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을.

윤대현200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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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을.

나와 마을 (원어명 : Moi et le Village) - 샤갈 (Chagall, Marc)



새벽 두세시 하늘은 맑다 곧 새벽이 되겠지 저 멀리에서 사람들이 가축을 도살한다. 암소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나는 암소를 그린다.

나와 마을은 암소를 마주보고 있는 샤갈 자신의 얼굴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 구도를 이루며 교차하는 직선들이 화면에 삼각 혹은 사각으로 분할하고 있는 그림이다. 분할된 면들은 모두 다른 색채와 이미지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복판에 드러난 동그라미가 분할된 것들을 조용히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통합하고 있다. 그 하나의 이야기란 바로 그의 고향 샤갈의 마음속에서 숨귀고 있던 마을의 신화다.
고향은 우리 삶의 뿌리이며 추억이 시작되는 자리이며 정처없는 우리의 몽상이 돌아갈 곳이다. 우리가 지치고 상처 입을때 우리의 영혼을 치유해줄수 있는곳 그곳 그곳은 우리가 안식할수 있는 영원한 여성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 고향을 샤갈은 암소로 담아내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 파리에 와 있는 나에게는 고향 마을이 암소의 얼굴이 되어 떠오른다. 사람들이 그리운 듯한 암소의 눈과 나의 눈이 뚫어지게 마주보고 눈동자와 눈동자를 잇는 가느다란 선이 종이로 만든 장난감전화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암소와 샤갈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이미지인 생명의 나무처럼 생명의 근원인 고향에서는 모든 대립적인 것이 하나의 뿌리를 가진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화해하고 융합한다. 그곳에서는 날아다니는 물고기와 바이올린켜는 암소 꽃, 닭과 푸른새가 인간과 눈빛을 나누고 전화를 하고 사랑을 나눌수 있다. 모든 견고한 형태는 스며드는 색채로 융해되고 색채가 몽상한다. 그리하여 소가 사람으로 사람이 챌로로 변신할수 있는 것이다.
샤갈의 마을에서 만물은 색채의 몽상속에서 감응하고 변신하고 융합하며 새로운 색채를 이룬다. 만물이 모두 거룩하다는 유태교 신비주의 하시즘과 구약 이사야에서 모든 피조물이 화해하는 세계는 샤갈이라는 색채의 몽상가를 통하여 비로서 이미지를 이룬다. 샤갈의 그림은 행복한 성화다.
행복한 샤갈 마을의 성스러운 율법은 사랑이다. 이 사랑이 감응과 변신과 화해를 가능하게 한다.
샤갈은 말한다.


“ 진정한 예술은 사랑안에 존재한다.
그것이 나의 기교이고, 나의 종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