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기다림이란없었습니다간절함 또한없었습니다나지막이 들리는 발걸음은오히려 두렵게만 느껴질 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그저고추장만 품은 항아리처럼빨갛게 담겨 있었을 뿐내보이지 아니하였습니다눈 오거나 비 올 때면그 위에 드리워져조금씩 흘려 내릴 때다만 주서 담지 못한한 번의 입김만이고요히 휘감을 뿐이었지요
사랑하지 않아요
없었습니다
간절함 또한
없었습니다
나지막이 들리는 발걸음은
오히려 두렵게만 느껴질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고추장만 품은 항아리처럼
빨갛게 담겨 있었을 뿐
내보이지 아니하였습니다
눈 오거나 비 올 때면
그 위에 드리워져
조금씩 흘려 내릴 때
다만 주서 담지 못한
한 번의 입김만이
고요히 휘감을 뿐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