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준비하는 여자

이혜림2007.04.04
조회53
미팅준비하는 여자

단체 문자가 도착했어요.

  다음 주 토요일에,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이브에

  스키장 콘도 예약을 완료했다는 진희의 문자에요.

  유선이, 소라, 혜진이, 그리고 진희와 나..이렇게 오총사거든요.

  작년 크리스마스도 다섯 명이 함께 보냈는데,

  올해도 역시 우리끼리 보내게 생겼네요.

  물론 친구들과 보내는 크리스마스도 재밌죠.

  하지만 매년 그렇게 보내다보니, 걱정이 되긴 해요.

  우리에게 무슨 결함이나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고,

  우리가 성격이 좀 유별난가?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럼 외모가 떨어지나? 이건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우린 모이기만 하면 서로 예브다..예뻐졌다..그러거든요.

  근데 혹시, 이것 때문일까요? 다들 공주병?

 

  손님이 왔어요. 트리 용품을 사러 왔나 봐요.

  가게 입구에 진열해 놓은 별 모양 전등이랑, 커다란 구슬,

  산타 인형, 선물 상자..등을 만지작거리며 서 있네요.

  여자 셋이 왔는데, 표정을 딱 보니까,

  우리 집엔 별로 마음에 드는 게 없나 봐요.

  장사를 하다보니까, 사람들 표정만 봐도 알겠어요.

 

  어젠 털실뭉치까지 던져가면서 싸우는 커플이 왔었는데,

  처음 가게에 들어온 순간부터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싶었어요.

  그러더니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니까,

  여자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고

  저만치에선 털실 뭉치가 데굴데굴 굴러가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어제 그 손님들은 사가긴 사갔는데

  저 세 여인은 그냥 다른 집으로 갈 것 같네요.

  저 세 여인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일까요? 그건 아니겠죠?

 

  제 친구들 말이에요.

  제가 보기엔 다들 나름대로 개성도 있고 매력도 있거든요.

  근데 왜 이모양일까요?

  제 동생 말대로 친구들끼리 너무 몰려다니니까

  심심할 틈이 없어서 남자친구의 필요성을 잘 못 느끼는 걸까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나라도 나서야지..

  아는 오빠한테 5대5 미팅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해야겠어요.

  근데, 제 친구들이 다들 저보다 조금 더 예쁜데

  같이 나가도 괜찮을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친구와 애인이 채워줄수 있는 부분은 분명 다르다고,

  연애하고 싶다면 심심해지라고..고독해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