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세 마리

김은정2007.04.20
조회14

*개미 세 마리*

 

 

 오후 한 낮, 나그네가 따스한 햇볕을 쬐며 낮잠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콧잔등 위에서 개미 세 마리가 만났습니다. 제각기 각자 종족의 관습대로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뒤, 나그네의 콧잔등 위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개미가 말했습니다.

 "여기 이 언덕과 들판은 내가 본 곳 가운데서도 가장 매마른 곳이야. 하루 종일 찾아다녀도 곡식 낱알 하나 보이질 않으니 말야."

 둘째 개미가 말했습니다.

 "나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오솔길까지 다 뒤져봤는데, 무엇 하나 먹을 게 없더군. 내 생각에 여긴 바로 우리 고장 개미들이 말하는 그 부드럽고 움직이는 불모의 땅이 틀림없어."

 셋째 개미가 말했습니다.

 "들어봐. 우린 지금 우리로서는 헤아릴수도 없는 전능하신 개미 신 위에 서 있단다. 그 분의 몸은 어띠나 큰 지 우리는 볼 수도 없고, 그 분의 그림자는 너무 넓어서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이르는지 알 수도 없어. 목소리 또한 너무나 우렁차서 우린 들을 수 없단다. 그분은 어디에나 계시는 분이야."

 셋째 개미의 말을 듣고 있던 나머지 개미들은 기가 막히다는 듯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바로 그때, 잠자던 나그네가 몸을 뒤척이다 손으로 콧등을 긁는 바람에 세 마리 개미는 모두 으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