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념일을 맞이하며)

탁혜경2007.04.09
조회13
버스(기념일을 맞이하며)

사람은 각자 하나의 버스를 타고 태어나는것 같다

그 버스는 리무진 버스가 될 수도 있고 시골에서

하루 1번만 간신히 운행되는 버스일 수도 있다.

 

내가 가는 버스안에는 사람이 많다.

 

각자 다른 시야를 가진채 서로 다른 곳만 바라볼

뿐이지만 서로의 도착자는 같다는것을 알고있다.

 

한번씩. 서로의 시야를 이 작은 버스안에서 맞추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좀더 외로울 필요도 감성적일 필요도 없게된다

 

내가 딱 한번 버스를 갈아탔던 적이있다.

1년전 그날이 바로 그 때이다,

 

매일이 똑같은 도로위라고 생각하며 작은 일탈을 꿈꾸며

방황하던 그때에 문득 시야를 버스안으로 돌린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와 비슷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한 소녀를

본적이 있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가 바라보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는것이 맞겠다.

 

잠시 그 소녀를 바라보던 나는 2정류장이 자나고서야

그 소녀를 바라볼수 있게된다.

 

대화는 없었다 교감만이 있었다.

 

같은 풍경을 보는건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녀에게 다가가서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곤 서로가 바라본 풍경을 다시금 보았다.

 

이상하게도 아까 앉은 자리에서 바라본 풍경과는

방향은 같았지만 모든게 너무나 다른거 같았다.

 

우리는 교감중이였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자리를 일어나 다른 자리를

찾으려했다.

 

그모습을 지켜보던 난 생에 단 한번의 결심을 하게된다.

 

그래...

난...

찾고 있었던거야...

같은곳을 바라만 보아도..

자세히보면 다른게 많아도..

그저 옆에 앉아있길 바랬었던 거야..

 

그러곤 그녀의 손을 잡고  다짜고짜 버스에서 내렸다.

 

아니 그동안 나아가기만 했던 인생에 쉼표하나를

던졌던 것이다.

 

그러곤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갈곳은 있지만 당신이 가는곳으로 정할래요'

 

그녀가 말했다

 

'저기 갈곳은 없었지만 당신이 가는곳으로 갈래요

  하지만 제가 지닌 짐은 당신이 들어줘야 해요'

 

그녀와 난 평생 처음보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풍경과는 다른 풍경을

바라보기위해서 말이다.

 

'많이 늦어지요? 우리..'

 

'아니에요. 우리는 버스를 탄것뿐이에요

 조금 먼저간 버스또한 우리가 가야될 곳을 갈뿐이에요

 조금 더 빨리요..'

 

'우린 우리가 봐야할 풍경을 우리가 지나

 갈 정류장을 천천히 세면서 나아가면되요'

 

'그래요 그건 당신과 나만이 가능한 일이니깐요'

 

그녀의 에고와 나의 에고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였다.

 

우린 이제 어디로 갈까

 

그건 걱정하지 않는다 어디로든 목적지는 같으니깐

서로 함께 한다는것이 중요한 것이니깐

 

...

 

그래 그날이 유일하게 내가 버스를 갈아탄 날이다.

그리고 그날부터 난 바깥풍경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래 그날부터 난 버스안 너와의 시선을 바라보았다.

 

 

-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