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EBS 인물 다큐멘터리「시대의 초상」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한비야님을 보게 되었다. 처음 한비야씨를 알게 된 건 2003년 봄.. 그러니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던 그 때 쯤이었던거 같다. 한참 한겨레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월드비전 구호팀장으로 활동하며 마치 굶주린 듯 현장을 누비는 그녀의 모습에 아직 철도 들지 않은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겨우 논술따위에 대비하며 신문를 읽고 있었고 수만 민간인의 이유없는 죽음보다는 세계 정세의 흐름같은 것에나 더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인데.. 창피했어. 정말로 '바람의 딸'이라 불리며 오지여행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졌던 그녀.. 그 땐 그냥 멋있는 사람, 솔직히 그 이상의 정념은 느끼지 못했었다. 실제로 뵌 건 2004년 5월. 고려대 입실렌티에 갔을때 헬렐레 펠렐레 응원에 취했던 우리를 향해 진중한 말씀도 해주셨고 스피커 너머로 들리던 그 때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근데 조금은.. 내가 소홀했었나보다~ 최근에, 나는 그분을 완전히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엊그제 TV를 통해 다시 만났다. 다행이도 조용히 굳어버렸다. 그 앞에 앉아서 정말이지 난, 부끄러움과 체면 따윈 모두 잊고 펑펑 쏟아져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었어. 그녀의 눈과 입과 손에 온 신경을 집중해버린 난 완전히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어떻게 나와 똑같은 인간일 뿐인 그녀의 얼굴에서 그런 표정이 나올 수가 있을까? 타인에게 그런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그 눈빛, 그 억양, 그 손짓, 말 말 말들... 어쩌면 난 한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순간을 목격했었나 보다- 관뚜껑을 덮기 전까지 내가 누군가에게 단 한번 만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난 미련없는 인생을 살았노라 감히 말할 수 있을텐데... 외로운 저승길에 더할나위 없는 위로가 될 것도 같은데- 현장에 투입되면 저절로 '조증'이 되어 이틀이고 사흘이고 잠이 오지 않는 다는 그녀, 식욕따윈 느끼지도 않아 밥을 먹을 생각이 나지않는다는 그녀,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기꺼이 구호현장에서 눈을 감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그녀... 도대체 그 앞에 앉아 있는 난 뭣하는 존재이지? " 물은 99℃도 물이고 100℃도 물이다. 허나 단 1℃의 차이로 미지근한 물이 끓는 물이 될수가 있다. 넌 너의 인생에서 미지근하게 살고 싶은가, 아니면 100℃의 물처럼 뜨겁게 살고 싶은가! 네 인생에서 너의 가슴을 뛰게 하고 네 피를 끓게 하는 1℃의 무엇은 어디있는가? 그것을 찾아 행동하라. " 그녀와 동일한 고백을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에 나의 존재를 불태우고 싶다. 한 덩이 살점, 뼈 한 조각이 아무런 흔적도 없는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진대도 그 속에 나를 던져버리고 싶다. 참을 수 없는 감동의 무거움에 내 가슴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떨군다. 나 지금, 여기에 있구나-
참을 수 없는 감동의 무거움
우연찮게─
EBS 인물 다큐멘터리「시대의 초상」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한비야님을 보게 되었다.
처음 한비야씨를 알게 된 건 2003년 봄.. 그러니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던 그 때 쯤이었던거 같다. 한참 한겨레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월드비전 구호팀장으로 활동하며 마치 굶주린 듯 현장을 누비는 그녀의 모습에 아직 철도 들지 않은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겨우 논술따위에 대비하며 신문를 읽고 있었고 수만 민간인의 이유없는 죽음보다는 세계 정세의 흐름같은 것에나 더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인데.. 창피했어. 정말로
'바람의 딸'이라 불리며 오지여행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졌던 그녀.. 그 땐 그냥 멋있는 사람, 솔직히 그 이상의 정념은 느끼지 못했었다.
실제로 뵌 건 2004년 5월. 고려대 입실렌티에 갔을때 헬렐레 펠렐레 응원에 취했던 우리를 향해 진중한 말씀도 해주셨고 스피커 너머로 들리던 그 때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근데 조금은.. 내가 소홀했었나보다~
최근에, 나는 그분을 완전히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엊그제 TV를 통해 다시 만났다. 다행이도
조용히 굳어버렸다.
그 앞에 앉아서
정말이지 난,
부끄러움과 체면 따윈 모두 잊고 펑펑 쏟아져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었어.
그녀의 눈과 입과 손에 온 신경을 집중해버린 난 완전히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어떻게 나와 똑같은 인간일 뿐인 그녀의 얼굴에서 그런 표정이 나올 수가 있을까? 타인에게 그런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그 눈빛, 그 억양, 그 손짓, 말 말 말들...
어쩌면 난 한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순간을 목격했었나 보다-
관뚜껑을 덮기 전까지 내가 누군가에게 단 한번 만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난 미련없는 인생을 살았노라 감히 말할 수 있을텐데... 외로운 저승길에 더할나위 없는 위로가 될 것도 같은데-
현장에 투입되면 저절로 '조증'이 되어 이틀이고 사흘이고 잠이 오지 않는 다는 그녀, 식욕따윈 느끼지도 않아 밥을 먹을 생각이 나지않는다는 그녀,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기꺼이 구호현장에서 눈을 감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그녀...
도대체 그 앞에 앉아 있는 난 뭣하는 존재이지?
"
물은 99℃도 물이고 100℃도 물이다.
허나 단 1℃의 차이로 미지근한 물이 끓는 물이 될수가 있다.
넌 너의 인생에서
미지근하게 살고 싶은가,
아니면 100℃의 물처럼 뜨겁게 살고 싶은가!
네 인생에서 너의 가슴을 뛰게 하고 네 피를 끓게 하는 1℃의 무엇은 어디있는가?
그것을 찾아 행동하라.
"
그녀와 동일한 고백을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에 나의 존재를 불태우고 싶다. 한 덩이 살점, 뼈 한 조각이 아무런 흔적도 없는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진대도 그 속에 나를 던져버리고 싶다.
참을 수 없는 감동의 무거움에 내 가슴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떨군다.
나 지금, 여기에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