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총,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최용일200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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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그렇게 울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버지니아, 그리고 이역만리 한국에서조차... 결론만 보자면 저 문화의 오지 미국에서 벌어진 치정에 얽힌 집단 살해 극이고 그런 거쯤이야 미국 영화에 보면 숱하게 많이 나오던데 왜 난리일까? 왜 수만리 태평양 건너 한국이 흥분해야 하는가?


첫 번째 이유는 거기 한국인이 연루되었다고 해서? 한국인은 무슨. 그저 8살 때 이민 가서 영주권을 딴, 시민권도 딸 수 있었다는데 무슨 이유인가로 안 딴 머리 검은 미국인의 일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일단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다는데 다들 경악했으리라. 중국인들이 경악했다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것과 교차하면서.. 그리고 대 한국인 테러를 겁낸다. 아니, 대 동양인 테러가 더 무서울지 모른다. 동양인 사회에서조차 손가락질 당할 것이니...

 

학교와 총,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그러나 그렇게 보도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언론들뿐이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하긴 뭐 미국총의 우수성을 만평삼아 가십거리로 처리했다고 비난일생이자 갑자기 한국인의 과민반응을 만평으로 바꾸는 오두방정을 떤 서울신문도 한국 언론 아니던가?


두 번째 이유는 수십 명을 집단 살해한 홀로코스트 방식이어야 했는가, 사교집단도 아니고 교주도 아닌데 왜, 변절한 애인을 살해 후 자살하면서 수십 명을 따라 죽도록 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언론에 나오기 시작한 안경을 쓴 짧은 머리의 범인 사진이며, 비정상적인 행동과 폭력 성향을 보여 왔으며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다는 기사 내용, 그리고 그의 방에서 발견됐다는 독설과 불만으로 가득찬 어수선한 내용의 글 등이 희대의 살인마를 그렇게 보이게 만든다. 아마 답을 보면서 문제를 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공부만 하도록 사육당한 외톨이는 아니었을까?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해오면서 모임에도 나오지 않았고, 누나는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그렇게 생각된다. 우울증 약 복용 전력, 이상 폭력 행동, 모임에도 나가지 않던 방콕족이 '부잣집 아이들', '방탕', '기만적인 허풍쟁이들'을 강하게 비난하는 어지러운 문장을 적으면서 배신당한 여친을 생각하던 끝에 팔에 붉은 잉크로 'Ismail Ax'라는 단어를 새기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그것은 지금 미국에서 막 끝난 일이지만 지극히 한국적일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사육당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있는 한국이 아닌가? 우리는 여기서 한때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직수입하는 통로로서 알고 있던 미국의 학교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는 [可望 살인마]에게 살인동기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를 학교(교육)의 위기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동기야 그렇다 치고 어떻게 그런 대량살상이 가능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총격을 가하는 동안에도 "아주 조용했다"고 한 목격자는 전했으며, 한차례 총격을 가한 뒤 얼마 후 뒤돌아와 다시 총을 난사하는 등 "아주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고 다른 목격자는 말했다. 이제까지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공범자도 없는 단독범행이라는데 하나만 죽이든가 둘이 죽든가 하면 충분할 일을 수십 명씩 홀로코스트 방식으로 처단(?)하도록 동기유발한 것은 칼도 아니고 사냥용 엽총도 아닌 [주윤발식 쌍권총]이었다. 좀 더 준비할 여유가 있었다면 아마 [람보식 기관총이나 바주카포]로 무장했을 게 아닌가! 을 찰 수 있었던 미국 상황이 주는 당당함이다.


그게 가능한 게 미국이다. 총기조차도 자유 소지가 가능한 나라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자유국가이다. 그리고 그 자유로운 총기 소유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돈이 많든 힘이 세든 총 앞에 인간은 한없이 평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부개척 시대부터 이른바 [조루]가 [지루]를 거느릴 수 있었던 미국의 힘, 미국의 꿈이 바로 총구로부터 나오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미국에는 지금도 민주주의의 유지수단으로서 총기 자유소지를 강력히 지지하는 정치권력이 있다. 저렇게 큰 사건이 반복되고 심지어는 9.11 사태까지 났어도 총기소유 금지를 할 수 없고 하지도 않을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은 그로 인해 앞으로도 많이 아파야 할 것이다.

학교와 총,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세계 최고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 심장부를 얼어터지게 만든 한국인 같기도 하고 미국인 같기도 한, 한 열사(열받아 죽인 인간)의 사육제가 세계인에게, 그리고 특히 한국인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지키는 수단으로서의 학교와 총이 보여줄 수 있는 극대칭의 양면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