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앞에서 미풍이 올림.

서정억200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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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앞에서 미풍이 올림.

 

이슬 품은 보들보들한 백합 앞에서

그 향기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불안한 바람이

오랜 시간 찬찬히 생각을 한다.

 

뽀얗게 쌜쭉거리는 백합_

암술 끝에 예쁘장하게 맺힌 도톰한 이슬이

자신에게서 떠나버릴까 걱정을 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쭈뼛거리다 어정쩡해진 미풍_

참, 많이도 고요해진다.

 

그렇지_

나는 그런 녀석이 아니지_

 

달달하고 떨떠름한 저 봉긋한 이슬을

기어이 털어내버리고 마는

이기적인 질풍이 될 순 없지_

 

지루한 장마처럼

잔뜩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고 섰다.

서쪽에서 간지러운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