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준서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첨단 기법의 금융상품으로 무장한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회사 간 상품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비자들은 질 좋은 금융 서비스와 신종 파생상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업 종사자들도 다방면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해야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신금융상품 쇼핑 해볼까 = 한미 FTA협상이 타결된 지 5년.
수년전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모은 40대 후반의 `한갑부'씨는 요즘 금융상품 쇼핑을 즐기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최근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씨는 부동산 자산의 일부를 처분해 은행과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에게 자산관리를 받는 중이다.
한씨는 그동안 예금과 국내 주식형펀드, 해외펀드 위주로 투자했지만 얼마 전부터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구성된 새로운 금융상품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상품구조가 너무 복잡해 망설였지만 투자를 하다 보니 수익률 보는 눈도 생겼다.
얼마 전에는 중국 주식시장보다 한국시장의 수익이 더 좋으면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화 상품에 가입했다.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중국 주식시장이 앞으로는 조정을 받는 반면 최근 기업실적이 좋은 국내 주식시장은 높은 수익을 달성할 거라는 한씨의 예상에 따라 은행 PB가 만들어준 상품이다.
또 엔화 가치에 연동하는 구조화 상품에도 돈을 일부 넣었다. 앞으로는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평가절상될 확률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씨는 골프연습장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증권사 담당 PB팀장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기다리던 미국계 A 헤지펀드에서 자금을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헤지펀드는 3년간 연평균 20%의 수익을 올려 큰 인기를 끈 상품으로,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아 가입 순서를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한씨의 차례가 온 것이다.
한씨는 즉시 차를 증권사로 돌려 청약서에 사인을 한 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씨의 사례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한미FTA 협상 타결안이 양국 국회를 통과하고 몇 년 후면 한씨처럼 백화점 쇼핑하듯 신금융상품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미 FTA 협상에서 신금융상품은 비록 국내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개방됐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릴 경우 금융쇼핑 품목은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PB고객부 박주한 과장은 "앞으로 소비자들은 자기의 투자성향이나 목적에 맞는 상품들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커질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은 고객의 수요에 맞출 뿐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상품을 만들고, 전문금융지식까지 파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 보험상품도 다양하고 싸게 = 위스키 판매업체인 A사는 미국계 보험중개사를 통해 미국계 손해보험사와 해상적하보험을 신규 계약하기로 했다.
주류는 운송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높아 보험료 부담이 큰 품목이다.
수년간 국내 B손해보험사와 계약을 유지해왔지만 보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른 보험사로 계약을 옮긴 것이다.
한미 FTA 발효로 보험중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저렴한 보험상품을 고를 기회가 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중개업체는 국내 업체와 미국계 업체의 보험료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보험료 비교표를 이메일과 팩스로 보내고 A업체에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도 설계해줬다.
A업체는 중개업소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보험료 인하폭이 더 크다고 판단, 미국계 보험업체와 계약을 했다.
해상.항공 등 일부 기업성 보험의 경우 전화나 팩스 등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중개업 영업이 제한됐지만 미국계 중개업체의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가상의 A 업체처럼 미국 보험사로 계약을 옮기는 사례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보험중개업 시장은 1980년대 `에이온' 등 미국계 보험중개업체가 진출한 이래 외국계가 70~80%를 장악하고 있다.
가뜩이나 외국계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의 경우 미국 보험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은 그만큼 확대되는 셈이다.
여기에 보험계리와 손해사정, 보험컨설팅, 위험평가업 등 보험계약에 수반되는 부수업무까지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소비자의 권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신금융서비스 개방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는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에는 상품화돼 있지 않은 보험상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날씨변동에 따라 정액으로 보험금을 받는 `날씨 파생 보험'도 보험업법상 보험사 부수업무에 포함돼 있지 않아 현재 상품이 없지만 미국이나 일본에는 이미 일반화된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FTA로 개방되는 보험분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품을 다양화하고 업체간 경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FTA시대..신금융상품 쇼핑해볼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준서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첨단 기법의 금융상품으로 무장한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회사 간 상품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비자들은 질 좋은 금융 서비스와 신종 파생상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업 종사자들도 다방면의 전문지식으로 무장해야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신금융상품 쇼핑 해볼까 = 한미 FTA협상이 타결된 지 5년.
수년전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모은 40대 후반의 `한갑부'씨는 요즘 금융상품 쇼핑을 즐기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최근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씨는 부동산 자산의 일부를 처분해 은행과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에게 자산관리를 받는 중이다.
한씨는 그동안 예금과 국내 주식형펀드, 해외펀드 위주로 투자했지만 얼마 전부터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구성된 새로운 금융상품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상품구조가 너무 복잡해 망설였지만 투자를 하다 보니 수익률 보는 눈도 생겼다.
얼마 전에는 중국 주식시장보다 한국시장의 수익이 더 좋으면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화 상품에 가입했다.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중국 주식시장이 앞으로는 조정을 받는 반면 최근 기업실적이 좋은 국내 주식시장은 높은 수익을 달성할 거라는 한씨의 예상에 따라 은행 PB가 만들어준 상품이다.
또 엔화 가치에 연동하는 구조화 상품에도 돈을 일부 넣었다. 앞으로는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평가절상될 확률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씨는 골프연습장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증권사 담당 PB팀장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기다리던 미국계 A 헤지펀드에서 자금을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헤지펀드는 3년간 연평균 20%의 수익을 올려 큰 인기를 끈 상품으로,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아 가입 순서를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한씨의 차례가 온 것이다.
한씨는 즉시 차를 증권사로 돌려 청약서에 사인을 한 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씨의 사례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한미FTA 협상 타결안이 양국 국회를 통과하고 몇 년 후면 한씨처럼 백화점 쇼핑하듯 신금융상품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미 FTA 협상에서 신금융상품은 비록 국내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개방됐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릴 경우 금융쇼핑 품목은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PB고객부 박주한 과장은 "앞으로 소비자들은 자기의 투자성향이나 목적에 맞는 상품들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커질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은 고객의 수요에 맞출 뿐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상품을 만들고, 전문금융지식까지 파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 보험상품도 다양하고 싸게 = 위스키 판매업체인 A사는 미국계 보험중개사를 통해 미국계 손해보험사와 해상적하보험을 신규 계약하기로 했다.
주류는 운송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높아 보험료 부담이 큰 품목이다.
수년간 국내 B손해보험사와 계약을 유지해왔지만 보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른 보험사로 계약을 옮긴 것이다.
한미 FTA 발효로 보험중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저렴한 보험상품을 고를 기회가 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중개업체는 국내 업체와 미국계 업체의 보험료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보험료 비교표를 이메일과 팩스로 보내고 A업체에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도 설계해줬다.
A업체는 중개업소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보험료 인하폭이 더 크다고 판단, 미국계 보험업체와 계약을 했다.
해상.항공 등 일부 기업성 보험의 경우 전화나 팩스 등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중개업 영업이 제한됐지만 미국계 중개업체의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가상의 A 업체처럼 미국 보험사로 계약을 옮기는 사례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보험중개업 시장은 1980년대 `에이온' 등 미국계 보험중개업체가 진출한 이래 외국계가 70~80%를 장악하고 있다.
가뜩이나 외국계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의 경우 미국 보험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은 그만큼 확대되는 셈이다.
여기에 보험계리와 손해사정, 보험컨설팅, 위험평가업 등 보험계약에 수반되는 부수업무까지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소비자의 권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신금융서비스 개방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는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에는 상품화돼 있지 않은 보험상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날씨변동에 따라 정액으로 보험금을 받는 `날씨 파생 보험'도 보험업법상 보험사 부수업무에 포함돼 있지 않아 현재 상품이 없지만 미국이나 일본에는 이미 일반화된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FTA로 개방되는 보험분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품을 다양화하고 업체간 경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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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