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48장의 뜻과 유래

신문섭200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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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투 48장의 뜻과 유래 ♤♧♤


 

⊙ 화투(花鬪 : '꽃그림 놀이'라는 뜻의 語源)

화투는 1543년 포르투칼 상인에 의해 최초로 일본에 전래된 서양의 카드인 카루타(かるた:타롯 카드가 기원)를 변형시켜 1년 12개월로 나누어 하나후다[화찰(花札)]을 만들고 놀이를 겸하여 도박을 행하던 것이 17세기 중엽 조선통신사를 통해 양반계층에서 유행하던 '수투(數鬪)놀이'가 접목되고, 일본 에도시대(江戶)의 우키요에(浮世繪)라는 풍속화가 결합하여 18세기 말에 완성되었다. 화투는 모두 48장의 패로 구성되며 12월까지를 나타내는 12종류의 꽃이나 초목이 4장씩 그려져 있다. 그림은 송학(松鶴:1월)·매조(梅鳥:2월)·벚꽃(3월)·흑싸리(4월)·난초(蘭草:5월)·모란(牡丹:6월)·홍싸리(7월)·공산명월(空山明月:8월)·국준(菊俊:9월)·단풍(丹楓:10월)·오동(梧桐:11월)·비(雨:12월) 등으로 되어 있고 패에는 동물이나 기물(器物) 등을 더 그려 넣었다. 놀이형식으로는 고스톱·도리짓고땡·민화투(늘화투)·삼봉·섰다·육백(六白)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이 화투는 일본에서 들어왔으므로 왜색(倭色)이 짙다 하여 항일·반일의 민족적 감정으로 일제강점기 말기와 8·15 이후 몇 해 동안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뒤 조금씩 놀이가 보급되어 일부에서는 도박으로 이용되는 병폐를 낳고 있다. 일본에서는 화투로 하는 게임 자체가 부정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쇠퇴한 반면, 한국에서는 70~80년대를 걸쳐 일본과는 다른 흥미로운 게임 방식이 추가 되면서 한국적인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1월 : 송학(松鶴 : 솔)

1월에는 솔(松)과 학(鶴)이 나오는데 솔(松)은 일본에는 정월 초하루부터 1주일동안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이기 위하여 대문 양쪽에 소나무(松-마쯔)를 꽂아두고 학(鶴)등의 경사스러운 그림의 족자를 걸어둔다는 일본의 대표적인 카도마쯔(門松)라고 불리는 세시풍속을 그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와 학은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상징한다. 결국 1월의 화투는 '福과 건강'을 비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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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 매조(梅鳥)

2월의 화투 매화. 2월은 일본에서 매화 축제가 벌어지는 때이다. 꽃도 꽃이려니와 특히 열매, 즉 매실로 만든 절임인 우메보시(梅干)는 일본인들의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 일본음식이다. 2월이 되면 일본 전역의 공원에서 축제가 벌어질 만큼 매화는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꽃이며 또 매화나무에 앉아있는 새는 꾀꼬리류의 휘파람새(鶯-우구이쓰)로 일본의 초봄을 상징하는 새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의 꾀꼬리는 일본에서는 '고려 꾀꼬리'(高麗鶯-코라이 우구이쓰)라고 불린다고 한다. 꾀꼬리는 봄을 나타내는 시어(詩語)로도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텃새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꾀꼬리는 매화가 피는 이른 봄에는 볼 수 없는 여름 철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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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벚꽃

벚꽃은 일본의 국화(國花)이며 3월의 벚꽃축제는 헤이안(平安)시대부터 출발하여 이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행사가 되었으며 광의 벚꽃 아래에 있는 것은 [만막]이라 불리는 것으로 지금도 일본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휘장이며 벚꽃 축제를 나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역사문헌에서 벚꽃을 감상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고 일제 식민지 시대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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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 흑싸리가 아니라 등나무 꽃

일본의 전통 시에는 계절마다 쓰이는 시어(詩語)인 계어(季語)가 있는데 흑싸리로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은 흑싸리가 아니라 등나무 잎과 등나무 꽃이라고 한다. 등나무는 초여름을 상징하는 계어(季語)이며 일본에서는 각종 행사시 가마에 장식하거나 가문의 문양으로 쓰이는 등 친숙한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절개가 없는 덩굴식물이라 하여 그다지 사용되지 않았다. 또한 달밤(하현달)의 두견새는 원조(怨鳥), 귀촉도(歸蜀途), 또는 망제혼(望帝魂)이라고 하여 불길한 징조를 상징하므로 우리나라의 민화에서도 그려지지 않는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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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 난초(蘭草)가 아니라 붓꽃

패에 그려진 꽃은 난초로 잘못 인식되어져 있지만 사실은 붓꽃(杜苕)은 보라색 꽃이 피는 관상식물로서 아이리스(Iris)를 말하며 화투에 담겨진 내용은 습지의 야쯔하시라는 다리를 걸으며 붓꽃을 감상하는 전형적인 일본의 풍취를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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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 모란(牡丹)

모란(牡丹)은 6월의 시어(詩語)로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귀한 이미지를 가진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양 꽃의 으뜸으로 장미를 가리킨다면 동양에서는 모란을 가리킬 만큼 꽃 중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화에서는 신라의 선덕 여왕이 '당태종이 보낸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보고 모란에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고 말한 일화가 있어 모란에는 나비를 그리지 않는 것이 관례로 전해 내려오고 있어 모란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메시지가 부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화투 48장의 뜻과 유래


* 참고 : 6, 9, 10월의 화투 5점짜리에는 청단이 있는데, 일본에서 청색은 우울하거나 좋지 않은 일을 암시하는 색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6, 9, 10월 달에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수재민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도 1년 중 이 기간에 각종 사건, 사고가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7월 : 홍싸리

일본에서의 싸리는 가을 7초중의 선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빗자루를 만드는 천한 수종이었으며 시조문학에서는 단 한번도 인용된 적이 없는 일본인만의 독특한 정서를 상징하고 있다. 함께 그려진 멧돼지는 7월의 사냥철을 나타내는 것인데 근대 일본에서 성행했던 멧돼지 사냥철이 7월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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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 공산(空山 : 공산명월)

일본패에는 억새풀이 가득히 그려져 있으나 우리의 것에는 생략되었다. 8월의 화투 문양을 보면 산山, 보름달, 기러기 3마리가 등장한다. 이는 일본에서도 8월이 오츠키미(달구경; おつきみ)의 계절인 동시에 철새인 기러기가 대이동을 시작하는 시기임을 알려주는 일종의 문화적 암호다. 또 한국에서 제작되는 8월의 화투에서 검은색으로 처리된 것이 산이고 피에서 흰색으로 처리된 부분은 하늘을 의미한다. 우리는 8월 15일을 추석이라 하여 조상에 대하여 감사드리는 성묘와 차례로 이어지는 최대의 명절인 것에 비해 일본에선 둥근 달을 보며 과일 같은 것을 창가에 두고 달에게 바치는 소박한 명절인 월견자(月見子:오츠키미)를 나타낸다. 그것은 일본에서도 8월이 1년 중에서 제일 바쁜 추수철이기 때문에 한가롭게 시詩를 쓰고 낭송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시사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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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속칭 '8월의 빈 산(八空山)'이라고 하는데 화투 48장중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뒤 그림이 바뀐 것이 이 8월이라고 한다. 원래 일본화투의 8월에는 '가을을 상징하는 7가지 초목 (秋七草)' 억새, 칡, 도라지 등이 그려져 있었는데 우리의 화투에는 밝은 달밤과 세 마리의 기러기가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있을 뿐이다.


 

9월 : 국준(菊俊) 

9월은 일본에서 국화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계절이다. 따라서 9월의 화투문양으로 국화가 등장하는 것이다. 일본에는 고대 중국의 기수민속(奇數民俗)의 영향을 받아 9세기경인 헤이안 시대부터 중양절(中陽節-9월 9일)에 술에 국화꽃을 넣어 마시며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일본의 관습을 나타내며 잔에 목숨 수(壽)자가 있는 것도 그런 연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홀로 늦가을 서리 속에 피어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지조있는 국화가 인고(忍苦)와 사색(思索)을 의미하며 일본의 무병장수(無病長壽)와는 다른 문화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국화가 일본의 왕가王家를 상징하는 문양임을 고려할 때, 그것은 일왕을 비롯한 권력자들이 흐르는 물에다 술잔을 띄워놓고 국화주를 마시면서 자신들의 권세와 부귀가 영원하기를 기원했던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9월의 화투 가운데 10점짜리 화투만이 자기 맘대로 쌍 피(2장의 피)가 될 수도 있고, 10점짜리 화투로 남을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것도 바로 9월의 10점짜리 화투가 일왕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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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 단풍(丹楓)

10월의 단풍은 '낮에는 홍엽(紅葉), 밤에는 홍등(紅燈)' 이라고 하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때 그 색채의 변화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풍취를 상징하며 함께 그려진 사슴은 근세에 성행했던 사슴 사냥철을 의미하고 있다. 단풍놀이는 우리에게도 세시풍속 중 하나였으나 풍류를 즐기면서 가을을 만끽하는 즐거운 단풍절에 하는 사냥은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다. 화투에 수(♂)사슴과 단풍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러한 계절의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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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 오동(梧桐)

11월의 오동(梧桐)과 봉황(鳳凰)은 일본왕의 도포에 쓰이는 문양으로 왕권을 상징하며, 일본에서 오동이 12월인 것은 오동을 뜻하는 [기리(切)]라는 말이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동이란 본래 벽오동(碧梧桐)을 말하는 것이며, 오동과 봉황은 군자가 천자의 지위에 오르면 출현한다는 영물인 봉황이 벽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는다 하여 고귀하고 품위있고 빼어난 것의 표상으로 사용 되었다.

 

화투 48장의 뜻과 유래


* 참고 : 11월과 12월을 의미하는 화투는 한·일 양국간에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오동'은 11월의 화투이고 '비'는 12월의 화투인데 반해, 일본은 그 반대이다. 즉 일본에서는 '비'가 11월의 화투이고 '오동'은 12월의 화투이다. 일본에서 '오동'이 12월의 화투가 된 것은, '오동'을 뜻하는 기리(きり)가 에도江戶시대의 카드였던 ‘카르타’에서 맨 끝인 12를 의미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12월 : 비(雨)

광의 갓을 쓴 사람은 일본의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AD.894-966)이며 개구리가 버드나무에 오르기 위해 수없이 노력하는 것을 보고 노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오노도후의 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것이며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렸다고 한다. 또한 비가 11월에 배치된 것과 수양버들이 등장하는 것은 파란풀이 월동할 만큼 온난하며 11월에도 비가 내리는 일본의 아열대성 기후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계절과 맞지 않다.

 

화투 48장의 뜻과 유래




= 화투 타령 =

정월 솔에 쓸쓸한 내 마음

이월 매화에 매어 놓고

삼월 사쿠라 산란한 내 신세

사월 흑싸리에 축 늘어지네.

오월 난초에 나는 흰나비

유월 목단에 웬 초상인가

칠월 홍돼지 홀로 누워

팔월 공산 허송한다.

구월 국화 굳어진 내 마음

시월 단풍에 우수수 지네

동지 오동에 오신다던 님은

섣달 비 장마에 갇혀만 있네.


일제시대 유행하였던 "화투 타령"이다. 화투의 1(솔)부터 12(비)까지를 각 달과 연결시켜 식민지 백성의 허무한 삶을 읊고 있다. 일본에서 들어 온 화투로 나라 잃은 백성의 무력감을 짙게 드러낸 것도 흥미롭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투판을 벌이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요즘에는 고스톱으로 대표되는 화투노름이 서민의 일상에 뿌리 내리면서 "국민 오락"이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