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the love

한아름2007.04.06
조회13
Say the love

자주 다니던 길가 풍경이 오늘 왠지 허전해 보입니다
 뭔가 달라졌는데..  뭐지?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아, 그렇구나..
 그 자리에 있던 공중전화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됩니다
 휴대전화들을 많이 쓰니까 없앴나 봅니다

 나는 부스가 서 있던 자리를 휑한 눈으로 바라보죠
 없어진 것도 모를 정도로 없어진게 익숙했었어
 그런 눈으로..
 그리고 나는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삽니다
 한 아이가 장난감을 달라고 떼를 쓰는게 보입니다
 부모는 말려보지만 내가 보기엔 아이가 이길거 같습니다
 괜히 또 나는 아이를 부러운듯 바라봅니다
 나도 너처럼 바닥에 주저 앉아서 떼를 한 번 써 봤으면 좋겠다
 그런 눈으로..
 그리고 나는 공원을 지나 갑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벤치에 앉아 있는게 보입니다
 저 사람은 누군가를 얼마 동안 저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까?
 나는 멀쩡한 그를 괜히 측은하게 바라 봅니다
 기다리던 사람이 영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 눈으로..

 나도 그녀를 많이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라고 하진 않았지만 기다리는거 밖에는 할 게 없어서 
 기다렸습니다
 누군가를 많이 기다려 본 사람은 알죠
 기다림을 멈추고 돌아서면 그때 막 올거 같아 쉽게 멈출수 없는..
 
 오고가는 모든 차에서 그 사람이 내릴거 같고
 열고 닫히는 모든 문에서 그 사람이 들어올 것만 같은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 기다리지마, 마음 변하지 않아..

 그 무렵에 나는 그녀에게 별다른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서두를 어떻게 꺼내서 본론을 어떻게 정하고 마무리를 어떻게
 짓는게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었지만..
 머리속의 말들은 헝클어져서 쉽게 뱉어지지 않았습니다
 말을 뺏겨버린 사람처럼 그저 멍했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전처럼 그렇게 멍해 있지 않을 겁니다
 머리속에서 어떻게 어떻게 정리된 말이 아니라 그냥 떼를 쓸거예요
 
 가지 말라고..
 눈물 나면 울고,
 다리가 후들거리면 주저 앉고,
 가지 말라고..  달래 달라고..
 가는 사람 오래오래 마음 아프도록, 실컷, 그렇게..


 그녀가 있던 자리는 이제 빈 자리로 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그때 떼쓰지 못하고 남겨뒀던 말들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려 봅니다
 헤어지잔 너의 말을 들었던건 그러겠단 뜻이 아니라
 니 마음 다시 변하길 기다린단 뜻이었다고..
 너를 포기했던건
 너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였다고..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