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이다. 그만두는 친구가 있어 예전 회사에 들렀다 그 예전 회사에 새로 들어간 오래된 친구와 언쟁을 벌였다. 내용인즉슨 스타갤(그러니까 디시인사이드의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이름께나 행사하고 있다는 나이 마흔의 친구가 중학생과 고등학생, 재수생과 대학생이 주축이 된 스타갤의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이도 어린 친구들에게 술값을 대주며 찌질하기 이를 데 없는 온라인 사이트의 댓글 달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당신은 물론이고, 그 친구들에게도 무슨 도움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일본의 청춘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난 이렇게 말했던가.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일본의 작가들은 중고등학생 또는 대학생들을 소재로 한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 만들기에 정말 열심인 것 같다. 특히 소설의 경우 아예 이들을 소재로 하고 이들에게 읽힐 것을 전제로 한 청춘물 장르가 있어, 다양한 변주들을 거듭하면서 좋은 내용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신은 당신이 만난 그 찌질한 댓글 달기의 폐인들을 향해 사회적 약자라 하며, 그들과 함께 술마시고 허접한 대화를 나눈 것에 의미를 두는 듯하나 그것은 그다지 옳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위해 우리 나이든 자들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좀더 문화적인 산출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들에게 휘발성 강한 온라인 댓글 문화를 독려하는 것은 (적당히 향유하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나...)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뭐 이런...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청춘물 작가들 중에 바로 이 온다 리쿠도 있다. 미스터리와 추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청춘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중적인 재미를 가득 담은 소설을 쓰고 있다. 게다가 부러 이들을 계몽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이상을 조금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처럼 사고하려 애쓰는 모습이 좋다.
이번 소설도 미스터리물이면서 청춘물이다. 지방의 명문고 기숙사(쇼라이칸이라고 불리우는)를 배경으로, 방학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네 명의 소년(요시쿠니, 미쓰히로, 오사무, 간지)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건을 전개시킨다. 아무도 없는 기숙사에서의 첫날밤 근처에 사는 오사무가 찾아오고 그런 오사무가 자신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목매달린 인형을 발견하게 된다, 뭐 이렇게 시작되는 소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애인에게 납치되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요시쿠니, 아버지와 친모가 죽고 계모에게 성적 억압을 당해야 했던 미쓰히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싫어하듯이 자신을 싫어했던 엄마를 자신이 살해했다고 생각하는 오사무, 그리고 이제 부모의 이혼을 앞두고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간지... 네 명의 소년은 모두들 상처를 안고 있음에도 나름 잘 살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이러한 이들의 성장에 대해 안달복달하는 어른들에게 있는 것 아닐까...
“분명히 지금쯤 간지의 부모님은 ‘우리 이혼이 이렇게 아들한테 상처를 줄지 몰랐습니다. 옛날부터 야무진 애였거든요. 하지만 역시 아직 사춘기 어린애였군요.’ 하고 있을 거라고, 그러면 쇼지가 또, 우리가 덩치만 크지 아직 순진한 어린애들이라고 역설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고 생각 안 하냐? 그런 식으로 착각이나 하니까 간지가 점점 화를 내는 거라고.”
우리들 모두에게 존재하는 그 때 그 시절... 그때고 지금이고 어른들이야 알아주지 않지만 그 시절의 우리들에게는 그 시절의 우리들에게만 통용되는 세계가 있어 나름대로 잘 살아내고 있지 않았던가. 그 시절 어른들의 걱정스런 한숨소리 듣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존재하고, 그 시절 어른들에게 이해받지 못해도 충분히 즐겁고 견고한 세상이 존재하지 않았던가...
“... 쇼리아칸에서의 우리 생활에 애착이 있는 것이다. 이 일견 난잡하고 구제불능인 세계에서는 모두가 대등하다. 그러면서 부모도, 교사도 침범할 수 없는 일종의 성역이다. 이 학교에, 쇼라이칸에 한 발 발을 들여놓은 순간에만 나타나는, 어디에도 없는 나라.”
미스터리로 시작했지만 소설은 안정적인 청춘물로 안착한다. ‘어디에도 없는 나라’,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나라인 이 기숙사에서 네 명의 소년은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서로에게 불어넣어준다. 그렇게 그들은 성장해 간다. 쓸모 없는 경우가 더 많은 어른들의 도움이 없어도 말이다...
그때 그 시절, 우리에게도 있었던 그들의 나라... <네버랜드>
어제 저녁이다. 그만두는 친구가 있어 예전 회사에 들렀다 그 예전 회사에 새로 들어간 오래된 친구와 언쟁을 벌였다. 내용인즉슨 스타갤(그러니까 디시인사이드의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이름께나 행사하고 있다는 나이 마흔의 친구가 중학생과 고등학생, 재수생과 대학생이 주축이 된 스타갤의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이도 어린 친구들에게 술값을 대주며 찌질하기 이를 데 없는 온라인 사이트의 댓글 달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당신은 물론이고, 그 친구들에게도 무슨 도움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일본의 청춘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난 이렇게 말했던가.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일본의 작가들은 중고등학생 또는 대학생들을 소재로 한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 만들기에 정말 열심인 것 같다. 특히 소설의 경우 아예 이들을 소재로 하고 이들에게 읽힐 것을 전제로 한 청춘물 장르가 있어, 다양한 변주들을 거듭하면서 좋은 내용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신은 당신이 만난 그 찌질한 댓글 달기의 폐인들을 향해 사회적 약자라 하며, 그들과 함께 술마시고 허접한 대화를 나눈 것에 의미를 두는 듯하나 그것은 그다지 옳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위해 우리 나이든 자들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좀더 문화적인 산출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들에게 휘발성 강한 온라인 댓글 문화를 독려하는 것은 (적당히 향유하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나...)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뭐 이런...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청춘물 작가들 중에 바로 이 온다 리쿠도 있다. 미스터리와 추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청춘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중적인 재미를 가득 담은 소설을 쓰고 있다. 게다가 부러 이들을 계몽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이상을 조금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처럼 사고하려 애쓰는 모습이 좋다.
이번 소설도 미스터리물이면서 청춘물이다. 지방의 명문고 기숙사(쇼라이칸이라고 불리우는)를 배경으로, 방학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네 명의 소년(요시쿠니, 미쓰히로, 오사무, 간지)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건을 전개시킨다. 아무도 없는 기숙사에서의 첫날밤 근처에 사는 오사무가 찾아오고 그런 오사무가 자신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목매달린 인형을 발견하게 된다, 뭐 이렇게 시작되는 소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애인에게 납치되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요시쿠니, 아버지와 친모가 죽고 계모에게 성적 억압을 당해야 했던 미쓰히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싫어하듯이 자신을 싫어했던 엄마를 자신이 살해했다고 생각하는 오사무, 그리고 이제 부모의 이혼을 앞두고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간지... 네 명의 소년은 모두들 상처를 안고 있음에도 나름 잘 살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이러한 이들의 성장에 대해 안달복달하는 어른들에게 있는 것 아닐까...
“분명히 지금쯤 간지의 부모님은 ‘우리 이혼이 이렇게 아들한테 상처를 줄지 몰랐습니다. 옛날부터 야무진 애였거든요. 하지만 역시 아직 사춘기 어린애였군요.’ 하고 있을 거라고, 그러면 쇼지가 또, 우리가 덩치만 크지 아직 순진한 어린애들이라고 역설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고 생각 안 하냐? 그런 식으로 착각이나 하니까 간지가 점점 화를 내는 거라고.”
우리들 모두에게 존재하는 그 때 그 시절... 그때고 지금이고 어른들이야 알아주지 않지만 그 시절의 우리들에게는 그 시절의 우리들에게만 통용되는 세계가 있어 나름대로 잘 살아내고 있지 않았던가. 그 시절 어른들의 걱정스런 한숨소리 듣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존재하고, 그 시절 어른들에게 이해받지 못해도 충분히 즐겁고 견고한 세상이 존재하지 않았던가...
“... 쇼리아칸에서의 우리 생활에 애착이 있는 것이다. 이 일견 난잡하고 구제불능인 세계에서는 모두가 대등하다. 그러면서 부모도, 교사도 침범할 수 없는 일종의 성역이다. 이 학교에, 쇼라이칸에 한 발 발을 들여놓은 순간에만 나타나는, 어디에도 없는 나라.”
미스터리로 시작했지만 소설은 안정적인 청춘물로 안착한다. ‘어디에도 없는 나라’,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나라인 이 기숙사에서 네 명의 소년은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서로에게 불어넣어준다. 그렇게 그들은 성장해 간다. 쓸모 없는 경우가 더 많은 어른들의 도움이 없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