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

노원나눔의집200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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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을 소개합니다.


동사무소에서 긴급의뢰가 들어왔습니다. 한 할아버지에게 간병이 필요하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주소를 찾아 벨을 한참을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습니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문을 열려있었고 집에 문을 내딛는 동시에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집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집안을 살펴보다 작은방 구석에서 움크리고 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방바닥에는 여러 개의 깡통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담배꽁초와 음식물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몸도 못 움직이시는 상태였고 눈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단지 힘들어 보이는 목소리만 “누구세요”라는 말만 여러 번 내뱉고 계셨습니다.

하계1동 주공9단지 임대아파트에서 수위로 근무하시다가 어떤 이유로 해서 그만두시게 되었고 일하시며 알던, 아파트 내에 독거하시는 한 아저씨의 집에 동거하게 되었습니다. 연세도 있으시고 일까지 그만두시게 되니 몸이 급격히 쇠약해져 그 지경까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동거하시는 강oo 아저씨는 입원중이어서 홍oo 할아버지는 혼자 방치된 상태로 윗집에 사시는 이웃 아저씨가 가끔 만들어 오시는 달걀로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자식은 있으나 연락이 끊어진지 수년이 지난 상태라며 전혀 자식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수급자이시기 때문에 당장 병원으로 모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는 조금도 움직이시는 것을 고통스러워 하셨습니다. 아마도 몸을 오랫동안 쓰지 않은 탓에 근육이 굳은 것 같았습니다. 일단 급하게 간병사 선생님을 붙여드리고 병원에 자리가 나는 대로 병원에 입원하시기로 했습니다.

홍oo 할아버지는 다행히 빠른 시일에 입원하셨고,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건빵이 드시고 싶다기에 드렸더니 마치 어린아이처럼 너무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요양원에서 노후를 보내고 계십니다. 사람의 작은 관심이 짧은 시간에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킨다는 것에 대해 놀랐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혼자이기 보다는 여럿이 함께 살아야 더 좋은 존재인가 봅니다.

지금은 과거보다는 사정이 많이 좋아진 현실이지만 아직도 홀로 차가운 방안에서 죽어 가시는 노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얼마 전 중계4동 동사무소에서 간병 의뢰를 받았지만 일로인해 방문이 늦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찾아갔지만 이미 그 분은 이 세상에 없으셨습니다. 물론 몸이 많이 좋지 않은 상태였었더라 하지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죄를 지은 것 같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그분을 만났으면 외롭지 않게 가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홀로 죽음을 기다리시는 그 불쌍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웃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어쩌면 도움요청을 받기에 앞서 발 벗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 생각되어집니다. 하지만 실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그 의무에 소홀히 한다면 자신을 비겁자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갈등은 삶과 거의 동행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 갈등의 끝이 언제가 될지도, 어쩌면 없을지도 모르지만 늘 깨어 투쟁하듯 옳음의 길을 따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순간순간 삶의 행복을 느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