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 maN

장성현2007.04.07
조회30
 MilitARy maN

기다려 달라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나는

이별이 못내 아쉬워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가는 동안

그녀는 들썩거리는 나의 등을 보며 한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어깨너머로 느껴지는 그녀의 흐느낌에

나는 살며시 그녀에게 다가가 꼬옥 안아주고는

날위해 울고있는 그녀를 애써 외면하며

훈련소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천만근의 무게와도 같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훈련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겪는 고된 훈련에 온몸이 녹초가 되어버린 나는

밤이 되고 이불자리에 누워서야 모두 녹아내렸습니다.

어색한 잠자리에 억지로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해보지만

재촉할수록 떠오르는건 그녀의 웃는 모습입니다.

그렇게 잠을 청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둘씩 되짚어 봅니다.

그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르 잠이 들어버립니다.

아침 기상나팔 소리에 눈을 비비며 못내 일어난 나는

정신없이 고함을 질러대는 조교들의 통제에 잔뜩 겁을 먹고

부랴부랴 이불을 개고 대충 옷을 입고

익숙치 않은 군화와 모자를 착용하고

어리버리한 훈련병의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언제나 아침에 눈을뜨면 그녀가 내옆에 있기만을 그리던 나는

그녀 대신 옆에있는 동기들을 바라보며 지금의 나를 안타까워 합니다.

처음으로 식사를 합니다.

시간이 되면 무조건 해야 할 일들 중 하나로

문득 내자신이 죄수가 되어버린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그녀와 함께 길거리를 거닐다 들어가던 패스트 푸드점이

마냥 그립기만 합니다.

그녀는 지금 나의 이런 마을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난 그렇게 믿고 싶고. 그 믿음에 하루 하루의

힘든 시간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그녀와 함께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대형스크린이 있는 영화관에서 보던 재미난 영화들도 볼 수 없습니다.

사격을 해보았습니다.

처음하는 사격이라 잔뜩 긴장을 한 탓인지

나도 모르게 격발된 총탄의 괴성에

깜짝놀라 정신조차 가늘수가 없었습니다.

솔찍히 이곳에선 많이 겁이 납니다.

그녀 앞에서 항상 당당하리라 다짐하던 나는...

이제 겁많은 바보라고 그녀에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나에게 실망하길 바라는건 하늘에 맹세코 아닙니다.

다만 그녀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녀가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소중함을 깨달은 나는

그녀와 매일같이 얼굴을 맞댄다 해도

이젠 1분1초 순간순간이 안타까을 것입니다.

100일의 그날이 기다려 집니다.

모든것을 소중히 할수있는 마음이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더욱이 그녀와 함께하는 모든것은 나에겐 군생활에있어

최고의 위안 입니다.

나는 100일 후에 그때는 당당하게

그녀 앞에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날 꼭 끝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입니다.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