미 FTA를 얘기했다. 그때 한미 FTA 협상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이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농업과 공업,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미국을 상대로 자유무역협정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FTA를 구태여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바로 한미 FTA 무용론이다.

두 번째는 협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들을 점검하면서 장기적으로 한미 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한미 FTA 신중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미국과의 FTA가 우리나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해서는 안된다.

=> 협상의 상대국으로서 미국과 평등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 한미 FTA로 인한  피해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막바지에 이른 한미 FTA 협상에서 이 조건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이 조건들을 되새기며 지금까지 8개월 동안 진행된 한미 FTA 협상의 주요 쟁점들을 살펴보자.



4. 한미 FTA 5대 쟁점


1)자동차

자동자 분야 협상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 세제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고, 우리는 미국에게 자동차수입관세와 부품관세의 인하를 주장했다. 미국은 자동차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는 자동차에 대한 세금과 특별소비세를 축소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정부가 주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의 조세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은 더 나아가 우리에게 자동차관세 최단기 폐지, 자동차 세제 단일화, 한국 고유의 환경인증 포기등 경제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자동차 분야의 협상은 우리와 미국의 시각차가 커서 협상 결렬 요인으로 꼽힌다.


2)의약품

미국의 제2대 산업분야라서 공세가 강하다. 미국은 우리 정부의 의약품 유통체계에 간섭을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자를 해결하고자 약값적정화 방안을 발표하자 한미 FTA 협상분과 가운데 최초로 협상결렬 사태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약값 적정화방안을 시행하는 조건으로 건강보험 대상 의약품 선정과 약값결정에 미국 제약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서 협상이 진척되었다. 아직까지 몇 가지의 쟁점이 남아있다.


3)무역구제

무역구제(반덤핑)는 우리 정부가 한미 FTA 협상에서 가장 크게 무게를 둔 분야이며, 재계가 한미 FTA를 찬성했던 배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혀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로잉금지, 최소부과원칙등 핵심 요구사항들은 이미 접었고, 비합산 요구마저 포기했다. 미국은 자국의 무역구제법의 개정이 필요한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러허게 해서 무역구제분과 협상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양측은 한미 FTA를 발효시킨 후에 미국법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무역구제위원회 설치등을 통해 나중에 논의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알멩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남은 셈이다. FTA에서 자국법에 대한 개정 문제도 미국은 법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우리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전체 법률의 1/4 정도를 개정해야 할 정도로 주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한다.



4)섬유

섬유분야는 외관상으로 우리가 고세를 취하고 미국이 방어를 하는 분야다. 우리는 미국에 제시한 섬유 양허안이 기대수준 이하라면 퇴짜를 놓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섬유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겠다는 미국측 입장을 수용했고, 섬유제품의 미국측 원산지 기준인 얀 포워드를 인정하는등 완전히 밀리는 협상을 해왔다. 얀포워드를 인정하면 우리가 수출하는 대부분의 섬유제품이 중국산으로 인정되어 관세철폐가 되지 않아 FTA의 효과가 거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산 섬유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되는 것을 막는다는 우회수출방지장치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5)농업

농업 분야는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FTA 첫 번째 작품인  한칠레 FTA를 2년 이상 늦추게 만든 분야이기도 하다. 농업분야 협상은 미국의 공격이 거센 것도 문제지만 우리측이 농업개방과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미국과 FTA를 추진하다 중단한 스위스의 경우는 농업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너무 크다는 이유였다. 농업분야 협상은 품목별 관세철페 기간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위급 협상에서 쌀과 쇠고기, 과일등 민감 농산물에 대한 개방 예외와  관세철폐 여부, 저율할당관세, 세이프가드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고위급 협상을 진행중인 한미 양측이 5대 핵심쟁점중에서 농업과 섬유를 매개로 서로 빅딜을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양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5. 한미 FTA 남은 쟁점들


1)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여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는 우리의 한미 FTA 협상 목표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국의 반대로 전혀 진척이 없다. 역외가공방식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미국측의 반대로 타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2) 외환 세이프가드

한국은 1997년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환세이프가드를 도입했다. 미국은 외환세이프가드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와 투자자금에 대해 정상적인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외환세이프가드와 미국의 이러한 요구는 서로 상반되는 지점이 있다. 특히, 투자자-국가소송제의 경우는 기업의 이윤추구와 우리나라의 법률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NAFTA에서 이렇게 기업과 국가의 법률이 충돌했을 때 기업이 승리한 경우가 많았기에 주권을 침해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비판적 입장이 강하다. 그러나 정부는 부동산과 조세정책만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을 넣고 이 투자자-국가소송제를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예외마저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 방송, 시청각 시장의 개방 수위

우리는 미국의 개방 요구와 국내 여론의 언론에 대한 공공성 요구 사이에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쟁점은 앞으로 다가올 방송통신융합서비스와 온라인 콘텐츠의 미래 유보문제, 프로그램 공급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쿼터 완화여부 등이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미래유보문제를 제외한 나머지를 완화하려고 하고있다.


4) 기간 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현행법은 외국인이 KT, KTF, SK텔레콤,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등 국내 기간통신 사업자의 지분을 49%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기간통신은 공공적인 성격과 국가안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은 이 지분을 51%로 상향하자는 것이다. 또한 통신표준도 쟁점이다. 한국은 197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통신표준을 제정해 통신강국으로 거듭났는데, 미국은 이러한 정부 주도가 불공정한 무역장벽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5) 저작권 보호기간 20년 연장

지금까지 저작권은 50년을 보호기간으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20년 연장해서 70년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법률까지 바꿔서 자신들이 선점한 이익을 추구하려는 미국의 요구에 우리 정부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6) 우체국보험에 대한 세제특혜 시비

우리나라에서 우체국 보험은 우정사업운영에관한 특례법에 의해 세제 혜택을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우체국 보험의 공공적 성격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비관세 장벽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보험시장이 커지면서 세계 10위권에 접어들자 미국계 보험회사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미국계 보험회사들의 요구를 받아 우체국 보험에 대한 세제 혜택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6. 협상 결과 예상


위에서 한미 FTA 협상에서의 핵심 쟁점 5가지와 주요쟁점 여섯 가지를 간략하게 살펴봤다.


과연 한미 FTA는 타결될 것인가?

우리와 미국 양국 정부 모두 이번 협상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바로 이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된다. 불리한 여건에서 밀리는 협상만을 진행하면서도 한미 FTA를 타결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

일방적인 퍼주기 협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3월초 지금까지의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한겨레신문에 실렸는데 100점 만점 기준에 평점 -85점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 협상에서 미국의 주장은 관철된 것이 많고, 우리의 주장은 관철된 것이 적다. 또한 쟁점이 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거부되었거나 협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7. 나오며


작년에 썼던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의 끝부분이다.

“누구를 위한 FTA인가?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FTA여야 한다.

미국이나 정부고위관료, 일부 재벌을 위한 그들만의 FTA가 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현재까지의 협상을 지켜봤을 때 한미 FTA 협상은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협상은 우리나라를 위한 FTA가 아니라 미국을 위한 FTA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협상이라고 해놓고서 실제로는 소수 재벌기업들의 이익만을 대변했다. 심지어 협상결과만을  봤을 때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우리나라의 이익을 팔아먹는 협상을 했다고 생각한다. 1900년대 초반 대한제국 말에 나라를 송두리째 팔아먹은 매국노들과 지금의 정부와 고위관료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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