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기 좋은날.. 바람을.. 쿨하게 바라보는 시각..

장미경2007.04.26
조회1,261

이 영화 너무 재밌네요..

극장에서 보는경우 아니면.. 애 재우고 집안일 다 끝내고 늦은 시간에 보게되어서.. 보다보면 졸립고.. 그러다가 자고.. 다음날 보고..의 반복인데.. 이 영화는 늦은시간임에도 단숨에 다 봤어요..

요사이 이렇게 재미나게 본 영화도 없는듯하네요..

뭐랄까.. 새로운 한국영화예요..

 

바람피기 좋은날.. 바람을.. 쿨하게 바라보는 시각..


뭐 약간의 소개글은 이미 읽어서 알고있었고..

그냥 소재로 한몫하는 영화..가 이 영화에 가진 저의 선입견이였죠.. 이미 제목부터 바람..이 들어갔으니 불륜이야 뻔한거고..

드라마쪽의 불륜을 다루는 방식은..

유부남 바람이 난다.. 이혼.. 새로운 여자와의 혼인..그 남자 파탄 내지는 불행..(이쯤되면 드라마를 소비하는 아줌마들.. 인과응보를 외치며 열광 드높음)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불륜을 한 여자들..(같은 불륜을 저지른 여자/남자에 대한 처벌은 그 수위가 다르죠.. 보통 여자쪽에 가혹한)이 처단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것도 아니예요..

그냥 바람으로 끝나는거죠..

바람을 피운여자들에게 어떤 윤리적 굴레를 씌우지 않는 쿨한 시각이 좋네요..

그러니 극 마지막.. 어쩌면 관객을 가르치는 태도로 보일지 모르는 노래 '바람은 멈추어다오'는 합창단들의 흥겨운 몸짓.. 행복에 겨운 태도 로 인해 어깨가 들썩일만한 유쾌합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약간씩의 허를찌름이죠..

가령 바람을 피다 모텔에서 딱 걸린 김혜수는 경찰차까지 타고가다가는 도망을 칩니다..

정신없이 뛰고 또 뛰고..

이어지는 김혜수의 대사..어라.. 뛰다보니 정상이네..하면서 산아래의 시원스럽게 펼쳐진 도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식으로 시종일관 끈끈한 어떤 도덕적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면서 뭐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시원함? 상쾌함?을 줍니다..

 

 

바람피기 좋은날.. 바람을.. 쿨하게 바라보는 시각..


또한 영화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웠던 부분..

채팅으로 만난 작은새와 여우두마리는 만난날 여관엘 들어갑니다.. 여우두마리는 물론 급한게 섹스죠..

하지만 작은새는 특이한 섹스로망이 있습니다.. 누군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속삭여주는소리를 듣는거죠..(물론 여기에는 무뚝뚝한 남편에 대한 반발심같은게 있죠)

어떻게든 한판 벌려보려는 여우두마리는 별수없이 시답잖은 이야기를 귀에다대고 속삭입니다..

그장면이 이종혁의 탁월한 연기에 힘입어 얼마나 재밌고 유쾌한지 한참 웃으면서 봤네요.. 물론 딱한 여우두마리는 이야기해주기에 실패해 섹스를 못합니다..

전 이 장면에 상당한 호감을 가졌는데..

보통 여자가 자신의 발로 남자와 함께 여관엘 들었다.. 하면 남자들은 섹스를합의했다..고 착각하기쉽죠.. 즉 이미 섹스하기를 동의했다고 생각하는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아무리 여관엘 같이 들었어도 작은새가 오케이하기전에는 섹스를 하지않습니다.. 술을 사오고 중국제콘돔을 사와 구박을 받으면서 어떻게든 한번 해보려는 노력은 하지만 아무리 한침대에 들어서도 합의없는 섹스를 하지는 않았다는거죠..

물론 그러다 여우두마리.. 나중에 작은새가.. 산에서 돗자리깔고하자.. 낮에 잠깐 짬내서하자.. 등등에 질려 도망가버리는 찌질함을 발휘하기는 합니다만..^^

여우두마리가 바람둥이일만정 마초는 아니라는점이 상당히 좋더군요..

 

바람피기 좋은날.. 바람을.. 쿨하게 바라보는 시각..


또한 김혜수는 바람피우다 현장이 딱 걸렸지만..

그걸 부끄러워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쪽팔릴뿐이지요..

맞바람이다.. 받아치는게 감독이 약간의 타협을 했구나.. 싶긴했지만 김혜수가 도망가서 친구네집에 있을때 남편이 찾아왓을때는 방방 뜨다가 엄마를 보자 무너져내리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건 상당히 한국적인 장면이죠..

만일 이때 시어머니가 들어왔다면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을꺼라고봐요.. 엄마를 봤을때.. 어쩔수없이 무너지는 모습.. 에 상당히 공감이 가더라구요..

전 한국적인 영화하면.. 천년학식의.. 한을 품게하려고 딸의 눈을 멀게하는.. 그런식의 극단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봐요.. 이런영화처럼 미묘하게 한국사람들만이 느낄수 있는 정서를 건들이는게 한국영화고 우리영화죠..

 

이 영화..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뭐 그런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유쾌하면서 사랑스럽네요..

다만 한가지 서글픈건.. 김혜수가 저랑 비슷한 또래죠..

그런데 21살의 대학생과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뭐 연상.. 정도로 보이더군요..

바람피기 좋은날.. 바람을.. 쿨하게 바라보는 시각..


아마도 제가 21살이랑 같이 다니면.. 흑~ 엄마나 최소이모 정도는 볼꺼예요..

 

이 영화는 제목에 바람..이 들어간정도가 아니라 실제 영화상에서도 바람이 무척 많이 불어요..(은유로서의 바람이 아니라 실제바람)

또.. 두 바람핀 여자들이 만나서 웃고 떠드는 장면을.. 자매애..라고 보기는 어려울듯 싶어요..

그냥 이건 연대.. 라기보다는 공감..이라고 보는게 나을듯..

 

주연배우 네사람다 고루고루 잘하기는 합니다만..

전 이종혁> 윤진서 > 김혜수 > 이민기순이네요..

위에도 썼지만 이종혁의 침대에서 속삭이는씬은 너무 재미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