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ze the day..

곽혜정200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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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ze the day..

'내일 일은 난 몰라요'라는 제목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쩌면 이렇게 무책임한 내용의 노랫말이 있을 수 있는지 매우 의문스러웠던기억이 난다

그것이 "하루 하루의 삶에 충실하라"는 속뜻을 가진 노래라는 걸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략-

나는 교사시절 학생들에게 솔 벨로우의 소설 '오늘을 잡아라'에 대해 이야기 해 준 적이 있다

불확실한 내일의 막연한 동경보다는 확실한 오늘의 성실한 삶이 더욱 가치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더ㅏ

'오늘'이란 시간개념이지만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공간개념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내가 지금 이 순간 만난 바로 이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할 것을 주장했다

오래 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인 키팅 선생님이 그의 후배이자 제자들인 학생들에게 바로 그 말 '오늘을 잡아라'(영어로는 솔 벨로우의 원작 소설 제목인 'Seize the day') 를 강조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섬뜩해짐을 느꼈다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나는 프로듀서라는 직업과 만나게 되었다

프로듀서든 교사든 종국에 가서는 그 성취의 끝이 '좋은 만남'에 있다는 걸

나는 인정한다

'좋은 만남'이란 금전적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순전한 인격적 만남이어야 한다

인격적 만남은 사랑을 그 바탕에 깔아야만 의미를 살릴 수 있다

고개만 돌리면 타락과 접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사랑과 가장 유사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은 친절이다

학생들이 내게 질문을 던질 때 나는 작은 친절로 답해 주었다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도 작은 친절로 들려주고 보여 주었다

- 중 략 -

이제 나는 다시 '내일 일은 난 몰라요'라는 노래의 참뜻을 생각한다

내일 일을 내가 모르면 도대체 누가 내일 일을 알고 있는가

그것은 신이 알고 있다

동양적 세계관으로 이야기 한다면 '진인사대천명'쯤이 될 것이다

오늘 나의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자

오늘 나의 일은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인간과 사물에 작은 친절을 베푸는 일이다..

이제 그대 앞에 펼쳐진 확실한 세상의 이름은 오늘이다

오늘을 잡아라!

그대가 세상에 빚을 갚을 수 있는 시간은 어제도 내일도 아니고

바로 오늘이다...

 

 -주철환: 전 MBC-TV 프로듀서, 현재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추위를 이겨낸 장미는 아름답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