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아요

왕영재200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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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기다림이란
없었습니다

간절함 또한
없었습니다

나지막이 들리는 발걸음은
오히려 두렵게만 느껴질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고추장만 품은 항아리처럼
빨갛게 담겨 있었을 뿐
내보이지 아니하였습니다

눈 오거나 비 올 때면
그 위에 드리워져
조금씩 흘려 내릴 때

다만 주서 담지 못한
한 번의 입김만이
고요히 휘감을 뿐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