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에 대한 성찰

이현주200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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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에 대한 성찰

주머니,

채워야 함을 전제로

맹렬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날리는 먼지 조차

모두 담아 내어

풍만함을 드러내야,

마치 성숙한 여인의 가슴 만큼

아름다울 수 있음이다.

 

허물어져 가는 장독대에 걸터 앉아

주머니에 손을 꽂는다.

 

천둥같은 고요의 찰나,

바지 속 주머니를 뜯어 내었다.

거세를 당한 고통 만큼이나

핍박의 눈물 당당하게 흘려 내렸다.

 

내 삶 속에 토해 내었던

온갖 오물들이

만신창이된 주머니 그 허름한 골격 위에

걸려 있다.

 

채우기 위하여,

그리 노심초사 하였던

내 속의 영웅과 욕망은

덩어리가 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젓갈이 되었다.

 

이리 될 줄 알았다면

나,

주머니 아가리에 재봉질 할 수 있었을까.

 

먹어도 먹어도

영광 찬란했던 주머니 속으로

희망이란 이름의 제목 없는 Myth,,

부족하였음을 자백한다.

 

충만하여 터져버릴 것 같은 위태 속에서 조차,

내 전부의 결핍으로

세상이 허물어질 것 같았던

시절을, 일탈한 주머니 속에 버린다.

 

-명현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