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 느리게 더 느리게(7)

신기숙20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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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지역에서는

마시는 물도,

세수하는 물도,

지하도에 흐르는 물도

모두 온천수이기 때문에,

가격과 상관없이,

장소와 상관없이

따뜻하고 마음 편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숙소에 딸린 욕조에서

혼자만의 즐거움을 음미하거나,

공용 온천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 가벼운 담소를 즐기거나,

아담한 정원이 딸린 곳

또는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노천온천탕에서

그 특이함을 즐기거나,

온천욕은

여행의 고단함과 노곤함을 한순간에 풀어주고

사람을 느긋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과 같은 시간을 제공한다.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모래온천.

유카타로 갈아  입고

조심스레 나서니

삽으로 가지런히 고른 자리가 보인다.

 

어줍게 누워본다.

 

가볍고 스르르 흩어지는 모래를 상상했는데,

색도 검고,

물을 흠뻑 머금은 데다가

몸 위로 얹어질 때의 느낌은 따뜻하고 기분 좋다.

 

바닷가에서 모래찜질을 하듯이

얼굴만 빼놓고 모두 모래를 얹는데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마치 이불을 덮은 듯 기분이 묘하다.

 

일본여행 - 느리게 더 느리게(7)    [그림 1)] 모래온천으로 유명한 다케가와라온천

 

일본여행 - 느리게 더 느리게(7)


 [그림 2] 다케가와라 온천입구. 일본어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 분

 

 

처음

10분정도 한다고 했을 때에는

겨우?

한시간은 해야지...하는 생각을 하지만,

조금 있으면

왜 10분만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처음엔

얇은 이불을 덮은 듯 가벼웠던 모래의 압박감이

슬슬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이대로 한 시간을 있어야 한다면?

죽는다.

 

조용하고 따뜻한 나만의 시간.

다시금 편안함에 웃음이 나온다.

슬슬 잠도 몰려오고 무아지경에 빠졌을 즈음,

모래를 걷어주어 눈 떠 보니

20분이나 지나 있다.

 

땀에 흠뻑 젖은,

그러나 꿀 맛같은 단잠 후에

기분은 아주 쾌적하고 개운해져서

모래를

툭툭 털고 나선다.

 

가벼운 샤워로

몸의 모래를 씻어내고 들어가는 온천탕은

발바닥에서 끌어올려진 듯

긴 한숨을 쉬게 한다.

 

후~

기분 좋은 따뜻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이

그저 즐겁고 재미있다.

 

그간 추운 바람을 맞아

소나무 껍질처럼 까슬까슬했던 피부는

아기 피부처럼 말랑말랑하다.

 

또 실없는 사람처럼

배시시 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