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너무 슬픈 인간의 이야기

강영희200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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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나래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공부를 할때부터 가진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마치 거추장스러운 옷을 억지로 겹쳐 입은 듯한 느낌을 갖는다.

 

첫 장면은 잔인한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자이길래 저토록 잔인한 사형선고일까 ..

영화는 그렇게 물음표를 던지며 시작한다.

 

하지만 나에게 첫 장면은 생선시장이다.

냄새.

비릿한 피냄새와 썩은 생선냄새가 금방이도 밀려올 것 같은 이 장면은 어쩌면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긴 나래이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 시작하면서

영화가 지루해지고, 집중이 되지 않고, 짜증스러워졌다.

냄새를 느끼게하지 못하고 말았다.

마치 TV오락프로그램에서 감정까지 설명하는 그것처럼 밋밋하고 화가나는 설명 .. 없었어도 충분할 수 있는 화면이었는데 ........ 

 

얼마나 지났을까? 

향기를 쫒는 그르누이 .. 그리고 붉은 머리 소녀 ..

그렇게 이 영화는 조금 늦게

눈을 뜬다. 자신이 책이 아니라 영화라는 것을 인식한다. 

 

책이 있는 줄 몰랐다.

15년 전에 씌어진 책이라고 한다.

과 비슷한 시기에 그와 견줄만한 센세이션한 소설이었는데 작가가 영화화를 거부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에게서 나는 퐁네프의 드니라방 그러니까 알렉스의 느낌을 받았다. 춤을 추는 거리의 곡예사 .. 왜 그가 생각이 났을까? 아주 닮은 느낌이다.

 

자신의 냄새가 없는 者가 자신의 냄새를 갖고자 하는 이 연쇄살인범은 냄새가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을 받고자 한다. 향기 .. 또는 냄새라는 것이 주는 미지의 매혹과 함께 .. 영화는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다.

 

천재적인? 아니 동물적인 .. 아니 그보다 .. 모든 냄새를 맡고 기억할 수 있는 이 능력의 소유자는 어쩌면 신과도 같다. 그는 .. 신의 외로움, 신의 광기, 신의 .. 그러나 스스로의 신일뿐 .. 그 스스로는 인간들에게는 존재감이 없는 .. 외로운 신 ..

 

그 냄새맡는 신이 사람의 냄새를 맡았다.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소녀의 향기를 '맡은' 그는 그 향기를 갖고자 하고 .. 그것은 엄청난 광기로 .. 부유한 향기의 도시에 순수하고 고결하고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향기'를 수집한다. 되시는 패닉에 빠져 그를 찾지만 아무도 이 냄새나지 않는 신를 찾아내지 못한다. 

 

인간이 되고 싶은 신 ..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은 외로운 신 ..

그러나  신이 아니기에 더욱 외롭고 슬펐을 한 인간의 이야기

 

영화는 그 이야기를 다 담지 못한다.

그 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영화는 시간이 없다.

뭔가 이야기 하고 싶은걸 다 못담은 듯한 ..

 

마지막에 시퀀스 ..

다시 사형장 시퀀스에서의 황당시츄에이션은 ..

 

결국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을 제외한 캐릭터 설명이 너무 미흡하고, 상황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 벙찐 느낌 .. 하지만 곧 이해가 된다. 그의 마지막까지 가면서의 느낌 .. 생각이 필요한 영화다.  

 

마지막 시퀀스도 정말 코미디다. 그것은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건데 .. 그게 또 우리네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양한 이야기가 풍부하게 .. 그리고 세련되고 위트와 유머, 페이소스가 담긴 ..

그러나 책의 상상력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동시에 영화는 책이 주지 못한 구원을 허락한다.

 

너무 멀리 앉아서 본 것도 실수인거 같다.

그 향기를 느끼려면 화면에 조금 더 가까이 가야한다.

그리고 깊이 빠져서 보라. 될 수 있으면 그가 되어서 영화를 보는 것이 좀 더 그의 '향수'를 쫒는 방법일 수 있겠다.

 

책은 먼저 읽어도 좋고, 나중에 읽어도 좋고 ..

영화와 책을 함께 보는게 좋겠다.

다양한 느낌과 색깔과 .. 냄새가 읽을 때마다

볼때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