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영어, English?

이장연2007.05.03
조회39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영어, English?

'Can you speak english?'
'NO! 몰라요!'

학교 다닐때 열심히 영어회화 공부를 하지 않았고(사실 기회가 없었다. 촌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하지만 영문법과 독해만 죽어라해서 독해는 조금 자신있다. 사전 한권만 있으면 된다), 요즘 취학전 아동들도 다녀온다는 흔하디 흔한 외국 어학연수조차 다녀오지 않아 영어 듣기와 말하기는 말그대로 젬병입니다. 그래서 일터에서 마주치는 아시아 각국에서 온 대학원생(아시아시민사회지도자과정,MAINS)들과 외국인(초청강연자)과 만나 간단한 인사말 정도 건네고 나면 그 뒤에는 더 이상 말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유창하게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는 이들이 부럽거나, '자신도 그렇게 영어회화를 잘해야겠다, 그래서 다시 남들처럼 회화학원 다녀보자'란 생각은 여태껏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영어 자체에 대한 남다른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어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지금 제가 알고 있고, 알아듣는 영어수준으로도 얼마든지 남은 여생을 불편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몸짓과 눈인사, 그리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들이 곁에 있다면 그 정도로도 '만사OK'입니다.


영어 하나만 잘하면 만사형통?

그리고 한국사회가 어른아이할 것 없이 온나라 사람들에게 영어교육에 대한 취사선택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예전에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우게 했듯이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영어학습과 교육을 '세계화 시대의 필수과목'이라며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기괴한 분위기도 제가 영어와 담을 쌓는데 큰 몫을 해왔습니다.

'영어만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고액연봉의 직장에 취직할 수고 있고 두루두루 세상살이가 모두 편해질꺼다'라는 환각제를 퍼트려, 이에 중독된 사람들이 광신적으로 영어를 추앙하고 맹신하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강박관념에 빠진 부모들이 우리말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5-6살 아이들에게 영어를 학습시키는 것도 이젠 당연시되었구요.

눈치빠른 이들은 영어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영어회화, 토익, 토플 교재들을 만들어대고 영어 자격증시험을 들여와서 수험료를 떼어먹고, 근래에는 신분확인되지 않은 원어민 강사를 수입해서는 사설 영어학교나 영어마을 만들어대고 있습니다. 영어교육이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이 되어버린 작금의 영어광풍에 지자체도 동조하고 나섰고요.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영어, English?

작년 한글날에 인천 서구청은 때지난 영어마을 수강생 모집 현수막을 계속 내걸고 있었다. 한글날과 관련된 현수막은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진정한 배움의 자세가 아닐까?

아무튼 얼마전 퇴근길 버스정류장에서 '일정액의 돈을 내고 회원가입하면 영어동화책을 방문대여 해준다'는 노랑바탕에 화려한 색깔글씨로 치장한 전단지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사이버 초등학교 영어논술프로그램(e-schoo)'이란 문구로 자녀들의 영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미끼를 던진, 이 전단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사랑하는 자녀에게 영어를 유산으로 물려주자'라는 문구였습니다. 홍보(이윤창출, 돈벌이)를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광고 전단지라 하지만, 말도 안되는 문구를 버젓이 내걸고 있다는 것이 참 기가 막혔습니다.

부모가 죽어서라도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 어떻게 '영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 '영어'를 부모가 물려줘야 하는 유산이라 하는지 되묻고 싶어지더군요. 또한 영어, English에 목졸리고 목매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참 가엽게 느껴졌고, 애물단지 같은 영어에서 사람들이 벗어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모라면 영어 없이는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세상살기가 참말로 어렵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돈'이나 '영어'를 유산으로 물려주기보다, 진정한 배움의 자세와 가치로운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영어, English?

인천 서구 계산동 버스정류장에 나붙었던 영어동화책 방문대여 전단지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영어, English?

부모가 죽으면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것이 영어라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 돌발퀴즈
'영어, Englishs는 □□□□다!'
□□□□ 4글자를 알아맞추신 총 5분께는(17개 블로그 중 댓글 입력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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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는 글 안에 있습니다.


- '제2의 을사늑약' 나라 팔아먹은 한미FTA 협상타결과 국회비준을 반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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