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지구별여행자中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느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철학이나 종교적인 신념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발은 신고 나서면 나는 언제나 그 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할 수가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살아 숨쉬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 순간을 춤추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생의방식이었다.
바람을 춤추라, 온 존재로 매 순간을 느끼며 생을 춤추라. 자신이 내딛는 발걸음마다 춤을 추며 신에게로 가라.
학교는 내게 너무 작은 것들을 가르쳤다. 내가 다녀야 할 학교는 세상의 다른 곳에 있었다. 교실은 다른 장소에 있었다. 보리수나무 밑이 그곳이고, 기차역이 그곳이고, 북적대는 신천과 사원이 그곳이었다. 사기꾼과 성자와 걸인, 그리고 동료 여행자들이 나의 스승이었다.그들이 나는 좋았다.
때로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명상이고 수행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그책을 나는 읽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나났다. 그 길들은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이들과, 열여덟 살에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여인들과, 진리를 깨우친 성자들의 동굴로 나를 인도했다.
책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은 시간과 풍격으로 인쇄되고, 아름다움과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로 제본된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그 책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등장인물들 중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엇는 자도 있었고, 학식을 자랑하며 근엄한 체하는 학자도 있었고, 자기를 학대하는 고행승 사두도 있었다. 사리를 휘날리며 들판 끝으로 점점이 사라져가는 여인들도 있었다.
내 여행의 시간은 길고 또 그 길은 멀었다. 여행 중에 나는 진정한 홀로있으을 알았고, 그 홀로있음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배웠다.
내가 언제나 부러워 마지않는 사람은 이제 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새벽의 인도공항에 도착하는 사람이다. 그의 눈이 곧 맞닥뜨리게 될 삶의 파노라마들, 꽃과 태양과, 갠지스 강과 시체들, 머리에 희 터번을 두른 만년설의 산들과 신의 문양들, 그런 것들은 나는 미리 알고 가슴 두근거린다.
그는 버스지붕에 올라앉아 대륙을 가로지르기도 할 것이고, 기차의 차장 밖으로 물동이를 이고 멀어져가는 인도 여인들의 자테에 매혹당하기도 할 것이다. 또한 길 위에 떨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매 순간 어디로 갈 것인가 망설여야만 하리라.그리고 어느 싸구려 여인숙에선가 자기 자신과 만나 뜨겁게 해후하리라.
여행은 언제나 좋았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그것은 하찮은 자기 연민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쓰러졌지만, 또한 나 자신으로부터 일어나곤 했다.
내 생의 증거는 언제나 여행에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곧 여행이었다. 여행 중일때. 나는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일 수가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버스지붕과 길과 반짝이는 소금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인도에 갔다, 머리속에 불이 났기에
류시화 ...
나는 여행이 좋았다
류시화, 지구별여행자中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느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철학이나 종교적인 신념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발은 신고 나서면 나는 언제나 그 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할 수가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살아 숨쉬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 순간을 춤추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생의방식이었다. 바람을 춤추라, 온 존재로 매 순간을 느끼며 생을 춤추라. 자신이 내딛는 발걸음마다 춤을 추며 신에게로 가라. 학교는 내게 너무 작은 것들을 가르쳤다. 내가 다녀야 할 학교는 세상의 다른 곳에 있었다. 교실은 다른 장소에 있었다. 보리수나무 밑이 그곳이고, 기차역이 그곳이고, 북적대는 신천과 사원이 그곳이었다. 사기꾼과 성자와 걸인, 그리고 동료 여행자들이 나의 스승이었다.그들이 나는 좋았다. 때로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명상이고 수행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그책을 나는 읽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나났다. 그 길들은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이들과, 열여덟 살에 벌써 아기 어머니가 된 여인들과, 진리를 깨우친 성자들의 동굴로 나를 인도했다. 책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은 시간과 풍격으로 인쇄되고, 아름다움과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로 제본된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그 책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등장인물들 중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엇는 자도 있었고, 학식을 자랑하며 근엄한 체하는 학자도 있었고, 자기를 학대하는 고행승 사두도 있었다. 사리를 휘날리며 들판 끝으로 점점이 사라져가는 여인들도 있었다. 내 여행의 시간은 길고 또 그 길은 멀었다. 여행 중에 나는 진정한 홀로있으을 알았고, 그 홀로있음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배웠다. 내가 언제나 부러워 마지않는 사람은 이제 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새벽의 인도공항에 도착하는 사람이다. 그의 눈이 곧 맞닥뜨리게 될 삶의 파노라마들, 꽃과 태양과, 갠지스 강과 시체들, 머리에 희 터번을 두른 만년설의 산들과 신의 문양들, 그런 것들은 나는 미리 알고 가슴 두근거린다. 그는 버스지붕에 올라앉아 대륙을 가로지르기도 할 것이고, 기차의 차장 밖으로 물동이를 이고 멀어져가는 인도 여인들의 자테에 매혹당하기도 할 것이다. 또한 길 위에 떨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매 순간 어디로 갈 것인가 망설여야만 하리라.그리고 어느 싸구려 여인숙에선가 자기 자신과 만나 뜨겁게 해후하리라. 여행은 언제나 좋았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그것은 하찮은 자기 연민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쓰러졌지만, 또한 나 자신으로부터 일어나곤 했다. 내 생의 증거는 언제나 여행에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곧 여행이었다. 여행 중일때. 나는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일 수가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버스지붕과 길과 반짝이는 소금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인도에 갔다, 머리속에 불이 났기에 류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